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 법칙 이제 1년" 독주하려는 엔비디아…차세대 칩 공개, PC도 겨냥

김희정 기자 기사 입력 2024.06.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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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웰' 출시도 전에 차기 플랫폼 '루빈' 발표, 후발주자 따돌리기…
서버용 CPU '베라'도 발표, 데이터센터 넘어 'AI PC'용 GPU 공급

2일(현지시간)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열린 컴퓨텍스 테크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블랙웰' 플랫폼을 시현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2일(현지시간)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열린 컴퓨텍스 테크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블랙웰' 플랫폼을 시현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젠슨 황의 '2년 법칙'이 1년으로 앞당겨졌다. 엔비디아가 지난 3월 발표한 인공지능(AI) 칩 플랫폼 '블랙웰'(blackwell)이 시장에 풀리기도 전에 차세대 플랫폼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앞으로 제품 주기를 1년으로 단축해 글로벌 1위 주도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적의 엔비디아, 매년 신규 AI칩 선보인다


블룸버그통신, CNBC,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테크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Rubin)을 발표했다. 불과 지난 3월 발표한 블랙웰의 후속 모델이다.

3개월 전 발표한 블랙웰이 아직 생산이 진행되고 있어서 올해 하반기에나 고객사에 배송될 예정인데, 새 플랫폼 모델이 시장에 풀리기도 전에 신규 모델을 발표하며 후발 주자들을 따돌리는 속도전에 나선 것. 엔비디아는 올해 하반기 블랙웰을 공급하고 내년에는 블랙웰의 상위 버전인 '블랙웰 울트라'를, 2026년에는 신규 플랫폼 루빈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황 CEO는 루빈의 GPU(그래픽처리장치)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가 채택될 것이라며,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 제품이 2025년까지 대부분 매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2일(현지시간)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열린 컴퓨텍스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사진=로이터통신
2일(현지시간)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열린 컴퓨텍스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사진=로이터통신
황 CEO는 이날 신규 AI 칩 모델을 "연 단위"로 출시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2년 단위로 운영해왔다. 후발주자들이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합종연횡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도 이런 치열해진 경쟁을 의식해 AI 칩 개발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음을 보여준다.

AMD와 인텔은 엔비디아의 대표적인 경쟁주자다. 그러나 아직은 이 두 회사의 총이익을 합쳐도 엔비디아의 최근 분기 순이익에 못 미친다.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도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오픈AI 샘 알트먼 CEO를 주축으로 한 AI칩 스타트업들도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AI PC' 물결 올라타자… PC용 칩 시장 정조준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는 새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베라'(Vera)도 함께 발표했다. 데이터센터용 AI 칩 시장에서의 우위를 활용해 PC 칩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AI PC' 물결을 타면 오히려 PC용 칩시장에서 AMD와 인텔의 자리를 넘볼 수 있다. 인텔과 AMD 양사가 지배해온 CPU는 전통적으로 모든 컴퓨터의 핵심이나, AI가 데이터센터 워크로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엔비디아에 기회다.

황 CEO는 "오늘날 우리는 컴퓨팅의 큰 변화의 정점에 서있다"며 "AI와 가속 컴퓨팅 분야의 혁신을 통해 가능성의 한계를 뛰어넘고 기술 발전의 다음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은 이날 에이수스 및 MSI가 엔비디아의 GPU '지포스RTX'를 사용해 PC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양사와의 계약 체결 소식도 알렸다. 황은 "PC는 글쓰기, 사진 편집부터 AI인 디지털휴먼에 이르기까지 AI로 강화된 앱을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수스와 MSI의 PC 출시 시기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코파일럿이 탑재된 PC가 이달 말 출시를 앞두면서 'AI PC' 시대가 본격 열릴 예정이다. 휴대폰 화면에 코파일럿 로고가 전시돼있다. /로이터=뉴스1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코파일럿이 탑재된 PC가 이달 말 출시를 앞두면서 'AI PC' 시대가 본격 열릴 예정이다. 휴대폰 화면에 코파일럿 로고가 전시돼있다. /로이터=뉴스1
업계에선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가 퀄컴 칩으로 구동되는 AI 강화 PC와 태블릿을 공개해 이달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자사 PC에 엔비디아 칩과 AMD의 라데온 그래픽 칩을 포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팬데믹 이후 PC 판매량이 급감했으나 기업들이 향후 클라우드에만 의존하지 않고 강력한 칩이 내장된 AI PC를 통해 AI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메모에서 "AI PC는 1980년대 후반 월드와이드웹(WWW)이 탄생한 이래 PC 업계에 가장 흥미로운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2%에 불과했던 AI PC가 2028년엔 전체 PC 출하량의 약 65%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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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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