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발포식초' 개발한 EBS 인기강사...농심도 반했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08.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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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초블레스 한채원 대표, 전통 발효식초를 휴대하며 마시기 쉬운 발포제 형태로 가공

초블레스 한채원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초블레스 한채원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한국의 전통 발효식초를 세계인 모두가 즐기는 K음료로 만들 겁니다."

EBS, YBM 등에서 10년 간 한문강사로 활약하다 돌연 '늦깍이 창업'을 선언한 한채원(41) 씨가 선택한 사업아이템은 엉뚱하게도 '식초'였다.

인기강사로 자리 잡았고 남부럽지 않은 수익도 거뒀던 그가 회사를 차리겠다고 하니 주변에선 "제2의 메가스터디가 나오는 거 아니냐"며 시샘 어린 부러움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에듀테크(교육기술)가 아닌 푸드테크(식품기술) 스타트업이었던 것.

그가 교육업을 아예 고려치 않았던 건 아니다. "사실 에듀테크로 가는 게 훨씬 더 빠른 길이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큰 비전을 그리기엔 한문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요즈음 에듀테크는 기본적으로 AI(인공지능)가 접목된다. AI 기술과 교육을 접목한 서비스들을 보면 보통 자신의 취약한 부분의 유형을 파악해 그 유형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연습과 훈련을 통해 점수가 향상되는 원리다. 그런데 한문은 단순 암기 위주의 과목이라서 구태여 AI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기존 낱말카드 등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초블레스라는 회사명은 식초의 '초'와 블레스(Bless·축복)라는 두 개 단어를 합친 것이다. 한 대표가 그 많은 식재료 중 식초를 택한 건 식초 건강전도사를 자처한 아버님의 영향이 컸다. "일본 가고시마의 흑초를 사서 드시다가 직접 만드는 법을 2년간 어렵게 배운 뒤 10년째 만들어 드시고 계세요. 동의보감을 찾아보니 여성의 산후풍을 막고, 출산 후 비만 관리에 좋다고 해서 물처럼 마셨는데 출산 후 부은 살을 30kg 이상 빼고 난 뒤부턴 저도 식초 전도사가 됐죠."

식초는 신진대사 활성화, 체지방 축적 저하, 소화 흡수율 강화, 피로 회복, 항노화 등의 효과가 있지만 특유의 냄새와 신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초블레스는 이런 식초의 맛과 향, 낮은 휴대성을 개선코저 기존 발포비타민처럼 거부감 없이 음용할 수 있는 국내 첫 고체 다이어트 식포 발포정 '라이퐁'을 개발·시판했다.

"기존 액체형태의 식초가 가진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갖가지 제형을 다 실험해봤죠. 캡슐은 너무 약같고 젤리 형태는 너무 가벼워 보였고, 스낵 형태로는 맛을 내기 쉽지 않았어요. 결국 가장 적절한 형태는 발포제 형태라고 결론 내렸죠."

발포제로 만드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개발에만 꼬박 1년반 가까이 걸렸다. "어떤 경우는 발포가 잘 안 된다든지, 잘 되어도 맛이 이상하다든지 시행착오가 많았죠. 탄산칼륨, 구연산 등의 배합비 차이 때문인데 당시 벤치마크할 대상이 없던 터라 모든 비율을 계속 직접 해보는 수밖엔 없었습니다."

제품 라인업은 총 4종으로 라이퐁 다이어트 레몬맛&유자맛, 리치맛, 리아퐁 데일리 청포도맛, 라임맛·민트맛이 있다. 이 제품들은 식초 특유의 시큼한 맛과 냄새가 없고 발포형 제품 특유의 청량감 가득한 식감이 느껴진다. 탄산수에 타서 마시거나 발사믹소스처럼 샐러드용 드레싱으로 활용할 수 있어 내년도엔 탄산수 회사나 샐러드 전문점과의 콜라보도 검토 중이다.

초블레스의 천연 식포 발포제 '리아퐁'/사진=초블레스
초블레스의 천연 식포 발포제 '리아퐁'/사진=초블레스
초블레스는 농심과 퓨처플레이 등으로부터 올해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수출 이력도 생겼다. 현재 미주와 중국·베트남·태국 등 4개국에 수출했다.

"우리나라 해독쥬스나 디톡스 다이어트 등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들이 발효식초 효능에 관심을 갖고 주문을 해주세요. 최근 미국 마켓에서 쉽게 구하는 다이어트 보조제 '애플사이더 비니거(사과 사이다 식초)'가 많은 다이어터들 사이에 인기 아이템으로 알려지면서 리아퐁에 대한 선호도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리아퐁은 예측 못한 규제 덫에 빠지기도 했다. 발포정은 법령상 건강기능성식품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던 것. 이 경우 광고에서 기능성 원료에 관해서만 얘기할 수 있다. 식초 얘기를 광고에 직접 담을 수 없어 마케팅에 적잖은 애로를 겪어야만 했다. "지속적으로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의를 해서 올해부터 규제가 풀렸어요. 앞으로 식초를 이용한 제로웨이스트 고체음료, 건강 웰니스 음료라는 점을 부각시킨 광고를 집행할 겁니다."

한 대표는 내년에 헬스케어서비스를 결합한 웰니스카페를 개설할 계획이다. 다이어트 식품 위주로 간단한 운동과 GX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쇼룸 스타일의 카페를 기획 중이다. 그는 "여성 파우치백에 하나 정도 넣고 다니는 상품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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