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에게 5만원 팁 받은 식당 직원...그런데 사람이 아니다?

김유경 기자 기사 입력 2023.02.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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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인력난, 인건비 상승으로 서빙로봇 수요 증가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애슐리퀸즈, 자연별곡, 쿠우쿠우, 광화문 모던샤브하우스, 닥터로빈, 하이디라오 부산역점 등 국내 5000여곳 음식점에서 볼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이 있다. 바로 서빙로봇이다.

국내에선 국물음식도 안전하게 배달 가능한 서빙로봇을 먼저 선보인 브이디컴퍼니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비로보틱스를 자회사로 독립시키며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KT (44,500원 ▲500 +1.14%)는 로봇업체들과 손잡고 다양한 서비스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식당 서비스 종사자 태부족…서빙로봇이 대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국내 음식점 서빙업무를 꿰찬 서빙로봇에 대한 평가는 현재까지 매우 긍정적이다. 음식점주 입장에서는 인력난 해소가 가장 크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2월 외식산업 통계에 따르면 식당 서비스 관련 종사자 부족률은 2020년 3.0%에서 2022년 6.4%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현장에서의 체감 부족률은 20% 수준이라는 게 업계 종사자의 하소연이다.

솔루션으로 등장한 게 서빙로봇이다. 국내 서빙로봇 시장 1위 업체인 브이디컴퍼니가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로봇을 국내시장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개발·적용해 2019년 3월 '스탠다드 서빙로봇 푸두봇'을 처음 선보였다. 푸두봇은 국물을 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주행을 하는 성능과 많은 반찬을 쟁반째로 실어서 서빙을 할 수 있어 국내 식습관에 가장 적합한 모델로 각광을 받았다.

실제 푸두봇 첫 고객인 속초 물회맛집 봉포머구리집에서는 2019년 2대를 이용하다가 지금은 11대로 늘려 이용할 정도다.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는 "봉포머구리집은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 중앙아시아 사람들까지 고용했지만 언어소통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서빙로봇을 알고난 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이디컴퍼니는 푸두봇에 이어 △프리미엄 서빙로봇 '벨라봇' △대용량 퇴식로봇 '홀라봇' △스마트 안내로봇 '케티봇'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면서 현재 전국 2000여개 음식점 등에 3000여대를 공급하고 있다.


서빙로봇 1대 임대비용 월 20만~30만원대 출시…인건비 절감


서빙로봇은 부족한 일손을 보태주는 것 뿐만 아니라 인건비 절감도 톡톡히 한다. 국내 최저임금은 시급기준 2020년 8590원에서 2023년 9620원으로 12% 인상됐다. 월급기준으로는 같은기간 179만5310원에서 201만580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외곽일수록 외식업 현장에서는 월 300만원으로도 인력을 구하지 못해 인건비 부담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7월 비대면 레스토랑 '메리고키친'을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열고 서빙로봇을 선보였다. 이후 11월 렌탈형 상품을 출시하며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해 1월에는 '배민로봇S'를 출시하며 전국 1000여개 매장에 1500여대를 공급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월 30만원대 임대 상품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아예 서빙로봇 사업 분사를 결정, 자회사 비로보틱스를 설립하는 등 서빙로봇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브이디컴퍼니는 최근 20만원대의 최저가 다이렉트 상품을 출시하며 서빙로봇 진입 장벽을 한층 더 낮췄다. 서빙로봇이 음식 운반만 도와줘도 홀서빙 인력의 노동강도를 낮춰 근속기간을 연장시켜주고 바쁠 때는 한 번에 여러 테이블에 서빙이 가능해 추가 알바생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무인화 솔루션…서빙로봇이 팁도 받아


/사진제공=KT
/사진제공=KT
서빙로봇은 단순 서빙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고객이 주문하거나 호출하면 직원 대신 달려온다. 고객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판촉행사도 한다. 최근 양촌리 화로구이 음식점에서는 벨라봇이 손님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줘서 옆에 있던 직원들이 대신 팁을 받기도 했다.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는 "우리 서빙로봇이 고객에게 처음으로 받은 팁 천원은 고객사에서 회사로 보내줘 사내 게시판에 붙여놨다"며 "목동 호프집에서는 5만원도 받았다고 들었다"고 했다.

비로보틱스는 올해 서빙로봇을 스크린골프장, PC방, 당구장, 물류센터 등 다양한 매장에 투입, 연말까지 2500대 이상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부터 LG전자 (93,300원 ▲700 +0.76%), 베어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 등 국산로봇 제품들을 공급하고 있는 KT 역시 태블릿 오더, 호출벨 간 연동 등으로 서비스로봇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브이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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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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