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자금난 심화…모태펀드 확대·CVC 투자 활성화해야"

민동훈 기자 기사 입력 2022.12.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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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점검 및 대응방안' 보고서 발표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정부지원금 축소, 긴축적 통화정책 등으로 벤처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민간 싱크탱크를 통해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향후 추가경정예산 편서을 통한 모태펀드의 확대, 담보물이 부족한 벤처기업에게 무담보 대출 공급 증대,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규제 완화를 통한 벤처투자 활성화 등과 같은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제시했다.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4일 발표한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점검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평가하고 향후 원활한 자금조달를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벤처기업은 정부지원금과 은행대출에 대한 자금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벤처기업협회의 조사를 보면 2020년 기준 벤처기업의 신규자금 중 64.1%는 정책지원금으로, 28.2%는 은행대출을 통해 조달됐다. 벤처투자 시장의 주요 자금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벤처캐피탈의 투자재원을 살펴보면 2021년 기준 벤처투자조합의 출자자 중 정책금융의 비중이 29.5%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지원금 축소, 긴축적 통화정책 등으로 벤처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았다. 2023년 정부의 정책자금과 모태펀드 예산이 각각 19.6%와 39.7% 감소하며 자금 지원 규모가 2년 연속 줄어들었다.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시중 유동성도 축소되고 있다. 은행의 보수적인 대출 성향이 강화되고, 높아진 시중금리에 따라 벤처자금 시장의 주요 투자자인 금융기관이 예금, 회사채 등으로 자금투자를 전환할 것이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은 외부자금에 대한 만성적인 초과수요 상태인 경우가 많아 자금공급이 줄어들면 벤처기업의 자금난은 빠른 속도로 어려워지게 된다. 실제로 올 3분기 벤처캐피탈투자는 경기불확실성과 고금리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전년동기대비 40.1%나 감소했다.

이러한 벤처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보고서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정책금융 규모의 안정적 유지 △ 벤처기업에 대한 무담보 대출 공급 확대 △ CVC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을 제시했다.

우선 향후 경기둔화 국면에서 정책금융 규모를 일정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여건을 반영해 모태펀드 예산을 늘리거나 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 대출을 확대하는 등 벤처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태펀드는 민간자금에 대한 유인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설계된 것으로 경기둔화 국면에서 지원 규모를 늘릴 경우 민간 투자자금의 경기순응성을 완화해 벤처투자 시장의 위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보고서는 향후 추경을 통해 자금 지원 규모를 올해 수준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담보물이 부족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한 무담보 대출 공급 확대도 주문했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들은 벤처기업에게 담보 대출을 주로 시행하고 있는데 창업 초기의 담보물이 부족한 벤처기업은 은행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적재산권을 바탕으로 역량있는 벤처기업에게 대출을 제공할 경우 담보가 없더라도 추후 은행의 수익성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VC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CVC는 단기적인 경기 영향을 덜 받고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여 경기둔화 국면에서 벤처투자 시장의 주요 투자 자금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의 경우 2021년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일반지주회사도 CVC를 설립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본업의 경쟁력 강화,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위한 목적으로 CVC 설립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김경훈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최근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경제환경 악화로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벤처기업이 자금난으로 성장성이 제약되면 국내 경제의 성장 잠재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책금융을 확대하고 다양한 형태의 벤처 투자자금을 활성화해 벤처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기자 사진 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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