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 달려볼까…1000만 러너 발길에 지역 핫플 깨어난다

박기영 기자 기사 입력 2024.1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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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스포츠 마케팅 전문업체 피오씨(POC) 이종찬 대표

이종찬 피오씨 대표가 직원들과 받은 마라톤 메달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기영 기자
이종찬 피오씨 대표가 직원들과 받은 마라톤 메달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기영 기자
국내 러닝 인구는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3대 마라톤(동아마라톤, 춘천마라톤, JTBC마라톤)의 경우 참가 티켓이 판매 개시 10분만에 동나기도 한다. 이런 러너들의 '러닝 사랑'을 이용한 스포츠 마케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이종찬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피오씨(POC)다. 피오씨는 인구 감소 현상을 겪고 있는 지역을 타깃으로 '런트립'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을 전문으로 한다.

이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달리기에 푹 빠지면서다. 이 대표는 2019년 해병대 장교로 전역 후 LG전자와 세방 등에서 영업사원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직장 생활 중 지인을 통해 러닝 크루(달리기 동호회)에 가입했는데, 군 생활 시절 의무적으로 하던 달리기를 취미로 하니 무척이나 즐거웠다고 한다. 동네 러닝 크루에 가입해 여러 코스를 달리다 지방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마라톤을 위해 지방을 찾는 이들은 많지만 이들을 위한 여행 상품은 거의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라톤 대회는 대부분 일요일에 열리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컨디션 조절을 위해 전날부터 숙소를 잡는 경우가 많다. 해외 유명 마라톤 대회의 경우 이미 이런 참가자를 위한 여행상품이 활성화됐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런트립'이다. 지방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러너의 니즈와 지역활성화가 필요한 지자체의 니즈가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런트립이란 러닝과 여행의 합성어로 마라톤 대회를 위한 여행 상품으로 마라톤 대회를 계기로 인구 감소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할인 혜택은 한국관광공사의 '디지털 관광주민증'과 연계해 제공한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활용하면 철도운임 50%, 숙박 40% 할인 등 각종 여행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세계 6대 마라톤은 이미 해당 지역의 주요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며 "국내 대회도 4만명이 넘게 참가하기도 한다. 니즈가 확실한 만큼 지자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오씨는 서울시와 함께 '러너 스테이션' 사업도 추진했다. 러너 스테이션은 지난 5월 여의나루역(5호선)에 설치된 운동 시설이다. 러너 스테이션에는 러닝머신과 물품 보관함, 탈의실, 운동화 소독기 등이 설치됐다. 이용객은 지난 9월 기준 약 3만3000여명이다.
피오씨는 이달 열린 '해파랑700K' 캠페인도 진행했다. 해파랑 700K는 내년 개장을 준비 중인 '코리아둘레길 레이스 4500(가칭)'의 일부 구간을 달리는 행사다. 코리아둘레길 레이스 4500은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 DMZ 평화의길 모두를 이은 코리아둘레길 전 구간(4500㎞)을 잇는 캠페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러닝 코스다.

최근에는 피오씨는 러닝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살로몬'으로부터 겨울 마케팅도 수주했다. 러닝 마케팅에서 쌓은 지자체와의 협업 경험과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코리아들레길 레이스4500이 실현될 경우 전세계에서 가장 긴 달리기 코스"라며 "스포츠 브랜드의 겨울 마케팅 수주는 에어전시 최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피오씨는 런트립 등 스포츠마케팅으로 올해 약 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요 매출처는 한국관광공사 등이다. 내년 목표 매출액은 20억원이다. 기존 사업 확대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 트레일러마라톤 대회(산을 무대로 하는 마라톤)를 준비 중이다. 현재 투자는 전혀 받지 않았다. 지난 4월에는 한국관광공사 '2024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선정됐다.

이 대표는 "스포츠 마케팅은 레코드(이력)가 가장 중요하다"며 "피오씨는 구성원(6명)이 모두 러닝 크루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만큼 운동을 즐기는 이들의 입장에서 마케팅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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