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글로컬 유니콘 키우자-제주도편] 그린수소·UAM 가동 준비
제주도가 '그린수소' 거점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그린수소 생산에서부터 실제 사용까지 이어지는 그린수소 실증사업이 올 상반기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국내 최초 그린수소 상용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18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구좌읍 행원리에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실증단지와 인근 조천읍 함덕리에 구축한 국내 1호 충전소가 빠르면 상반기 중 첫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자가 방문한 3.3MW의 그린수소 실증단지는 지난 12일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최종 안전검사를 받았다. 안전검사를 통과하면 그린수소 생산이 가능해진다.
그린수소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 수소다. 타지역에서 생산하는 그레이수소, 블루수소가 탄소를 발생시키는 반면 제주도에서 국내 처음 생산하게 될 그린수소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제로에 가까워 1등급 청정수소로도 불린다.
풍력발전과 그린수소, 청정에너지 찰떡궁합 제주도의 그린수소 생산단지 1호인 실증단지는 만장굴과 비자림을 품고 있는 구좌읍 행원리에 있다. 이곳은 1998년 국내 최초 풍력 발전 상업화에 성공한 행원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곳이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비율 전국 1위인 제주도는 매년 발전비율이 상승해 2022년 평균 19.1%를 기록했다. 문제는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넘쳐 강제중단될 때가 많다는 것이다.
김태군 제주도청 미래성장과 수소경제팀 팀장은 "제주는 봄과 가을에 바람과 햇빛이 많아 신재생 에너지 발전비율이 70%까지 높아진다. 하지만 봄, 가을에는 에너지 소비가 적다보니 출력 제한비율도 30~40%까지 높아져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손실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력 제한이란 한국전력이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을 위해 전력 공급량이 넘칠 때 재생에너지의 발전을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제주에서는 3~4월 재생에너지 생산력이 가장 높다.
김 팀장은 "제주에서 풍력 출력제어 횟수는 2016년 6회(252MWh)에서 지난해 104회(2만5634MWh)로 폭증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사용처 개발이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제주도가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그린수소 생산에 적극 나선 이유다. 재생에너지 생산력이 좋은 봄과 가을에 전력 소비는 오히려 적은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어서다. 김 팀장은 "장기 저장이 어려운 재생에너지를 고정식 탱크에 대규모 저장이 가능한 수소를 생산하는데 사용하면 출력제한 우려없이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계속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수소 1호 생산단지에는 현재 수전해 설비를 갖춘 3개의 컨테이너가 설치됐다. 1MW 알카라인 방식 수전해 설비 2대와 0.3MW 규모의 고분자 전해질막(PEM) 방식의 수전해 설비다. 7~8월쯤 1MW PEM 방식 수전해 설비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하루 최대 케파(생산능력)는 총 1.2톤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초기에는 하루 300㎏ 정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수소버스 12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라며 "수소버스 수요에 맞춰 생산력을 단계별로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안전검사를 통과하면 5월말까지 2주간 시운전을 통해 그린수소의 순도를 측정한다. 최종 통과되면 그린수소 판매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후 실제 생산능력과 경제성 분석을 통해 적절한 생산단가와 판매단가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생산한 그린수소는 실린더에 나눠 담은 후 튜브트레일러 3대를 이용해 함덕리 충전소로 옮긴다. 제주도는 재생에너지를 이렇게 저장가능한 그린수소로 전환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수소차 첫 운행지 함덕리…공해 민원도 해결 함덕리 그린수소 충전소는 실증단지에서 승용차로 25분 거리에 있다. 튜브트레일러는 1대당 200㎏의 수소를 운반할 수 있다. 버스 8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충전소에는 디스펜서가 2대 설치돼 버스 2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LPG 충전소와 비슷한 형태다. 충전방식도 비슷하다. 대당 충전시간은 15분 내외로, 1시간이면 최대 버스 8대를 충전할 수 있다.
오상현 한국가스기술공사 과장은 "수소버스는 1회 25㎏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어 하루 1번만 충전해도 된다. 충전시간도 15분정도면 충분하다"며 "전기버스가 1회 1시간 충전해서 200㎞를 이동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전소 옆 사무실에서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다.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영하 40도를 유지하도록 돼 있는데 온도나 압력에 변화가 발생하면 자동감지하고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수소버스 9대를 도입했다. 그린수소가 생산되면 충전소가 있는 함덕리 버스 회차지에서 수목원을 오가는 노선을 운행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11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어서 내년에는 20대가 운행된다. 수소버스는 2025년까지 100대, 2030년까지 3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1800여대의 민간 관광 전세버스도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사업을 2024년부터 추진한다. 쓰레기 수거차, 미세먼지 흡입차도 8년이상된 차량부터 수소차량으로 교체해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그린수소 트램 도입도 추진한다.
제주도는 구좌읍 환경자원순환센터 인근에 그린수소 생산과 충전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12.5MW 규모의 그린수소 2호 생산단지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선 200여대의 청소차에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충전소가 마련된다. 올해말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초 준공하고 2026년 3월부터 그린수소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3호 충전소는 서귀포 혁신도시 등에 마련된다. 이후 2030년까지 거점별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탄소제로' 위해 수소 관련 스타트업도 육성 제주도는 모빌리티에서 시작한 청정에너지 전환을 1차 산업, 관광서비스업 등으로 확대해 나가며 그린수소 기반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산업을 빠르게 혁신하는 스타트업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탄소배출권 거래 인증 플랫폼을 운영하는 그리너리의 황유식 대표는 "유럽 수출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은 필수가 되고 있다"며 "그린수소를 활용한 운송회사나 렌트카 업체는 물론 그린수소 에너지를 활용한 산업 모두 탄소배출 저감에 대한 크레딧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수소 관련 사업화를 추진하는 스타트업에게 이미 최적지로 꼽힌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할 뿐 아니라 수소 기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사업화를 위한 인프라와 투자 지원을 받기 수월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도 용인에서 청록수소 생산 시스템을 개발하는 제로시스의 노용규 대표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는 흑돼지, 말 등의 가축분뇨나 귤껍질 등의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뽑아내 그린수소를 생산하려고 제주도와 협의중이다.
노 대표는 "메탄에서 수소를 생산하는데도 전기를 써야하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저렴한 제주에서 하는게 유리하다"며 "특히 제주는 탄소제로를 지향하기 때문에 바이오가스에 필요한 분뇨와 귤껍질 등의 원재료를 수급하기 수월할 것으로 생각해 제주도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정환 엔클라이언 대표도 제주대학에서 천연가스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연구를 해오다 올 3월 창업했다.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돼 6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으며, 앞으로 바이오가스에서 메탄을 뽑아내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주도청이 추진하는 수소경제 육성과정에 스타트업이 큰 관심을 갖고 사업 기회로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제주도는 기업이 그린수소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최적지로, 제주에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사업화와 기술실증(PoC)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85분 거리 15분만에 도착...아까운 시간 날리지 않게 'J-UAM' 뜬다
#박재홍씨(37)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제주도를 찾았다. 제주국제공항에 내린 그는 렌터카 센터 대신 공항 내 UAM(도심항공교통) 이착륙장을 찾았다. 가족과 함께 올라탄 UAM은 순식간에 하늘로 떠올랐다. 제주 푸른 바다와 한라산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감탄할 새도 없이 UAM은 목적지인 성산포항에 금세 도착했다. 차로 왔으면 80분 걸릴 곳을 15분만에 도착했다.
영화 속 얘기 같은 일이 제주에서 일어난다. 제주도청은 2025년까지 '제주형 UAM'(J-UAM) 상용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UAM 산업 전후방에 필요한 eVTOL(추진체), 배터리,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이 집약된 공항 복합도시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K-UAM 컨소시엄 MOU…"2025년 관광형 UAM 띄운다" 제주도청이 UAM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19년 국토교통부·항공안전기술원이 주관하는 '규제샌드박스 드론 실증도시'로 선정되면서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드론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J-UAM 사업이 도출됐다"며 "K-UAM 그랜드챌린지에 발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UAM 그랜드챌린지는 국토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2025년 UAM 상용화 지원을 위해 기획됐다. 모빌리티, 이동통신, 건설 등 각 분야 기업으로 구성된 총 7개 컨소시엄이 올해 8월부터 내년 12월까지 고흥군에서 1단계 실증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1단계를 통과한 컨소시엄들은 수도권 도심을 중심으로 2단계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제주도청은 지난해 9월 'K-UAM 드림팀 컨소시엄'(한국항공항공사·한화시스템·SK텔레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재 컨소시엄과 매월 실무회의를 진행하며, J-UAM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민관군으로 구성된 UAM 유관기관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제주도청의 목표는 2025년 관광형 J-UAM을 띄우는 일이다. 제주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제주 해안가와 주요 관광지, 마라도, 가파도, 우도, 추자도 등 부속섬을 잇는 노선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제주도청과 컨소시엄을 맺고 있는 한화시스템은 미국 UAM 업체 오버에어와 '버터플라이'를 공동 제작 중이다. 현재 실제 크기의 무인 시제기를 제작 중이다. 올해 말 시제기 제작 완료 후 지상 시험을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무인 비행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관광 특화 J-UAM, 상용화 초기 비싼 운임장벽 넘는다 전문가들은 제주가 UAM 상용화에 최적화된 지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UAM 상용화 초기 비싼 운임을 보완할 수 있는 관광 콘텐츠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호상 한서대학교 항공융합대학원장은 "서울시에서 발표한 UAM 상용화 계획을 보면 김포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여의도, 잠실, 사당 등 거점별 버티포트(UAM 이착륙장)을 구축해 이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그러나 제주는 단순히 이동 이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해안선을 따라 제주 바다의 다양한 모습과 한라산의 사계절 변화를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생소한 항공관광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정규 한화시스템 부장 역시 "시범서비스 지역으로 제주를 선택한 건 제주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관광자원 때문"이라며 "특히 제주공항과 기 보유한 관제 인프라를 활용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관광서비스에 이어 교통서비스까지 사업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장 필요한 건 속도감 있는 상용화…전후방 산업 기대" J-UAM 상용화가 당장 국내 스타트업에게 기회를 가져다 주긴 어려워 보인다. 국내 UAM 실증 대상 기업이 K-UAM 그랜드챌린지 참여 컨소시엄이 한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터리, 관제 시스템, AI 자율주행 등 UAM 산업 전후방 분야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드론시스템(버티포트) △플라나(기체·운항) △로비고스(교통관리) △파인브이티(교통관리) 등의 스타트업은 이미 K-UAM 그랜드챌린지에 참여 중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UAM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제 걸음마를 막 시작한 단계로 당장 창업을 기대하긴 어렵다. 현재는 빠르게 실증을 마치고 상용화에 나서는 게 중요한 단계"라며 "J-UAM이 본격 시행돼 관련 생태계가 형성되면 자연스레 창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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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구좌읍 행원리에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실증단지와 인근 조천읍 함덕리에 구축한 국내 1호 충전소가 빠르면 상반기 중 첫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자가 방문한 3.3MW의 그린수소 실증단지는 지난 12일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최종 안전검사를 받았다. 안전검사를 통과하면 그린수소 생산이 가능해진다.
그린수소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 수소다. 타지역에서 생산하는 그레이수소, 블루수소가 탄소를 발생시키는 반면 제주도에서 국내 처음 생산하게 될 그린수소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제로에 가까워 1등급 청정수소로도 불린다.
풍력발전과 그린수소, 청정에너지 찰떡궁합 제주도의 그린수소 생산단지 1호인 실증단지는 만장굴과 비자림을 품고 있는 구좌읍 행원리에 있다. 이곳은 1998년 국내 최초 풍력 발전 상업화에 성공한 행원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곳이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비율 전국 1위인 제주도는 매년 발전비율이 상승해 2022년 평균 19.1%를 기록했다. 문제는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넘쳐 강제중단될 때가 많다는 것이다.
김태군 제주도청 미래성장과 수소경제팀 팀장은 "제주는 봄과 가을에 바람과 햇빛이 많아 신재생 에너지 발전비율이 70%까지 높아진다. 하지만 봄, 가을에는 에너지 소비가 적다보니 출력 제한비율도 30~40%까지 높아져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손실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력 제한이란 한국전력이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을 위해 전력 공급량이 넘칠 때 재생에너지의 발전을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제주에서는 3~4월 재생에너지 생산력이 가장 높다.
김 팀장은 "제주에서 풍력 출력제어 횟수는 2016년 6회(252MWh)에서 지난해 104회(2만5634MWh)로 폭증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사용처 개발이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제주도가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그린수소 생산에 적극 나선 이유다. 재생에너지 생산력이 좋은 봄과 가을에 전력 소비는 오히려 적은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어서다. 김 팀장은 "장기 저장이 어려운 재생에너지를 고정식 탱크에 대규모 저장이 가능한 수소를 생산하는데 사용하면 출력제한 우려없이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계속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수소 1호 생산단지에는 현재 수전해 설비를 갖춘 3개의 컨테이너가 설치됐다. 1MW 알카라인 방식 수전해 설비 2대와 0.3MW 규모의 고분자 전해질막(PEM) 방식의 수전해 설비다. 7~8월쯤 1MW PEM 방식 수전해 설비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하루 최대 케파(생산능력)는 총 1.2톤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초기에는 하루 300㎏ 정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수소버스 12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라며 "수소버스 수요에 맞춰 생산력을 단계별로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안전검사를 통과하면 5월말까지 2주간 시운전을 통해 그린수소의 순도를 측정한다. 최종 통과되면 그린수소 판매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후 실제 생산능력과 경제성 분석을 통해 적절한 생산단가와 판매단가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생산한 그린수소는 실린더에 나눠 담은 후 튜브트레일러 3대를 이용해 함덕리 충전소로 옮긴다. 제주도는 재생에너지를 이렇게 저장가능한 그린수소로 전환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수소차 첫 운행지 함덕리…공해 민원도 해결 함덕리 그린수소 충전소는 실증단지에서 승용차로 25분 거리에 있다. 튜브트레일러는 1대당 200㎏의 수소를 운반할 수 있다. 버스 8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충전소에는 디스펜서가 2대 설치돼 버스 2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LPG 충전소와 비슷한 형태다. 충전방식도 비슷하다. 대당 충전시간은 15분 내외로, 1시간이면 최대 버스 8대를 충전할 수 있다.
오상현 한국가스기술공사 과장은 "수소버스는 1회 25㎏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어 하루 1번만 충전해도 된다. 충전시간도 15분정도면 충분하다"며 "전기버스가 1회 1시간 충전해서 200㎞를 이동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전소 옆 사무실에서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다.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영하 40도를 유지하도록 돼 있는데 온도나 압력에 변화가 발생하면 자동감지하고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수소버스 9대를 도입했다. 그린수소가 생산되면 충전소가 있는 함덕리 버스 회차지에서 수목원을 오가는 노선을 운행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11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어서 내년에는 20대가 운행된다. 수소버스는 2025년까지 100대, 2030년까지 3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1800여대의 민간 관광 전세버스도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사업을 2024년부터 추진한다. 쓰레기 수거차, 미세먼지 흡입차도 8년이상된 차량부터 수소차량으로 교체해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그린수소 트램 도입도 추진한다.
제주도는 구좌읍 환경자원순환센터 인근에 그린수소 생산과 충전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12.5MW 규모의 그린수소 2호 생산단지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선 200여대의 청소차에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충전소가 마련된다. 올해말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초 준공하고 2026년 3월부터 그린수소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3호 충전소는 서귀포 혁신도시 등에 마련된다. 이후 2030년까지 거점별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탄소제로' 위해 수소 관련 스타트업도 육성 제주도는 모빌리티에서 시작한 청정에너지 전환을 1차 산업, 관광서비스업 등으로 확대해 나가며 그린수소 기반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산업을 빠르게 혁신하는 스타트업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탄소배출권 거래 인증 플랫폼을 운영하는 그리너리의 황유식 대표는 "유럽 수출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은 필수가 되고 있다"며 "그린수소를 활용한 운송회사나 렌트카 업체는 물론 그린수소 에너지를 활용한 산업 모두 탄소배출 저감에 대한 크레딧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수소 관련 사업화를 추진하는 스타트업에게 이미 최적지로 꼽힌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할 뿐 아니라 수소 기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사업화를 위한 인프라와 투자 지원을 받기 수월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도 용인에서 청록수소 생산 시스템을 개발하는 제로시스의 노용규 대표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는 흑돼지, 말 등의 가축분뇨나 귤껍질 등의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뽑아내 그린수소를 생산하려고 제주도와 협의중이다.
노 대표는 "메탄에서 수소를 생산하는데도 전기를 써야하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저렴한 제주에서 하는게 유리하다"며 "특히 제주는 탄소제로를 지향하기 때문에 바이오가스에 필요한 분뇨와 귤껍질 등의 원재료를 수급하기 수월할 것으로 생각해 제주도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정환 엔클라이언 대표도 제주대학에서 천연가스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연구를 해오다 올 3월 창업했다.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돼 6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으며, 앞으로 바이오가스에서 메탄을 뽑아내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주도청이 추진하는 수소경제 육성과정에 스타트업이 큰 관심을 갖고 사업 기회로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제주도는 기업이 그린수소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최적지로, 제주에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사업화와 기술실증(PoC)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85분 거리 15분만에 도착...아까운 시간 날리지 않게 'J-UAM' 뜬다
#박재홍씨(37)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제주도를 찾았다. 제주국제공항에 내린 그는 렌터카 센터 대신 공항 내 UAM(도심항공교통) 이착륙장을 찾았다. 가족과 함께 올라탄 UAM은 순식간에 하늘로 떠올랐다. 제주 푸른 바다와 한라산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감탄할 새도 없이 UAM은 목적지인 성산포항에 금세 도착했다. 차로 왔으면 80분 걸릴 곳을 15분만에 도착했다.
영화 속 얘기 같은 일이 제주에서 일어난다. 제주도청은 2025년까지 '제주형 UAM'(J-UAM) 상용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UAM 산업 전후방에 필요한 eVTOL(추진체), 배터리,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이 집약된 공항 복합도시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K-UAM 컨소시엄 MOU…"2025년 관광형 UAM 띄운다" 제주도청이 UAM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19년 국토교통부·항공안전기술원이 주관하는 '규제샌드박스 드론 실증도시'로 선정되면서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드론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J-UAM 사업이 도출됐다"며 "K-UAM 그랜드챌린지에 발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UAM 그랜드챌린지는 국토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2025년 UAM 상용화 지원을 위해 기획됐다. 모빌리티, 이동통신, 건설 등 각 분야 기업으로 구성된 총 7개 컨소시엄이 올해 8월부터 내년 12월까지 고흥군에서 1단계 실증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1단계를 통과한 컨소시엄들은 수도권 도심을 중심으로 2단계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제주도청은 지난해 9월 'K-UAM 드림팀 컨소시엄'(한국항공항공사·한화시스템·SK텔레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재 컨소시엄과 매월 실무회의를 진행하며, J-UAM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민관군으로 구성된 UAM 유관기관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제주도청의 목표는 2025년 관광형 J-UAM을 띄우는 일이다. 제주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제주 해안가와 주요 관광지, 마라도, 가파도, 우도, 추자도 등 부속섬을 잇는 노선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제주도청과 컨소시엄을 맺고 있는 한화시스템은 미국 UAM 업체 오버에어와 '버터플라이'를 공동 제작 중이다. 현재 실제 크기의 무인 시제기를 제작 중이다. 올해 말 시제기 제작 완료 후 지상 시험을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무인 비행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관광 특화 J-UAM, 상용화 초기 비싼 운임장벽 넘는다 전문가들은 제주가 UAM 상용화에 최적화된 지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UAM 상용화 초기 비싼 운임을 보완할 수 있는 관광 콘텐츠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호상 한서대학교 항공융합대학원장은 "서울시에서 발표한 UAM 상용화 계획을 보면 김포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여의도, 잠실, 사당 등 거점별 버티포트(UAM 이착륙장)을 구축해 이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그러나 제주는 단순히 이동 이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해안선을 따라 제주 바다의 다양한 모습과 한라산의 사계절 변화를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생소한 항공관광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정규 한화시스템 부장 역시 "시범서비스 지역으로 제주를 선택한 건 제주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관광자원 때문"이라며 "특히 제주공항과 기 보유한 관제 인프라를 활용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관광서비스에 이어 교통서비스까지 사업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장 필요한 건 속도감 있는 상용화…전후방 산업 기대" J-UAM 상용화가 당장 국내 스타트업에게 기회를 가져다 주긴 어려워 보인다. 국내 UAM 실증 대상 기업이 K-UAM 그랜드챌린지 참여 컨소시엄이 한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터리, 관제 시스템, AI 자율주행 등 UAM 산업 전후방 분야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드론시스템(버티포트) △플라나(기체·운항) △로비고스(교통관리) △파인브이티(교통관리) 등의 스타트업은 이미 K-UAM 그랜드챌린지에 참여 중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UAM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제 걸음마를 막 시작한 단계로 당장 창업을 기대하긴 어렵다. 현재는 빠르게 실증을 마치고 상용화에 나서는 게 중요한 단계"라며 "J-UAM이 본격 시행돼 관련 생태계가 형성되면 자연스레 창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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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제주=김유경 기자
- 기자 사진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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