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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정 크디랩 대표/사진=크디랩 '배관이 막히는 일이 잦겠어요. 터지는 일이 잦겠어요.'
이는 AI(인공지능) 스피칭 훈련사라고 불리는 '쏘카인드'(Sokind)가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뇌혈관 질환 보장 상품을 소개할 때 사용할만한 시나리오 대본의 일부다. 쏘카인드는 콜센터 직원이나 마케팅·영업사원에게 '대화의 기술'을 가르친다.
대부분의 설계사가 으레 "뇌혈관 질환은 조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큰 경제적 부담이 생길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하라"고 추천한다면, 쏘카인드는 뇌경색, 뇌출혈이 무엇이고 어떻게 다른지 일상 속 쉬운 비유를 통해 고객의 이해를 도와 해당 상품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개발한 크디랩의 배수정(36) 대표는 "쏘카인드는 현장 상황에 맞춰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 스마트한 고객 응대와 효율적인 영업이 가능하도록 만든 게 특징"이라며"대면 교육은 시간·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온라인 강의는 직원들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AI 기술로 해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명지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배 대표는 CJ올리브영에서 손님을 가장해 매장 고객응대 수준을 점검하는 미스터리 쇼퍼(암행 소비자)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2021년 크디랩을 창업했다.
최근 AI가 서비스직 커뮤니케이션 교육 솔루션까지 지평을 넓히면서 이를 도입하려는 기업들도 느는 추세다. 쏘카인드의 경우 국내 50곳 이상 기업에 서비스·영업 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콘텐츠·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중 교보생명 등 보험사가 11곳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배 대표는 "보장성 보험의 경우 구매 전 비교견적을 뽑아보는 등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드는 고관여상품이고 구조도 복잡해 설계사 의존도가 높다"며 "이 때문에 쏘카인드 서비스를 냈을 때 보험사에서 가장 먼저 연락이 왔다"고 했다. 배 대표는 쏘카인드를 기획하면서 보험설계사들이 필요한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자격증을 따 실제로 활동을 해볼 정도로 공을 들였다.
쏘카인드 이용법은 간단하다. 직원이 스마트폰 쏘카인드 앱(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실제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별 시나리오가 제시된다. 그러면 셀카를 찍는 형태로 응대하는 모습을 촬영한 후 업로드한다. AI가 이 영상을 보고 내용의 적절성, 억양, 표정, 시선, 자세 등을 분석해 불필요한 표현을 몇 회 사용했는지, 고객을 대하는 시선 처리가 불안정하다든지, 목소리톤이 너무 높다든지, 얼굴 표정이 어둡다든지 등의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런 정교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쏘카인드 AI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6만건 이상의 산업별 상담 음성 데이터와 42만건의 감정 인식 데이터를 학습했다.
배 대표는 "기존 교육에선 직원들에게 일일이 표정 훈련까지 시킬 수 없었다"며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말투뿐 아니라 밝은 표정, 믿음을 줄 수 있는 안정적 시선 처리, 자세 등을 알려주고 교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쏘카인드는 또 직원교육비를 아낄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배 대표에 따르면 쏘카인드를 도입한 기업들이 교육·연수 프로그램 예산에서 대략 80% 가까운 절감 효과를 봤다.
크디랩은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배 대표는 "고객사 중 글로벌 판매망을 갖춘 A보험사에서 아시아권 지사에도 쏘카인드를 제공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와 일본에서 PoC(기술검증) 절차를 밟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언어나 문화적 특성은 다르지만, 서비스 골자는 다 비슷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LLM(거대언어모델)을 자체 개발해 시스템 고도화도 추진한다. 배 대표는 "영업사원과 고객의 스타일 분석을 통해 맞춤형 판촉법을 제공해 실제 계약체결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베테랑 세일즈맨을 만드는 최고의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