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36,250원 ▲1,100 +3.13%)가 다음주 AI(인공지능) 서비스 '카나나'의 윤곽을 드러낸다. NAVER (190,100원 ▲400 +0.21%)(네이버) 등 경쟁사에 비해 가뜩이나 뒤처진 AI사업의 물꼬를 트기 위한 승부수다.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영어의 몸이 되고 자회사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룹 전체의 활력을 되찾아오기 위한 '신의 한 수'가 될지 기대를 모은다.

17일 카카오에 따르면 이달 22~24일 경기 용인 '카카오 AI캠퍼스'에서 열리는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 2024'에서 카카오의 신규 AI서비스인 카나나가 공개된다. 이날 정신아 대표가 카카오의 AI 미래 비전을 소개한 뒤,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가 카나나의 서비스 형상과 사용성, 실제 구동 영상 등을 30분 가량 설명할 예정이다.

카나나는 '카카오톡'으로 방대한 대화 데이터를 확보한 카카오의 노하우가 녹아든 대화형 AI 서비스다. SKT CTO(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의 이상호 성과리더를 올해 3월 영입한 뒤 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다. 이상호 리더가 이끄는 카나나엑스가 모델 개발 등 서비스 중심으로 카나나를 준비해왔고,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대표가 기술관련 조직인 카나나알파의 성과리더를 맡아 뒤를 받치고 있다.

당초 카카오의 AI 서비스는 Ko-GPT(가칭)로 불린 LLM(거대언어모델)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다만 Ko-GPT 2.0의 개발이 잇달아 연기되면서 LLM 자체보다는 이를 실제로 활용한 서비스 공개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카나나는 카카오의 Ko-GPT 2.0 성과를 기반으로 한 B2C(소비자상대) 모델로만 알려졌다. 카카오톡과 별도의 앱으로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계획 외에는 모든 것이 베일에 쌓여 있다.

카카오는 카나나 베타 버전의 연내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웹툰과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사업 전반이 부진하고, 모빌리티 부문의 과징금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3분기 실적이 상반기에 비해 둔화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의 주가 목표치도 줄줄이 하향조정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2일 공개될 카나나의 구체적인 모델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전망이다. 이날 발표가 단순히 하나의 서비스를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카카오 전반의 AI사업 전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자회사의 콘텐츠 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이프카카오에서 제시될 카카오의 AI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범수 카카오 위원장은 16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석방을 위한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측은 김 위원장의 경영 복귀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이 경영에 복귀할 경우 카카오가 그간 이어오던 경영 효율화와 함께 AI 등 신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