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이성업 노틸러스 대표 "지식·교양 웹툰 플랫폼 개발…교육 미디어 될 것"
사업 계획서만으로 10억원의 엔젤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이 있다. 그것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김민철 야나두 공동대표, 김창원 타파스미디어 대표, 신병철 전 CJ그룹 마케팅 부사장 등 스타트업 생태계의 거물들로부터다. 도대체 어떤 스타트업이길래 10억원의 거액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받을 수 있었을까.
레진 창업자의 재창업…"지식·교양웹툰 전문 플랫폼 구축" 주인공은 레진엔터테인먼트(레진코믹스) 공동창업자인 이성업 대표가 최근 설립한 노틸러스다. 7월 공식출범을 목표로 지식·교양 분야의 웹툰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 '이만배(이걸 만화로 배워)'를 개발하고 있다. 20대를 주요 타깃으로 고대신화부터 별자리, 가상화폐, 역사까지 지식·교양에 해당하는 내용이라면 가리지 않고 콘텐츠로 제공한다. 이 대표는 "당장 성적을 높여주는 지식·교양은 아니다"며 "쓸데없어 보여도 재밌고 알아두면 좋은 지식이면 모두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는 일반적인 웹툰 플랫폼처럼 계약한 작가들이 제공하지만 경우에 따라 직접 제작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미 재밌고 쉽게 지식·교양 콘텐츠를 전달하기로 업계에서 입소문이 난 작가들과 계약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현역 변호사나 교수,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과 웹툰 작가들을 매칭해 필요한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제작하기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단순히 웹툰을 뷰어 형태로 제공하기만 하는 플랫폼이 되려는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다양한 에듀테크(교육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습 내용을 일정 주기로 반복해 장기적으로 기억하도록 하거나 학생이 학생을 가르치는 능동학습 등의 기술을 콘텐츠나 플랫폼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만배는 단순히 웹툰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교육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망할 뻔한 회사 부활시킨 주인공의 재창업…창업 선배들 뭉칫돈 이같은 이 대표의 사업계획에 선배 사업가들은 뭉칫돈을 꺼내 들었다. 특히 창업가 프로그램으로 이 대표의 창업아이템 발굴부터 함께한 퓨처플레이부터 김봉진, 김상헌, 김민철, 김창원, 신병철 등 스타트업·IT업계의 거물들이 노틸러스의 엔젤을 자처했다.
사업모델 공감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것은 이 대표의 검증된 경영 능력이었다. 업계에서 이 대표는 위기에 빠진 레진코믹스를 부활시킨 인물로도 유명하다. 2018년 이 대표가 레진코믹스 2대 대표로 취임할 때 회사 안팎에서는 작가와의 불화, 100억원 넘는 영업손실 등으로 '망하기 직전' 단계라는 평가가 나오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취임 회사를 극적으로 정상화시킨다. 2020년에는 키다리스튜디오로 인수합병시키면서 회수에도 성공했다. 재창업 소식만으로 뭉칫돈이 따라온 배경이다.
이 대표는 "레진코믹스 운영 당시 경쟁업체였던 타파스미디어의 김창원 대표부터 늘 마케팅·경영 자문을 도와주던 김봉진 의장까지 다양한 분들이 사업모델과 비전에 공감해줬다"며 "그동안 걸어온 길이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했다"고 말했다.
"지식·교양 웹툰 플랫폼 시작으로…교육 미디어가 최종 목표"
이 대표가 지식·교양 콘텐츠 분야로 창업을 하게 된 것은 그의 취미와도 관계가 있다. 미국 예술대학 SVA 유학생 시절 이 대표는 디스커버리 채널을 보면서 동물, 기계, 역사 등의 재미에 빠져 살던 '지식·교양 덕후(매니아)'였다. 처음엔 자신이 예능이나 드라마가 아닌 지식·교양 콘텐츠에 빠진 게 의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하지만 의외로 지식·교양 덕후는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디스커버리채널의 순이익이 넷플릭스보다 높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 분야의 시장크기를 가늠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하필 또 웹툰 플랫폼일까. 이 대표는 적어도 지식·교양 분야에 있어서는 웹툰이란 장르가 영상 장르보다 효과적이라고도 답했다. 그는 "유튜브 영상 등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대세인 시대지만 영상을 통한 수동적인 학습은 지식을 습득하기엔 적합지 못하다"며 "최소한 터치라는 능동적 행동을 통해 학습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웹툰이 지식·교양 장르에 가장 적합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없는 게 없다는 종합쇼핑몰 쿠팡이 있어도 무신사, 오늘의집 같은 버티컬 커머스들은 경쟁력을 잃지 않는다"며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도 특정분야에 특화된 스페셜티 스토어(전문점)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노틸러스의 최종 목표는 '교육미디어'가 되는 것"이라며 "웹툰은 이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고급 원료"라고 말했다. 사명을 핵잠수함 노틸러스에서 따온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만배'가 학교에도 공식 채택되는 학습 교보재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만배를 통해 현대인들이 일정부분이라도 지식·교양을 학습할 수 있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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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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