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김진우 하이 대표 "AI로 생체신호 감지 질병 치료·관리하는 디지털 표적치료제로 승부"
'그거 이름이 뭐더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도 기억이 날듯 말듯 한 일들이 빈번하게 생기면 불안감도 커진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진단받는 것 자체를 망설이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고 만다. 스타트업 '하이'는 치매뿐 아니라 불안·우울 등 정신질환 여부를 조기에 측정하고, 나아가 예방하는 '디지털 치료제'(DTX)를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질병 보조 진단부터 예방·개선·관리하는 소프트웨어다. 먹는 약처럼 주기적으로 사용하면서 환자의 증상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진우 하이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 치료와 건강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또는 앱(응용프로그램)"이라며 "의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설계해 약물이나 물리적 기기 없이도 증상 개선 등의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디지털 사용자경험(UX) 관련 최고 전문가다. 27년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HCI Lab)를 맡고 있다. 복잡한 첨단기기나 소프트웨어를 더 직관적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간과 컴퓨터 간의 상호작용(HCI)' 연구가 전문 분야다.
2016년 설립된 하이도 초기에는 병원 등 의료시설에서 요청을 받아 기존 진단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거나 일반인들이 쉽게 쓸 수 있는 범용성이 큰 '웰니스(정신건강)' 앱을 만들었다. 매년 7~8개 정도의 디지털 치료제 시제품을 개발해 실증 단계를 거치면서 의미있는 증상 개선 데이터를 확보해갔다. 지난해부터는 '디지털 생체신호(바이오마커) 감지'와 'AI 치료·관리'를 통합한 차세대 디지털 표적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바이오마커+AI 챗봇 결합한 차세대 '디지털 표적치료제' 하이의 차세대 디지털 표적치료제는 사용자가 앱에서 문진을 하는 동안 음성·시선·심박변이도(HRV) 등 바이오마커를 감지해 이상징후를 찾고, 측정의 신뢰도를 높이도록 설계됐다. 이렇게 취합한 결과로 AI가 기존 디지털 치료제보다 향상된 맞춤 치료를 설정한다. 김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초기 '보조진단'에서 시작해 현재 '치료'까지 발전했다"며 "다음 단계는 기존 진단과 치료를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통합한 '맞춤 표적 치료'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는 현재 범불안(정서)장애, 인지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마비성 언어장애 등 4개 주요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임상 진행 단계가 가장 빠른 건 범불안장애 치료제인 '마음검사'와 '마음정원'이다. 범불안 장애는 불안·우울·자살출동 등을 포괄하는 정신질환이다. 마음검사로 문진 과정에서 바이오마커를 측정하고, 이어 마음정원으로 AI 챗봇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훈련을 반복 진행하는 방식이다. 올해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획득했다. GMP 인증은 디지털 치료제 등 2등급 이상 의료기기 품목허가와 생산을 위한 필수 인증이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신청한 식약처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되면 본격적인 임상 시험은 내년 1월께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하나는 경도 인지장애 치료제다. 글로벌 제약사 에자이의 한국 법인 '한국에자이'와 치매 조기발견·예방 서비스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역시 검진용 '알츠가드2.0'와 AI 챗봇 '새미'로 구성돼 있다. 20여분 동안 인지장애 검사를 하면서 바이오마커를 측정하고, AI챗봇이 카카오톡 메신저를 활용해 인지 훈련을 돕는다. 알츠가드는 전남 순천시 농협과 진행한 시범사업에서 측정 정확도가 80% 이상(240명 대상)으로 나타났다. 보건소 등 의료시설 검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내년엔 1만명 이상 시범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더 쉽게 자주 쓸 수 있도록 UX 설계 차별화 하이의 차별점 중 하나는 '복약 순응도'(반복사용률)가 높다는 점이다. 좋은 약도 안 먹으면 소용없듯이 잘 설계된 디지털 치료제도 반복 사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실제로 잘 알려진 디지털 치료제 중에는 1주일 후 순응도가 10%가 채 안 되는 사례도 있다. 100명이 처방을 받아도 1주일 후에 10명만 쓰는 셈이다. 디지털 치료제가 스마트폰 등 기기에서 구현되기 떄문에 게임처럼 반복해서 하고 싶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순천 농협 시범사업에서 3개월 순응도가 45%로 나타났다"며 "디지털에 친숙하지 않은 노인들도 반복해서 쓸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으로 설계한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는 내년에 미국과 유럽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상빈기 중에는 대규모 후속 투자유치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 범불안장애 치료제 임상승인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국내외에서도 적어도 3개 이상의 허가품목을 확보하는 게 목표"고 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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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하이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 치료와 건강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또는 앱(응용프로그램)"이라며 "의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설계해 약물이나 물리적 기기 없이도 증상 개선 등의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디지털 사용자경험(UX) 관련 최고 전문가다. 27년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HCI Lab)를 맡고 있다. 복잡한 첨단기기나 소프트웨어를 더 직관적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간과 컴퓨터 간의 상호작용(HCI)' 연구가 전문 분야다.
2016년 설립된 하이도 초기에는 병원 등 의료시설에서 요청을 받아 기존 진단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거나 일반인들이 쉽게 쓸 수 있는 범용성이 큰 '웰니스(정신건강)' 앱을 만들었다. 매년 7~8개 정도의 디지털 치료제 시제품을 개발해 실증 단계를 거치면서 의미있는 증상 개선 데이터를 확보해갔다. 지난해부터는 '디지털 생체신호(바이오마커) 감지'와 'AI 치료·관리'를 통합한 차세대 디지털 표적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바이오마커+AI 챗봇 결합한 차세대 '디지털 표적치료제' 하이의 차세대 디지털 표적치료제는 사용자가 앱에서 문진을 하는 동안 음성·시선·심박변이도(HRV) 등 바이오마커를 감지해 이상징후를 찾고, 측정의 신뢰도를 높이도록 설계됐다. 이렇게 취합한 결과로 AI가 기존 디지털 치료제보다 향상된 맞춤 치료를 설정한다. 김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초기 '보조진단'에서 시작해 현재 '치료'까지 발전했다"며 "다음 단계는 기존 진단과 치료를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통합한 '맞춤 표적 치료'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는 현재 범불안(정서)장애, 인지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마비성 언어장애 등 4개 주요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임상 진행 단계가 가장 빠른 건 범불안장애 치료제인 '마음검사'와 '마음정원'이다. 범불안 장애는 불안·우울·자살출동 등을 포괄하는 정신질환이다. 마음검사로 문진 과정에서 바이오마커를 측정하고, 이어 마음정원으로 AI 챗봇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훈련을 반복 진행하는 방식이다. 올해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획득했다. GMP 인증은 디지털 치료제 등 2등급 이상 의료기기 품목허가와 생산을 위한 필수 인증이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신청한 식약처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되면 본격적인 임상 시험은 내년 1월께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하나는 경도 인지장애 치료제다. 글로벌 제약사 에자이의 한국 법인 '한국에자이'와 치매 조기발견·예방 서비스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역시 검진용 '알츠가드2.0'와 AI 챗봇 '새미'로 구성돼 있다. 20여분 동안 인지장애 검사를 하면서 바이오마커를 측정하고, AI챗봇이 카카오톡 메신저를 활용해 인지 훈련을 돕는다. 알츠가드는 전남 순천시 농협과 진행한 시범사업에서 측정 정확도가 80% 이상(240명 대상)으로 나타났다. 보건소 등 의료시설 검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내년엔 1만명 이상 시범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더 쉽게 자주 쓸 수 있도록 UX 설계 차별화 하이의 차별점 중 하나는 '복약 순응도'(반복사용률)가 높다는 점이다. 좋은 약도 안 먹으면 소용없듯이 잘 설계된 디지털 치료제도 반복 사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실제로 잘 알려진 디지털 치료제 중에는 1주일 후 순응도가 10%가 채 안 되는 사례도 있다. 100명이 처방을 받아도 1주일 후에 10명만 쓰는 셈이다. 디지털 치료제가 스마트폰 등 기기에서 구현되기 떄문에 게임처럼 반복해서 하고 싶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순천 농협 시범사업에서 3개월 순응도가 45%로 나타났다"며 "디지털에 친숙하지 않은 노인들도 반복해서 쓸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으로 설계한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는 내년에 미국과 유럽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상빈기 중에는 대규모 후속 투자유치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 범불안장애 치료제 임상승인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국내외에서도 적어도 3개 이상의 허가품목을 확보하는 게 목표"고 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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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이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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