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걸린 반려견 수명 3배 늘린 이 기술…사람에 적용 300억 뭉칫돈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3.11.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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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핫딜]'암환자 맞춤형 항암제 추천' 임프리메드, 300억 시리즈A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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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은 항암 치료제의 종류는 200여가지가 넘는다. 이에 의료진들은 암 진단 즉시 환자의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최적의 치료제를 찾는다. 그러나 의료진들의 선택이 항상 맞지는 않는다. 치료제 효과에는 유전자 외에도 의료진도 알 수 없는 환자의 다양한 생물학적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18년 임성원 대표와 구자민 이사가 실리콘밸리에 창업한 스타트업 임프리메드는 AI(인공지능)을 통해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찾아주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의료진이 환자에게서 암세포를 떼어낸 뒤 임프리메드에 보내면, 임프리메드는 암세포를 살아있게 유지하면서 약물들을 직접 테스트하고 결과를 AI로 분석해 치료 반응과 예후를 예측해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임프리메드에 따르면 실제 반려견 암치료에서 임프리메드의 추천 치료제를 선택한 경우 일반적인 치료제를 선택했을 때보다 최대 3배까지 수명을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은 임프리메드에 뭉칫돈을 베팅했다. 최근 300억원 규모로 진행된 시리즈A 투자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 리버파트너스, SK텔레콤 (57,200원 ▲900 +1.60%), KDB실리콘밸리, 이그나이트이노베이션펀드, 삼양화학그룹, 뮤렉스파트너스, 벽산 (1,905원 ▲16 +0.85%), 메이요클리닉이 참여했다. 이번 라운드를 포함한 임프리메드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3500만달러(약 450억원)을 기록했다.


"암세포 체외 보존 기술로…상용화 성공한 솔루션"



이번 투자를 주도한 최지현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는 "임프리메드의 가장 큰 장점은 경쟁사 대비 빠른 상용화"라며 "암세포를 떼어낸 뒤 치료제별 반응을 테스트하고 적합한 치료제를 찾는다는 개념의 솔루션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상용화 성과를 거둔 곳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임프리메드의 솔루션은 이미 미국의 2차 동물병원 250여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4700마리 이상의 반려견 암치료에 활용됐다. 빠른 상용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임프리메드가 암세포를 체외에서도 살아있게 유지하는 기술을 독자개발해 임상데이터를 고도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임성원 임프리메드 대표는 "암환자의 몸속과 동일하게 실험실에서도 살아있는 암세포를 직접 약물에 반응시키면서 어떤 치료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데이터로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이 핵심"이라며 "살아있는 암세포에 약물을 적용시켜 치료제를 찾는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3곳 정도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뿐 아니라 인간 항암치료도 적용 가능"


임성원, 구자민 임프리메드 공동창업자
임성원, 구자민 임프리메드 공동창업자
솔루션을 반려동물에서 나아가 인간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임프리메드에 베팅한 이유다. 임프리메드는 빠른 상용화를 위해 일단 반려견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내놨지만, 이제 인간 데이터까지 확보하면서 솔루션을 암환자 대상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임프리메드는 지난해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협약을 맺고 350만명의 암환자 데이터를 제공받아 AI모델을 고도화해왔다. 이후 올해 5월에는 공동창업자인 구자민 홍익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팀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팀과 함께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 치료법 추천 AI모델을 개발에 성공해 네이처지의 자매 학술지인 '정밀종양학'에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최지현 이사는 "이미 상용화에 성공한 반려견 혈액암 치료제 추천 솔루션 관련 시장규모만 연간 수천억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며 "인간 암환자 대상 솔루션까지 상용화에 성공하면 공략할 수 있는 시장규모는 더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대표는 "다발성골수종 관련 솔루션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혁신의료기기에 선정돼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인허가 과정을 밟고 있다"며 " 이번 투자유치를 기반으로 혈액암에서 나아가 고형암 분야로도 솔루션을 확장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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