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민호 에이엘아이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보험상품 하나에 100페이지가 넘는 보험약관. 글씨 크기도 깨알같이 작다. 내용을 보면 계리, 부담보, 공제계약, 보험가액 등 익숙치 않은 표현들이 적지 않다. 보험업계에서 금융용어는 물론 의학·법률용어도 많이 쓰기 때문이다. 보험사 사장 출신인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자신의 보험상품 약관을 끝까지 읽어보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
보험이 금융감독원이 발표하는 금융민원통계에서 매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보험약관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쏙쏙' 핵심만 뽑아서 설명해준다면 어떨까.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에이엘아이는 복잡한 표, 그래프 등을 AI로 분석해 문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보험산업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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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생성형AI 연구하던 교수, 상용화 위해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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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엘아이 개요/그래픽=이지혜20여년간 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를 지내며 연구자, 교육자의 길을 걷던 이민호 대표가 창업에 뛰어든 건 2019년. 생성형 AI 엔진을 개발, 각종 논문을 발표하고, 정부 과제도 수행했으나 개발한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자 직접 창업에 나선 것이다.
에이엘아이가 개발한 AI 기술은 '에이엘아이 LLM 레디'(ALI LLM Ready)다. 이 기술은 보험약관이나 논문 등 복잡한 문서를 AI가 맥락에 맞게 분석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에이엘아이 파스'(ALI Parse)와 비정형 데이터를 산업 특성에 맞춰 정형 데이터로 전환해주는 '에이엘아이 오토 D2W'(ALI Auto D2W)로 구성됐다.
이민호 대표는 "에이엘아이 파스는 복잡한 문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AI가 분석해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며 "에이알이 오토 D2W는 그림, 텍스트 등 비정형 데이터를 특정 산업에 맞춘 정형 데이터로 전환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제품이 콘텐츠 생성형 AI앱 '젠(Gen) 시리즈'와 지식관리 및 자동화 AI 솔루션 '센스(Sense) 시리즈'다. 젠 시리즈는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구동되는 SLM(소형언어모델) 기반 생성형 AI 앱이다. AI가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을 개인정보유출 걱정 없이 추출해 다양한 형태의 문서를 개인 맞춤형으로 만들어준다. 센스 시리즈는 AI 보험 문서 분석 솔루션 등 특정 산업에 맞춰 기업용 업무 자동화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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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과 협업…인텔 글로벌 대회서 1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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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에이엘아이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현재 에이엘아이는 해당 기술을 교보생명, 레몬헬스케어 등 보험사에 공급하고 있다. 레몬헬스케어의 숨은 보상금 찾기 서비스는 에이엘아이의 기술을 기반으로 보험금 수령 가능성과 추정 수령액을 계산한다. 교보생명과는 보험설계사가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보험약관을 기반으로 보장 내역 등을 분석하는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보험마다 질병 보장 범위나 특약이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보험설계사가 이를 모두 확인하고 보험을 추천하기 쉽지 않다"며 "지난해 교보생명과 계약을 체결하고 약 100개의 보험약관을 분석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 1월 인텔이 주최한 'AI PC 이노베이션 챌린지'에서 전세계 1등을 수상하는 쾌거도 이뤘다. 이 대표는 "인텔의 대회에 사무젠, 리포트젠, 레이젠 등 GEN 시리즈 제품을 출품했고 세 작품 모두 본선에 진출해 사무젠으로 글로벌 1등을 차지했다"며 "이를 통해 인텔의 OEM 업체에 에이엘아이 솔루션을 소개하는 등 협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 축적된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