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도 장비빨?...'초당 3회 주문' 키보드에 증권사도 반했다

김건우 기자 기사 입력 2024.08.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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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탁도영 큐알에스티에이아이 대표

탁도영 큐알에스티에이아이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탁도영 큐알에스티에이아이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지난 6월 한국거래소는 올해 국내 주식시장 거래의 절반가량이 주식을 구입한날 바로 되파는 단타 매매인 '데이트레이딩'이라고 발표했다. 데이트레이딩은 전체 거래량의 58%, 거래대금의 48%로 조사됐다.

투자자 중에서도 하루에도 수십번 또는 수백번 씩 트레이딩을 하는 투자자(스캘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손놀림이다. 하지만 빠르게 움직이는 주가에 따라 주문 호가와 수량을 바꿔 입력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탁도영 큐알에스티에이아이 대표는 프로 게이머가 게이밍 전용 키보드를 사용하듯 빠른 트레이딩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키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탁 대표는 "국내 개인투자자는 장기투자보다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라며 "기관 트레이더들에게는 전용 키보드가 있지만 개인들은 대안이 없어 직접 솔루션을 찾아 헤매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큐알에스티에이아이 개요/그래픽=윤선정
큐알에스티에이아이 개요/그래픽=윤선정

큐알에스티에이아이의 트레이딩 전문 키보드 스카보
큐알에스티에이아이의 트레이딩 전문 키보드 스카보
현재 증권사 프로그램(HTS)은 가격과 수량을 입력하고, 주문 유형을 선택한 뒤 매도, 매수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 방식으로는 빠른 거래에 한계가 있다고 탁 대표는 판단했다.

탁 대표가 개발한 키보드 스카보(Scabo)는 왼쪽에는 매도, 오른쪽은 매수 관련 버튼이 있다. 양쪽 모두 4호가까지 입력해 매도, 매수 주문을 낼 수 있다. HTS는 수량을 직접 입력해야 하지만 이 키보드를 이용하면 비율에 따른 수량을 즉시 입력할 수 있다. 테스트 결과 1초에 3번의 주문을 낼 수 있었다.

스카보를 개발했지만 상용화를 앞두고 벽에 부딪쳤다. 기존 HTS에 키보드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지만 자칫 키보드 오류로 주문 실수가 발생한다면 논란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 API(응용프로그램인터패이스) 연동을 통한 테스트가 필수적이었다.


탁 대표는 지난 5월 NH농협은행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는 '2024 NH X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서 기회를 잡았다.

최종 선발된 큐알에스티에이아이는 NH투자증권 디지털플랫폼부와 스카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NH투자증권의 프로그램(HTS,MTS) 안에 트레이딩 키보드 전용 화면과 주문 전용 API 등을 개발하고 있다.

탁 대표는 "NH투자증권은 트레이딩 키보드가 VIP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테스트를 마친 뒤 연내 출시할 계획으로 NH투자증권이 선구매해 배포해주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큐알에스티에이아이는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2025년 타증권사와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내부적으로 키움증권, 대신증권, LS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API를 공개한 증권사들의 HTS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또 주식뿐 아니라 가상자산, 선물도 거래할 수 있도록 키보드 활용 영역도 확대할 생각이다.

탁 대표는 "글로벌 40여개의 가상자산 거래소의 프로그램에 연동해 키보드를 테스트했더니 문제가 없었다"라며 "가상자산 시장은 데이트레이딩의 비중이 주식보다 높은 만큼 성공 가능성이 크고,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각 개인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키보드를 커스텀마이징 할 수 있도록 발전 시킬 생각"이라며 "휴대폰 주식 거래가 많은 수요를 고려한 MTS 전용 키보드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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