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C 첫 상장' 블루포인트파트너스, IPO 흥행할까? "글쎄요"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2.12.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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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포인트파트너스(이하 블루포인트)가 내년 2월 국내 액셀러레이터(AC) 중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퓨처플레이, LB인베스트먼트 등 다른 AC와 벤처캐피탈(VC)들도 내년 상장을 검토하고 있어 블루포인트의 기업공개(IPO)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앞서 상장한 VC의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블루포인트의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의견도 분분해 IPO 흥행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블루포인트의 희망공모가 밴드는 주당 8500원~1만원이다. 공모가는 국내 상장 VC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반영해 산정했으며 총 170만주를 모두 신주 발행으로 공모한다. 블루포인트가 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144억원~170억원이다.

블루포인트는 2014년에 설립된 AC다. VC와 달리 AC는 극초기 기업에 주로 투자하며 스타트업 육성이 주력 사업이다. 블루포인트는 2020년 12월에도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다가 액셀러레이터이라는 생소한 업종과 기업가치 산정의 객관성 부족 등의 이유로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블루포인트의 시총은 희망공모가 하단 기준으로 1068억원이다. 2019년 진행한 프리IPO의 기업가치(약 1000억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블루포인트 관계자는 "증시 상황을 반영해 눈높이를 다소 낮춰 상장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 산정기준을 PER로 삼아서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일반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로 기업가치를 측정하지만 AC나 VC는 순자산 규모가 작아 이 방식을 택하긴 어려워 PER을 적용해왔다"며 "PBR 측정 방식을 적용하면 거의 모든 VC들의 기업가치는 6~70% 이상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AC의 실적을 추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AC와 VC의 주수입원은 벤처펀드 운용수익과 성과보수, 청산수익 등인데 펀드 투자자산을 출자자(LP)와 비밀유지계약으로 모두 공개할 수 없어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VC의 경우 모든 포트폴리오가 공개되지 않아 언론보도나 IR 자료를 통해 공개된 내역들로 추정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실적을 계산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산정하는데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펀드 포트폴리오가 공개되지 않다보니 실적과 직결되는 펀드수익률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최근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크게 꺾이면서추후 부실자산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루포인트의 올해 상반기 산업별 포트폴리오 분포에 따르면 26%가 최근 업황에 꺾인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다.

VC업계 관계자는 "펀드에 담긴 투자기업의 기업가치가 재조정되더라도 청산 전까지는 반영되지 않아 실적을 예상하기 힘들다"며 "펀드 청산에 따른 수익 변동폭이 큰 점도 투자 유인을 저해시킨다"고 말했다.

앞서 상장한 VC의 공모 성적과 주가 흐름이 저조한 것도 부담이다. 실제 다올인베스트먼트(2021년 12월)와 스톤브릿지벤처스(2022년 2월)는 상대적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했을 때 상장했지만 공모 흥행엔 실패했다. 두 회사 모두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블루포인트가 기존 상장 VC와 달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블루포인트는 기업가치 산정기준이나 보유자산 비공개 등 상장 VC와 동일한 방식으로 상장하고 있다"며 "VC 시장이 호황이던 시기에도 VC들이 공모 흥행에 실패했는데 장도 안 좋은 시기에 상장하는 블루포인트는 이전과 다른 차별점을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관계자는 "펀드 포트폴리오 공개 등은 LP 간 비밀유지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공모자금을 활용해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수익률을 높이고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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