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 R&D 성과, 투자 대비 놀라울 정도로 낮다"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4.08.2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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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 인덱스', 한국 연구 환경 평가 결과 발표
"국제공동연구 확대·여성 연구인력 육성이 해결책"

한국 R&D에 대한 평가가 실린 네이처 인덱스 8월호 표지/사진=네이처
한국 R&D에 대한 평가가 실린 네이처 인덱스 8월호 표지/사진=네이처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가 한국의 과학기술 R&D(연구·개발) 성과에 대해 "투자 비용 대비 놀라울 정도로 낮다"고 평가했다.

21일(현지시간) 스프링어 네이처 출판그룹 산하 '네이처 인덱스(nature index)'는 한국의 연구 환경 및 성과의 평가 결과를 내놨다. 네이처 인덱스는 전 세계 145개 자연과학·의학 분야 연구 논문을 기반으로 각국의 연구 성과를 진단한다.

네이처 인덱스는 "한국은 인구 대비 연구자 수가 가장 많으며 R&D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R&D에 대한 지출도 비교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2년 연구개발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정부·민간 R&D 투자 비용은 약 112조원이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5.21%에 이르렀다. 이는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는 수치다. 인구 1000명 당 연구원 수는 9.5명으로 세계 1위였다.

하지만 네이처 인덱스는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연구 성과와 R&D 지출을 비교하면 다른 국가에 비해 '투자 비용 대비 성과'가 놀라울 정도로 낮다"고 평가했다.

한국 과학기술의 투자 대비 성과가 낮은 원인으로는 △국제 교류 부족 △여성 과학자 경력 단절 등으로 인한 연구 인력 부족 △학계에서 산업계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미흡 등이 꼽혔다.

한국은 최근 유럽연합(EU) 최대 국제공동 R&D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에 준회원국으로 가입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네이처 인덱스는 "긍정적인 진전이지만, 국제 네트워크를 더 많이 구축하기 위해선 한국 내 여건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 연구자들은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를 한국에 장기간 체류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소로 보며, 이는 대학과 기업 채용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의 가장 극명한 약점은 여성 연구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한국 전체 연구 인력 중 여성 과학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3%로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과학기술의 혁신성과 잠재력을 깨우려면 여성 과학자의 경력 단절을 해결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벡 크루 네이처 인덱스 수석 에디터는 "한국의 과학에 대한 투자와 기술 혁신은 매우 인상적이지만, R&D 지출과 성과 간 불일치는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보다 다양한 국제 파트너십을 육성하고 연구 분야에서 여성의 역량을 강화한다면 글로벌 과학 리더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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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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