[스타트UP스토리]샤픈고트 권익환 대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특수를 기대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스마트 소화기'(상품명: 트리토나)를 개발한 샤픈고트다. 텀블러 크기의 소화기 겉면엔 열·연기 감지센서가 부착됐고, 화재 시 미리 등록해 놓은 긴급 연락처로 구조 신호를 자동 송출하는 등 다재다능한 안전서비스로 중무장한 제품이다. 권익환 샤픈고트 대표는 "우크라이나 국방부, 소방서가 이 제품을 실제 전쟁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PoC(기술검증)를 진행했고 지금까지 3차례 납품했다"고 귀띔했다.
샤픈고트가 우크라이나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2022년 6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유엔 해비타트(UN-Habitat, 주거와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관련 유엔 회의)의 세계도시포럼(WUF11) 참가가 계기가 됐다.

우크라이나에 수출한 트리토나는 전세계 디자인상을 휩쓴 제품이다. 독일 IF디자인어워드에서 3회 수상했고, 미국 IDA 디자인어워드에서 골드 수상, 프랑스 메종오브제 최고디자인상 등을 받았다. '소화기가 이렇게 예뻐도 되나'는 말에 권 대표는 "소화기는 신발장, 창고, 복도 구석에 둬선 안 된다. 자다가도 손을 뻗었을 때 바로 잡히는 곳에 있어야 탈출이 가능하다"며 인테리어 소품 못잖은 디자인을 입힌 이유를 설명했다.
트리토나는 지름 7.8㎝, 높이 24.2㎝, 무게 326g으로, 액상소화탄을 통한 화재진압 용도에 보안·경비서비스 세콤과 같은 시큐리티 기능이 더해졌다. 연기를 감지하고, 등록된 긴급 연락처로 구조 신호를 보내는 건 기본기다. 설치된 환경에서 모은 센서데이터를 AI(인공지능)가 분석해 평소와 다른 환경 상황을 감지하면 경고를 보내도록 설계됐다.

2012년 5월, 독일어로 '창조의 신'이라는 뜻의 샤픈고트 사명으로 창업한 권 대표의 성공스토리는 7전8기 '뚝심'으로 이뤄낸 것이다. 처음엔 자동차 문콕 방지 제품을 만들었지만 4년간 남은 건 부채 17억원 뿐이었다. 당시 수중에 130만원이 전부였던 그는 무작정 미국 실리콘밸리로 도망치듯 떠났다.

그러던 중 트리토나를 개발했고 "정부에 납품해 공신력을 확보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이란 멘토의 조언을 얻어 조달청 혁신인증제품으로 지정받게 된다. 이는 창업 인생 2막을 여는 시발점이 됐다.
권 대표는 "첫 달엔 5개 팔았다. 거봐 안 될거야 했는데 3개월 후 통장에 20억원이 꽂혔다"며 "카드 16장을 돌려 막던 그 시절 17억원의 부채를 한번에 싹 갚을 때 기분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회상했다.
권 대표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시장개척단은 전부 따라다니며 해외시장을 뚫었다. 인도네시아 수력·화력발전소 첫 납품을 시작으로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튀르키예, 일본, 독일, 헝가리, 두바이(UAE) 등을 찍은 뒤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 대륙의 나이지리아까지 찾아갔다.
그는 "AK 소총을 든 군인들이 저를 호송이라도 하듯 에워싸고 공항에서 나온 기억이 아직 선하다"며 "나이지리아 소방청과 함께 제품 테스트를 진행한 뒤 땅을 줄테니 공장을 지어달라고 요청해 와 이른 시일 내에 나이지리아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GDIN(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의 지원을 받아 체코기업 UTP글로벌과 현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2024년부터 동유럽 시장을 본격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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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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