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확률 아이템 조작" 공정위, 과징금 116억

세종=유재희 기자 기사 입력 2024.01.0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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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유재희 기자
김정기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유재희 기자

온라인 게임업체인 넥슨코리아(이하 넥슨)가 메이플스토리·버블파이터 게임 운영 시 판매한 확률형 아이템의 상품정보를 속였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적발됐다.

넥슨은 이용자들이 게임 속 캐릭터의 장비능력을 높이려는 심리를 이용, 유료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도 원하는 상품옵션이 나올 확률을 최소 0%까지 낮추고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3일 넥슨의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잠정)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넥슨은 누적 이용자수가 2300만명, 전국 PC방 점유율 2위에 달하는 게임 메이플스토리 운영과정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중요한 정보를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알렸다. 확률형 아이템의 주요 상품 정보가 '확률'인데 판매자가 관련 정보를 공지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린다면 소비자는 이를 인지할 수 없다는 게 공정위 입장이다.

넥슨은 2010년 5월부터 게임 내 자신의 캐릭터의 능력치를 높이고자 하는 유저들의 심리를 이용,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를 팔았다.

메이플스토리 캐릭터가 장착하는 장비의 능력은 '기본능력', '잠재능력'으로 구분되는데 큐브는 잠재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유료 아이템이다. 큐브를 사용하면 일정 확률로 잠재능력의 등급이 상승하고 이용자들이 원하는 상위(고사양) 옵션 출현이 가능하다.

큐브 상품은 출시 이후 이용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며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등 수익을 견인했다.

문제는 넥슨이 2010년 5월 큐브 상품을 도입할 땐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으로 설정했지만 같은해 9월부터는 유저들로부터 인기있는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을 변경했다는 점이다. 변경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또 2011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큐브 사용시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보보보·드드드·방방방 등 인기 옵션) 등을 아예 뽑을 수 없도록 확률을 바꿨다.

넥슨은 2013년 7월부터 장비의 최상위 등급인 '레전드리'를 만들고 해당 등급으로의 상승이 가능한 블랙큐브를 출시했다. 출시 당시 등급 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했다가 그 확률을 2013년 7월부터 12월까지 1.4%까지 낮추고 2016년 1월에는 1%로 내렸다.

확률 공개를 요구하는 트럭시위. / 자료= 공정위
확률 공개를 요구하는 트럭시위. / 자료= 공정위

이밖에 넥슨의 버블파이터 게임에서도 문제의 행위가 적발됐다.

넥슨은 게임 내 이벤트인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 매직바늘을 사용하면 언제나 골든 숫자카드가 나올 수 있도록 확률을 부여했다가 10차 이벤트부터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바늘을 5개 사용할 때까지는 골든 숫자카드 출현 확률을 0%로 설정했다.

해당 사건은 2021년 4월, 6월 공정위가 조사를 벌인 이후 약 3년만에 마무리되게 됐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번 조치는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의 주된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제공돼야 하는 중요 정보 기준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넥슨은 "이번 사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의무가 없었던 2016년 이전의 일로 현재 서비스와는 무관한 사안"이라면서 "공정위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살펴본 이후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 기자 사진 세종=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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