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식비 삭감' 노조 반발하자 중기부 "직원 의견수렴 지침 보완"

고석용 기자,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3.07.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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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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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직원들의 출장 시 식비까지 자부담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직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논란이 일자 중기부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가이드라인을 수정 보완하기로 했다.

14일 머니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중기부 여비(국내/국외) 절감방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기부는 직원들에게 '올해 국내외 출장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여비부족이 예상돼 하반기 효율적 집행을 위해 여비 절감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하며 △솔선수범 △불요불급 자제 △업무방식 개선을 통해 각 실국이 자체 절감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해당 문건은 직원들의 출장 시 식비까지 삭감하라고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출장에서 국·과장 이상은 식비를 전액 삭감하고 그 외 직원들 식비는 절반으로 감액하라는 것이다.

일비 역시 절반으로 줄여 총여비는 국과장은 5만원→1만2500원, 그외 직원은 5만원→2만5000원으로 제한했다. 또 업무용 택시이용 지원을 없애고 시외출장 시 야간 교통편으로 복귀할 수 있을 때는 숙박비를 지급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국외출장에서도 국·과장 출장 시 수행원 동반 금지, 일비 절반 감소, 항공권 구매 시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을 통해 자료수집이 가능하면 해외출장은 억제하라"고도 했다. 해당 문건은 가이드라인을 7월부터 12월까지 적용하라고 권고했다.

이같은 문건이 배포되자 중기부 직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중기부는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을 상대하는 현장 밀착형 주무부처인데 출장여비를 감액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영 장관이 취임 이후 9개월간 6개국 국외출장을 나가면서 항공기에서는 의전 상한선인 퍼스트클래스(1등석)를 이용해온 점도 불만으로 지적했다.

중기부 노동조합은 전날(13일) 성명서를 내고 "중기부는 현장 밀착형 부처이고 다양한 정책고객이 존재해 다방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정상적인 여비 지급이 어려우니 출장을 자제하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관장이 최고 등급 객실과 좌석을 이용하며 직원 여비를 제한한다는 게 설득력이 있겠냐"며 "여비 절감 솔선수범의 주체는 기관장이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중기부는 노조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수정 보완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기부 직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내부 게시판에는 여전히 가이드라인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중기부 노조 측은 "이번 가이드라인 배포에서 직원들이 부당하게 여기는 점 중 하나는 당사자인 직원들의 의견을 하나도 구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때는 어느 정도 여비가 남아 있는지, 정말 지급하지 못 할 상황인지 구체적인 예산 상황 제시하고 직원들과 소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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