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기피음식 1위 '햄버거'의 변신...본고장 美서도 러브콜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08.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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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정유인 UFO버거 대표 "먹기 편한 햄버거 고민하다 개발…진짜 불고기·닭갈비로 입맛 공략"

정유인 UFO버거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정유인 UFO버거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원래 패스트푸드의 상징은 햄버거였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요?"

남녀노소, 상하귀천을 막론하고 햄버거는 바쁜 현대인이 대충 한 끼를 떼우는 대표 즉석조리식품이었다. 하지만 최근 해외 유명 햄버거 브랜드들이 잇단 상륙하면서 햄버거는 이제 칼로 썰어 먹어야 할 정도의 고품격 음식으로 진화했다. 수제버거전문업체 '유에프오(UFO)버거'의 정유 대표는 "너무 두꺼워 칼질을 해야 하고, 흐르는 소스를 연신 닦아가며 먹다 보니 MZ세대(20~30대)에겐 데이트 기피 음식 1위가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이 전국 미혼남녀 6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데이트 시 가장 기피하는 음식'으로 남(26%)·여(37%) 모두 햄버거를 꼽았다.

UFO버거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코저 햄버거 빵을 아예 붙였다. 특허를 낸 자동화 머신의 압착 기술로 번의 가장자리를 붙여 '소스가 흐르지 않는 3차원(D) 입체 버거'를 만든 것. 독특한 모양 때문에 유튜브 먹방의 달골 메뉴로 등장했고, '비행접시버거'라는 애칭도 따라 붙었다.

정 대표는 "기계도 기계지만 형틀에 맞는 빵을 구하기 위해 국내 빵집을 샅샅이 뒤졌다"면서 "버거가 압축돼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 기계로 찍기 전 크기는 15cm 가량 되고, 이를 맞춰주겠다는 곳이 딱 한 곳 있었다"고 회상했다.

F&B 프랜차이즈사업은 2가지가 안 되면 망한다. 지속적인 메뉴개발과 브랜딩이다. UFO버거는 국내 톱 독립광고사인 디블렌트(D.BLENT)가 출자했다. '요리의 정석'이란 불리는 프랑스 르꼬르동블루 출신 쉐프인 정유인 대표가 메뉴 R&D(연구·개발)를 맡고, 디블렌트가 브랜딩·디자인·마케팅을 진행하는 형태로 콜라보를 이뤘다. 독특한 UFO의 콘셉트는 메뉴 개발, 포장 디자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콘텐츠 등에서도 일관되도록 매주 월요일 두 회사 대표와 디자인·제작·미디어·콘텐츠팀이 모두 참여해 4시간 이상 회의를 연다고 한다. 닭의 아련한 뒷모습을 형상화한 포스터, 목장 잔디밭에 UFO 그림자가 드리우는 포스터 등 웃음을 유발하는 광고는 모두 이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정유인 UFO버거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정유인 UFO버거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정 대표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떡갈비와 백김치를 넣은 '수제떡갈비버거' 등을 개발, 미국 퓨전중식브랜드인 판다익스프레스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협의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이처럼 해외에서 토종햄버거에 깊은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뭘까. 정 대표는 "대부분 패스트푸드 브랜드 업체가 잡육에 불고기맛과 향이 나는 소스를 뿌려 불고기버거라고 파는 반면, 우리는 진짜 닭갈비와 불고기를 넣기 때문에 건강과 맛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르면 이달말 가맹점 매출 극대화를 위해 새롭게 개발한 '가성비 버거'를 내놓고 비건(채식주의자)을 타깃으로 한 '비건버거'(가칭)도 내년께 선보일 예정이다.

정 대표는 "독창적인 식문화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해 한국 햄버거의 정석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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