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이철 로우카본 대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보도블록이나 건축자재로 만들어 영구 격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
이철 로우카본 대표(52·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창업아이템을 찾고 있을 때 중국에서 환경국 공산당원을 우연히 만났는데 당시 북경의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했다. 이를 해결하는 사업이 의미 있다고 보고 12년간 연구개발(R&D) 및 실증을 통해 해당 기술을 확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6년 9월 전라남도 강진군에 설립된 로우카본은 국내 대표적인 기후테크(기후(Climate)+기술(Technology) 합성어) 기업이다. 누적투자유치금액이 약 700억원에 달하지만 주요 투자자는 대부분 엔젤투자자들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관심이 있는 동방 (2,285원 ▲10 +0.44%) 등 전략적 투자자(SI) 두 곳 외에 기관투자자는 단 한 곳도 없다.
로우카본이 보유한 핵심기술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영구격리시키는 '기후환경기술'과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과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대기환경기술(탈황)' 등 크게 두 가지다. 이와 관련 국내외 출원했거나 등록한 특허가 96건에 달한다.
로우카본의 핵심기술이 적용된 주요 상품은 △이산화탄소 포집흡수제 'KLC' △대기 중 탄소직접포집(DAC)설비 'ZERO C' △탄소포집활용설비 'CCUS' 등이다.
KLC는 상온·상압 환경에서 반응하는 액상형 이산화탄소 포집흡수제다. 포집과 동시에 탄산나트륨(Na2CO3) 또는 탄산칼슘(CaCO3)으로 전환되며 이산화탄소를 97.35% 저감해준다. 한국기계연구원 시험성적서에 따르면 선박엔진 가동 후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1.51%였는데 KLC 투입후 0.04%로 떨어졌다. 로우카본은 2020년 전남 강진 본사에 연 3만톤 규모의 KLC 생산공장을 완공해 가동 중이다.
KLC 기술을 적용해 공기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ZERO C는 인공숲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7.5mX3.5mX1.5m의 규모인데 연간 10.8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어서다.
이 대표는 "ZERO C 1대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이 30년생 소나무 100그루가 흡수하는 양과 똑같다"며 "소나무 100그루를 심으려면 약 3300㎡(1000평)의 땅과 30년의 기간이 필요한데 ZERO C는 1.5평으로 즉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스정류장, 흡연실, 산업단지 등에 ZERO C를 설치하면 인공숲을 조성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로우카본은 지난해 전남 강진군청과 동방 광양물류센터, 울산항만공사 등 전국 4곳에 ZERO C를 설치해 운영중이다.
ZERO C가 설치된 곳의 탄소 배출량과 저감된 수치를 정확하게 측정·보고·검증(MRV)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로우카본은 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이산화탄소 감축 ·제거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대기 환경 지표를 관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스마트폰으로도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면서 "동방 등 고객사에는 정량적 목표(탄소배출 저감)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매월 보고서를 제공해 ESG 실천을 돕고 있다"고 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건축자재로 만들어 영구 격리할 수 있다. 실제 로우카본은 CCUS를 통해 이산화탄소 포집 반응물을 콘크리트 등에 첨가하는 방식으로 보도블록 및 건축자재를 만들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의 압축강도(Mpa)는 17.3Mpa로 일반 콘크리트(16.5Mpa)보다 강하다. 로우카본에서 생산한 제품들은 조달청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로우카본의 기술력은 이미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천연가스(셰일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추출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CCUS 기술로 포집해 청정수소를 생산·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하루 10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청정수소 기지 구축을 위한 인허가를 받고 지난 6월 기공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청정수소 생산공장은 2026년 완공 예정이다.
생산된 청정수소는 미국 플로리다 주정부 산하 우주항공기관인 플로리다우주청(스페이스 플로리다)에 전량 공급할 예정이다. 플로리다에 있는 케네디우주센터에서는 로켓을 매년 65~70회 발사하는데 로켓원료를 수소원료로 대체한다는 목표다. 앞서 로우카본은 지난 4월 플로리다주와 플로리다 수소허브 구축을 위한 MOA(합의각서)를 체결했다. 특히 플로리다우주청은 케네디우주센터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기지에 ZERO C 1대를 공급해 시범운영한 후 확대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미국 플로리다 사업 MOA의 가치는 수조원에 달한다"며 "특히 나사 우주기지에 대형 DAC 사업을 전개하는 최초의 회사로서 전세계 최고의 기술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로우카본
- 사업분야친환경∙에너지
- 활용기술신재생∙에너지, 지속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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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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