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 인터뷰
#서빙로봇이 국내 식당에서 처음 고용된 건 서울이 아닌 강원도 속초였다. 3대 속초 물회 맛집으로 유명한 봉포머구리집이다. 봉포머구리집 대표는 2019년 2월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서빙로봇 '푸두봇'을 보자마자 푹 빠졌다. 국물을 흘리지 않고 운반해주는 건 물론 일이 힘들다고 예고없이 그만둘 일도 없어서다.
국내 처음 서빙로봇 상용화에 성공한 브이디컴퍼니의 함판식 대표(50·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봉포머구리집은 홀서빙 인력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중앙아시아 사람들까지 고용했지만 언어소통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서빙로봇을 알고난 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매출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식당에서 아직 일을 해본 적 없던 '초짜' 푸두봇은 2019년 5월부터 봉포머구리집에서 약 4개월간 수습기간(테스트)을 거친 후 9월부터 4대가 정사원으로 채용됐다. 직원을 도와 0.7명의 몫을 해내는 것을 확인한 봉포머구리집은 이듬해 5월과 6월 각각 4대와 3대를 추가로 도입해 지금은 총 11대를 운영한다. 푸두봇은 여기서 친절사원 1위로 뽑힐 정도로 고객들에게도 인기다.
국내 서빙로봇 1위 기업…전국 2000여곳에 3000여대 공급
2019년 1월 설립된 브이디컴퍼니는 국내 서빙로봇 1위 기업이다. 봉포머구리집을 비롯해 애슐리퀸즈, 자연별곡, 쿠우쿠우, 이비가짬뽕, 명동교자 등 서빙로봇을 론칭한지 4년만에 전국 식당 2000여곳에 3000여개의 서빙로봇을 공급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 메리고키친에서 처음 선보인 서빙로봇도 봉포머구리집에 이어 브이디컴퍼니가 두번째로 공급한 푸두봇이다.
푸두봇은 브이디컴퍼니가 개발한 건 아니다. 홍콩 과기대 출신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에서 개발했다. 하지만 브이디컴퍼니가 국물이 많고 반찬 가지수가 많은 음식을 서빙해야 하는 특성을 반영한 서스펜션 기술 등의 아이디어들을 제안하고 국내 식당에 최적화해 도입하면서 국내 독점판매권도 확보했다.
브이디컴퍼니는 '푸두봇' 외에 사람 친화적인 프리미엄급의 '벨라봇', 대용량 퇴식로봇인 '홀라봇', 스마트 안내로봇인 '케티봇' 등 업그레이드된 기능의 신규 로봇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 선보인 케티봇은 영업 담당이다. 모니터가 18.5인치로 크고 음성으로 설명도 가능하다. 함 대표는 "작년 여름에 케티봇이 맥주 판촉을 했다. 모니터에는 공유가 맥주를 마시는 광고영상이 나오고 쟁반에는 해당 맥주를 싣고 다니면서 판매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추가로 태블릿 메뉴판, 호출벨, 도착 알림 등 식당에서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서빙로봇에 연동한 '서빙로봇2.0'을 지난해 선보였다. 함 대표는 "서빙로봇과 연동할 수 있는 태블릿 메뉴판 '브이디메뉴'와 식당 자동화 솔루션 '브이디 솔루션' 등을 출시해 식당의 자동화·무인화 시스템을 구현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푸두봇에 반해…유통기반 서빙로봇 회사 창업
함 대표는 무역을 전공했다. 유통회사, 무역회사를 거쳐 화장품 회사에서 18년간 일하다가 사모펀드에 인수될 때 퇴사했다. 당시 화장품 매장들은 직원관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지인들이 개업한 식당 역시 직원 관리 고민이 컸다. 자동화하면 좋겠다는 생각과 사업 아이템을 찾던 차에 만난게 푸두봇이었다.
"푸두봇을 보고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푸두봇을 개발한 젊은 친구들이 홍콩 과기대 출신이라 빠르고 소통도 잘됐거든요. 그런데 제가 문과 출신이라 로봇을 잘 몰라서 그랬지, 알았다면 안했을 겁니다. 도입하는 과정이 쉽지 않더라고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서빙로봇은 가전제품이 아니다. 장애물과 부딪히지 않고 자율주행을 하도록 환경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사람을 피하다가 국물 음식이 쏟아져서도 안된다. 설치할 때 컨설팅이 필요하고 설치 후에도 사후서비스(A/S)가 필요한 이유다.
함 대표는 "로봇이 다닐 길을 확보해주고 서빙 후 음식을 손님이 직접 내리게 할지 직원이 내려줄지, 자동문을 통과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환경에 따라 프로그램을 바꿔 설치해 줘야 한다"며 "초기 푸두봇을 국내에 맞게 최적화하는데만 1년여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비가짬뽕 인건비 절감...고깃집 매출 10배 증가도 서빙로봇이 단기간에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건 외식업계에서의 수요가 커서다. 전국에 13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한 이비가짬뽕의 경우 가맹점의 절반이 서빙로봇을 이용한다. 함 대표는 "이비가짬뽕에 따르면 월 300만원에도 홀서빙 인력을 구하기 힘들었는데 월 130만원 수준에 서빙로봇 두대를 이용할 수 있어 아르바이트 한명의 인건비를 절감했다"면서 "무엇보다 서빙로봇은 갑자기 일을 그만두는 일이 없다는 걸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기 위해 이용하는 곳도 있다. 칼국수 4그릇을 한 쟁반에 담아 옮겨야 하는 명동교자가 대표적이다. 함 대표는 "명동교자는 매장이 비좁아 서빙로봇 이용이 어렵다고 했는데도 손목에 붕대를 감고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해서 2대를 먼저 공급했다"며 "그런데 한달 후 3대를 추가로 요청했다. 직원수는 줄지 않았다. 대신 일을 그만두는 직원이 줄었다"고 했다.
하루 매출이 80만원 수준이던 고깃집에서는 서빙로봇 4대 도입 후 매출이 800만원으로 10배 급증했다. 서빙은 로봇이 해주고 직원들은 고기를 구워주는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리로봇 출시 예정…식당 자동화솔루션 수출도 추진
브이디컴퍼니는 최근 자회사 '식당을 구했다'를 설립하고 본사가 있는 건물에 프랜차이즈 식당 '1992 덮밥&짜글이'를 오픈했다. 테스트베드로 서빙로봇을 포함한 자동화 솔루션을 현장에서 직접 운영해보면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다. 자동화화 솔루션을 보여줄 수 있는 쇼룸 역할도 한다.
함 대표는 "'1992 덮밥&짜글이'는 원래 배달전문 브랜드인데 본사에서 1호점을 내고 우리가 2호점을 제안해서 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한 식당으로 선보였다"며 "향후 개점하는 모든 가맹점에 우리 솔루션을 적용하고 나아가 작은 프랜차이즈를 인수해 통째로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브이디컴퍼니는 상반기에 후진이 가능한 푸두봇2를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요리로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빙 직원 구하기도 힙들지만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을 구하는 것은 더 힘들다는 걸 매장을 열면서 확인했다. 레시피를 입력하고 식자재만 넣어주면 음식이 나오는 요리로봇을 '1992 덮밥&짜글이'에서 테스트중이다.
함 대표는 "중국에서는 서비스로봇 시장이 과당경쟁으로 도태됐다"면서 "국내는 지금 초기인만큼 업계가 함께 시장을 키우는 전략으로 협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에서는 오해없이 잘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을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국내 처음 서빙로봇 상용화에 성공한 브이디컴퍼니의 함판식 대표(50·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봉포머구리집은 홀서빙 인력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중앙아시아 사람들까지 고용했지만 언어소통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서빙로봇을 알고난 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매출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식당에서 아직 일을 해본 적 없던 '초짜' 푸두봇은 2019년 5월부터 봉포머구리집에서 약 4개월간 수습기간(테스트)을 거친 후 9월부터 4대가 정사원으로 채용됐다. 직원을 도와 0.7명의 몫을 해내는 것을 확인한 봉포머구리집은 이듬해 5월과 6월 각각 4대와 3대를 추가로 도입해 지금은 총 11대를 운영한다. 푸두봇은 여기서 친절사원 1위로 뽑힐 정도로 고객들에게도 인기다.
국내 서빙로봇 1위 기업…전국 2000여곳에 3000여대 공급
2019년 1월 설립된 브이디컴퍼니는 국내 서빙로봇 1위 기업이다. 봉포머구리집을 비롯해 애슐리퀸즈, 자연별곡, 쿠우쿠우, 이비가짬뽕, 명동교자 등 서빙로봇을 론칭한지 4년만에 전국 식당 2000여곳에 3000여개의 서빙로봇을 공급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 메리고키친에서 처음 선보인 서빙로봇도 봉포머구리집에 이어 브이디컴퍼니가 두번째로 공급한 푸두봇이다.
푸두봇은 브이디컴퍼니가 개발한 건 아니다. 홍콩 과기대 출신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에서 개발했다. 하지만 브이디컴퍼니가 국물이 많고 반찬 가지수가 많은 음식을 서빙해야 하는 특성을 반영한 서스펜션 기술 등의 아이디어들을 제안하고 국내 식당에 최적화해 도입하면서 국내 독점판매권도 확보했다.
브이디컴퍼니는 '푸두봇' 외에 사람 친화적인 프리미엄급의 '벨라봇', 대용량 퇴식로봇인 '홀라봇', 스마트 안내로봇인 '케티봇' 등 업그레이드된 기능의 신규 로봇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 선보인 케티봇은 영업 담당이다. 모니터가 18.5인치로 크고 음성으로 설명도 가능하다. 함 대표는 "작년 여름에 케티봇이 맥주 판촉을 했다. 모니터에는 공유가 맥주를 마시는 광고영상이 나오고 쟁반에는 해당 맥주를 싣고 다니면서 판매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추가로 태블릿 메뉴판, 호출벨, 도착 알림 등 식당에서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서빙로봇에 연동한 '서빙로봇2.0'을 지난해 선보였다. 함 대표는 "서빙로봇과 연동할 수 있는 태블릿 메뉴판 '브이디메뉴'와 식당 자동화 솔루션 '브이디 솔루션' 등을 출시해 식당의 자동화·무인화 시스템을 구현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푸두봇에 반해…유통기반 서빙로봇 회사 창업
함 대표는 무역을 전공했다. 유통회사, 무역회사를 거쳐 화장품 회사에서 18년간 일하다가 사모펀드에 인수될 때 퇴사했다. 당시 화장품 매장들은 직원관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지인들이 개업한 식당 역시 직원 관리 고민이 컸다. 자동화하면 좋겠다는 생각과 사업 아이템을 찾던 차에 만난게 푸두봇이었다.
"푸두봇을 보고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푸두봇을 개발한 젊은 친구들이 홍콩 과기대 출신이라 빠르고 소통도 잘됐거든요. 그런데 제가 문과 출신이라 로봇을 잘 몰라서 그랬지, 알았다면 안했을 겁니다. 도입하는 과정이 쉽지 않더라고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서빙로봇은 가전제품이 아니다. 장애물과 부딪히지 않고 자율주행을 하도록 환경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사람을 피하다가 국물 음식이 쏟아져서도 안된다. 설치할 때 컨설팅이 필요하고 설치 후에도 사후서비스(A/S)가 필요한 이유다.
함 대표는 "로봇이 다닐 길을 확보해주고 서빙 후 음식을 손님이 직접 내리게 할지 직원이 내려줄지, 자동문을 통과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환경에 따라 프로그램을 바꿔 설치해 줘야 한다"며 "초기 푸두봇을 국내에 맞게 최적화하는데만 1년여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비가짬뽕 인건비 절감...고깃집 매출 10배 증가도 서빙로봇이 단기간에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건 외식업계에서의 수요가 커서다. 전국에 13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한 이비가짬뽕의 경우 가맹점의 절반이 서빙로봇을 이용한다. 함 대표는 "이비가짬뽕에 따르면 월 300만원에도 홀서빙 인력을 구하기 힘들었는데 월 130만원 수준에 서빙로봇 두대를 이용할 수 있어 아르바이트 한명의 인건비를 절감했다"면서 "무엇보다 서빙로봇은 갑자기 일을 그만두는 일이 없다는 걸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기 위해 이용하는 곳도 있다. 칼국수 4그릇을 한 쟁반에 담아 옮겨야 하는 명동교자가 대표적이다. 함 대표는 "명동교자는 매장이 비좁아 서빙로봇 이용이 어렵다고 했는데도 손목에 붕대를 감고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해서 2대를 먼저 공급했다"며 "그런데 한달 후 3대를 추가로 요청했다. 직원수는 줄지 않았다. 대신 일을 그만두는 직원이 줄었다"고 했다.
하루 매출이 80만원 수준이던 고깃집에서는 서빙로봇 4대 도입 후 매출이 800만원으로 10배 급증했다. 서빙은 로봇이 해주고 직원들은 고기를 구워주는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리로봇 출시 예정…식당 자동화솔루션 수출도 추진
브이디컴퍼니는 최근 자회사 '식당을 구했다'를 설립하고 본사가 있는 건물에 프랜차이즈 식당 '1992 덮밥&짜글이'를 오픈했다. 테스트베드로 서빙로봇을 포함한 자동화 솔루션을 현장에서 직접 운영해보면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다. 자동화화 솔루션을 보여줄 수 있는 쇼룸 역할도 한다.
함 대표는 "'1992 덮밥&짜글이'는 원래 배달전문 브랜드인데 본사에서 1호점을 내고 우리가 2호점을 제안해서 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한 식당으로 선보였다"며 "향후 개점하는 모든 가맹점에 우리 솔루션을 적용하고 나아가 작은 프랜차이즈를 인수해 통째로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브이디컴퍼니는 상반기에 후진이 가능한 푸두봇2를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요리로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빙 직원 구하기도 힙들지만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을 구하는 것은 더 힘들다는 걸 매장을 열면서 확인했다. 레시피를 입력하고 식자재만 넣어주면 음식이 나오는 요리로봇을 '1992 덮밥&짜글이'에서 테스트중이다.
함 대표는 "중국에서는 서비스로봇 시장이 과당경쟁으로 도태됐다"면서 "국내는 지금 초기인만큼 업계가 함께 시장을 키우는 전략으로 협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에서는 오해없이 잘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을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브이디컴퍼니
- 사업분야IT∙정보통신, 소재∙부품∙장비
- 활용기술빅데이터, 로보틱스
- 업력***
- 투자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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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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