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발목' 비대면진료...서비스 중단·축소 앓아누운 플랫폼

고석용 기자,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3.08.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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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구성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 대표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보건복지부의 대상환자 제한적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국민 모두가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방안"이라 밝히고,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2023.5.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구성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 대표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보건복지부의 대상환자 제한적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국민 모두가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방안"이라 밝히고,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2023.5.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달 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가운데 국회의 관련법(의료법 개정안) 처리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비대면진료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초진 비대면진료를 금지하는 시범사업이 지속되고, 입법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대면진료 플랫폼들은 잇따라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국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25일 법안소위를 열고 현행 시범사업 형태의 비대면진료를 법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통과시키지 못했다.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진료 범위나 처방전 위변조 방지 대책 부재 등의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8월 임시국회가 종료됐고 9~10월 국회에서는 예산심사, 국정감사 등 일정이 예정돼 있어 의료법 개정까지는 장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단 시범사업 유지되지만…불확실성 확대"


이달 법제화 실패로 당장 현행 비대면진료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시범사업 계도기간이 이달로 종료되지만 재진 위주의 비대면진료 등 시범사업 내용은 변경 없이 그대로 시행된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지침위반 시 행정처분이 본격화되는 만큼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 기피현상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범사업은 대상환자 확인을 위해 환자의 서류제시, 의료기관의 확인 절차를 화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이때 착오·실수가 발생하면 행정처분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의료기관이 이를 기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이하 원산협)에 따르면 실제 환자의 비대면진료를 의료기관이 거부하는 비율은 6월 34%에서 이달 60%로 늘어났다.

그나마 법적 근거조차 마련하지 못하면서 산업계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행 시범사업의 진료 대상이나 서비스 참여기업 기준 등을 또 바뀔 수 있고, 입법 전망도 불투명한 만큼 관련 서비스 개선 등에 투자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미 국회에서는 현행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더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약사 출신의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대면 진료를 원천적으로 섬·벽지 거주자, 거동 불편자 등 의료약자로 한정해야 한다며 현행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원점 재검토를 주문하고 나섰다.

야당을 중심으로 비대면진료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플랫폼 '허가제'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허가를 받은 플랫폼만 서비스를 허용한다는 내용으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플랫폼 '신고제'에 비해 업계의 접근 문턱을 한 층 높인 법안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레퍼런스가 없는 신규업체는 진입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백재욱 도봉구의사회 총무이사가 30일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련 비대면진료 실행과정을 시연 후 처방을 입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30일 오전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을 보고하고 오는 6월 1일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비대면진료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2023.5.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백재욱 도봉구의사회 총무이사가 30일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련 비대면진료 실행과정을 시연 후 처방을 입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30일 오전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을 보고하고 오는 6월 1일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비대면진료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2023.5.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퇴양난 비대면진료 플랫폼, 잇단 사업중단·축소


법제화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대면진료 플랫폼들은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굿닥 △나만의닥터(메라키플레이스) △닥터나우 △똑닥(비브로스) △올라케어(블루앤트) 등 상위 5개 업체들조차 서비스에 변화를 주고 있다. 나만의닥터는 이달 30일부터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완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혈당관리 등 건강관리 콘텐츠와 대면진료 예약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닥터나우도 서비스 축소를 예고했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완전 종료시키지는 않고, 앞으로 초진도 허용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서비스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계도기간에 들어선 지난 6월부터 사용자 수가 급감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메듭 △썰즈(트러스트랩스) △파닥(임팩트스테이션) △체킷(쓰리제이) △바로필(메드고) △엠오(TS트릴리온) 등은 비대면진료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원산협 관계자는 "대부분 회원사들이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있다"며 "모회사가 있거나 투자자가 많이 개입하고 있는 일부 회원사의 경우 아직 서비스 지속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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