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 업계에서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간 인수합병(M&A)은 빈번히 발생한다. 하지만 M&A 이후 양측간 첨예한 법적 분쟁을 겪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2021년 3월 레깅스 브랜드 '템플'을 인수한 앤드류앤드브라더스의 창업자와 템플의 창업자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소송전에 관한 이야기다.
앤드류앤드브라더스는 네이버 전략·혁신 과장과 일본 라인브로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에서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이승민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IT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주력하던 중 피트니스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미국에서의 의류 사업 전개를 위해 템플을 인수했다.
2018년 런칭한 템플은 산소 레깅스와 스파이럴 레깅스 등 연이은 히트 아이템을 탄생시킨 애슬레저 브랜드다. 현재 3만70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창업 교육 유튜버 '10억채널'로 활동 중인 송연주 전 대표가 설립했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표에게 사기 등으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 대표도 송 전 대표를 사기, 무고, 횡령,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함께 잘해보기로 손을 잡았던 두 사람이 어째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지 궁금증이 커진다.
매각 대금 '13.8억 vs 30억' 양측은 우선 매각 대금에서 인식차가 크다. 이 대표는 애크하이어(acqhire, 인수+고용) 형태로 템플을 13억8000만원에 인수하면서 송 전 대표가 만 3년 근무하면 15% 지분에 해당하는 주식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제시한 앤드류앤드브라더스의 기업가치가 100억원으로 책정돼 있었다며 15%의 지분(15억원)을 더해 총 매각대금이 약 30억원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기업가치 100억원이라는 송 전 대표의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각종 사내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사내이사 해임 절차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회계 장부를 열람하니 자신의 집 월세를 회삿돈으로 납부하는 등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송 전 대표는 주식을 줄 수 없는 이유를 지어내며 주식 증여를 하지 않은 채 자신을 해고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템플 매입 전부터 애슬레저 브랜드를 맡을 사람이 내정돼 있었고, 해당 인물의 입사 후 자신에 대한 해고가 급속도로 진행됐다고 했다.
지분을 전량 받기 전에는 템플 대표직이 유지될 것이라고 했던 이 대표가 지분을 넘겨받은 후 태도가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처음부터 회사를 싸게 사기 위해 접근했고 쉽게 해고가 가능한 등기이사로 취임시켜 일방적으로 해고했다고 봤다.
송 전 대표가 이 대표에게 제기한 형사 소송은 사기 혐의로 진행됐으나 지난해 8월 검찰에서 무혐의 판결이 나왔다. 민사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템플 매각가를 30억원으로 부풀리고 이를 교육 플랫폼에서 자신의 강의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송 전 대표가 그냥 퇴사하면 문제가 되니 대표인 자신과 싸움을 만들어 의도적으로 해고토록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템플 인수 직후 송 전 대표가 경쟁사 대표에게 연락해 자신이 '락업 조건 없이 회사를 매각했다'며 경쟁사에서 자신을 채용해줄 것을 제안했으며, 실제 사내이사 해임 직후 경쟁사로 이직했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템플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당초 회사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주식을 주지 않고 쫓아내기 위해 이 대표가 수를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결합 관련 계약서 놓고 서로 '부실 사인' 양측의 갈등은 기업결합을 위한 계약서를 놓고 서로 정확히 체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M&A 관련 서류들 중 '매각대금 먹튀'를 위해 3년 근속 조항이 담긴 부분에만 사인을 하지 않았으나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템플의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 법인 설립을 준비하던 이 대표가 세금 문제를 이유로 자신에게 계약서를 쪼개서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내용이 복잡했으나 함께 브랜드를 키워갈 것이기에 '모회사와 미국 법인의 합병이 끝나면 그때 주식을 증여한다'는 이 대표의 말만 믿고 주식 증여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았고, 미국 주식 증여가 이뤄지기 전 회사에서 해고됐다는 설명이다.
송 전 대표는 민사 소송 결과가 나오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형사 소송에서는 무혐의가 나왔지만, 민사는 형법상 범죄가 아니더라도 한쪽이 받을 수 있는 부분을 법원의 판결로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고소해 시간을 버는 동안 회사를 30억원에 매각한 성공적인 기업가 코스프레를 하며 교육 플랫폼에서 허위 사실로 영업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형사 고소와 함께 인수 계약 무효화 및 손해배상 청구 절차도 진행 중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2021년 3월 레깅스 브랜드 '템플'을 인수한 앤드류앤드브라더스의 창업자와 템플의 창업자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소송전에 관한 이야기다.
앤드류앤드브라더스는 네이버 전략·혁신 과장과 일본 라인브로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에서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이승민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IT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주력하던 중 피트니스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미국에서의 의류 사업 전개를 위해 템플을 인수했다.
2018년 런칭한 템플은 산소 레깅스와 스파이럴 레깅스 등 연이은 히트 아이템을 탄생시킨 애슬레저 브랜드다. 현재 3만70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창업 교육 유튜버 '10억채널'로 활동 중인 송연주 전 대표가 설립했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표에게 사기 등으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 대표도 송 전 대표를 사기, 무고, 횡령,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함께 잘해보기로 손을 잡았던 두 사람이 어째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지 궁금증이 커진다.
매각 대금 '13.8억 vs 30억' 양측은 우선 매각 대금에서 인식차가 크다. 이 대표는 애크하이어(acqhire, 인수+고용) 형태로 템플을 13억8000만원에 인수하면서 송 전 대표가 만 3년 근무하면 15% 지분에 해당하는 주식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제시한 앤드류앤드브라더스의 기업가치가 100억원으로 책정돼 있었다며 15%의 지분(15억원)을 더해 총 매각대금이 약 30억원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기업가치 100억원이라는 송 전 대표의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각종 사내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사내이사 해임 절차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회계 장부를 열람하니 자신의 집 월세를 회삿돈으로 납부하는 등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송 전 대표는 주식을 줄 수 없는 이유를 지어내며 주식 증여를 하지 않은 채 자신을 해고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템플 매입 전부터 애슬레저 브랜드를 맡을 사람이 내정돼 있었고, 해당 인물의 입사 후 자신에 대한 해고가 급속도로 진행됐다고 했다.
지분을 전량 받기 전에는 템플 대표직이 유지될 것이라고 했던 이 대표가 지분을 넘겨받은 후 태도가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처음부터 회사를 싸게 사기 위해 접근했고 쉽게 해고가 가능한 등기이사로 취임시켜 일방적으로 해고했다고 봤다.
송 전 대표가 이 대표에게 제기한 형사 소송은 사기 혐의로 진행됐으나 지난해 8월 검찰에서 무혐의 판결이 나왔다. 민사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템플 매각가를 30억원으로 부풀리고 이를 교육 플랫폼에서 자신의 강의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송 전 대표가 그냥 퇴사하면 문제가 되니 대표인 자신과 싸움을 만들어 의도적으로 해고토록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템플 인수 직후 송 전 대표가 경쟁사 대표에게 연락해 자신이 '락업 조건 없이 회사를 매각했다'며 경쟁사에서 자신을 채용해줄 것을 제안했으며, 실제 사내이사 해임 직후 경쟁사로 이직했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템플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당초 회사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주식을 주지 않고 쫓아내기 위해 이 대표가 수를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결합 관련 계약서 놓고 서로 '부실 사인' 양측의 갈등은 기업결합을 위한 계약서를 놓고 서로 정확히 체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M&A 관련 서류들 중 '매각대금 먹튀'를 위해 3년 근속 조항이 담긴 부분에만 사인을 하지 않았으나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템플의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 법인 설립을 준비하던 이 대표가 세금 문제를 이유로 자신에게 계약서를 쪼개서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내용이 복잡했으나 함께 브랜드를 키워갈 것이기에 '모회사와 미국 법인의 합병이 끝나면 그때 주식을 증여한다'는 이 대표의 말만 믿고 주식 증여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았고, 미국 주식 증여가 이뤄지기 전 회사에서 해고됐다는 설명이다.
송 전 대표는 민사 소송 결과가 나오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형사 소송에서는 무혐의가 나왔지만, 민사는 형법상 범죄가 아니더라도 한쪽이 받을 수 있는 부분을 법원의 판결로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고소해 시간을 버는 동안 회사를 30억원에 매각한 성공적인 기업가 코스프레를 하며 교육 플랫폼에서 허위 사실로 영업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형사 고소와 함께 인수 계약 무효화 및 손해배상 청구 절차도 진행 중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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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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