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돌격에 125%, 230%, 620% '폭등'…챗봇 '망신' 극복할까

고석용 기자, 홍순빈 기자, 황국상 기자 기사 입력 2023.02.1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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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생성AI 시대, 한국은 어디로2] (下)

[편집자주] 사람처럼 대화하는 '생성AI 신드롬'이 거세다. 챗GPT 쇼크로 빅테크의 AI 개발경쟁이 불붙은 것은 물론, 우리 일상과 사회 각 분야로 AI가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이는 기존 관행과 질서에 상당한 변화와 충격을 몰고 왔다. 도구로서 효용성이 큰 반면, 대필과 표절 등 악용사례도 잇따른다. 생성AI 시대를 마주한 한국의 현주소와 논란, 그리고 대처법을 짚어본다.


"챗GPT 게섰거라"…생성 AI로 신시장 개척하는 K-스타트업



오픈AI와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뛰어든 생성 AI(인공지능) 산업에서 스타트업들에게도 기회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빅테크와 스타트업의 경쟁 영역이 다르다고 본다. 빅테크는 생성 AI의 인프라 격인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집중하는 반면 스타트업들은 이를 활용하거나 특정 영역의 생성 AI를 설계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설명이다.

'빅테크-초거대 AI 개발, 스타트업-서비스 상용화'로 밸류체인 구축

빅테크가 주도적으로 개발 중인 '파운데이션 모델'은 수많은 매개변수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초거대 AI를 말한다. 오픈AI의 'GPT-3.5', 구글의 BERT,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카카오의 'KoGPT'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인간의 뇌처럼 수천억개에 달하는 매개변수를 처리해야하고 학습해야할 데이터도 방대해 자본력이 상당한 빅테크가 아니면 도전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트업들은 주로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다. GPT-3의 API를 기반으로 카피라이트를 생성해주는 미국의 유니콘 기업 재스퍼(Jasper)가 대표적이다. 파운데이션 모델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지만 크게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마이크로소프트, AWS 등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빅테크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하지 않고 생성 AI의 아키텍처(구조)를 직접 설계하는 곳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처럼 매개변수와 데이터를 거대하게 가져가 범용모델로 만들 수 없을 뿐, 특정 영역에서 필요한 부분의 생성AI 아키텍처 설계는 스타트업에서도 가능하다"고 했다.

교육부터 경영지원까지…곳곳에 쓰이는 텍스트 생성 AI

국내에서도 생성 AI 기술을 활용해 고유의 사업모델을 만드는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활성화된 분야는 텍스트 생성 분야다. 아티피셜소사이어티, 뤼튼테크놀로지스, 올거나이즈코리아, 스켈터랩스 등이 대표적이다.

세부적인 사업모델은 모두 다르다. GPT-3.5를 활용해 만든 '챗GPT'처럼 질문을 입력하면 답해주는 챗봇은 생성 AI의 대표적인 영역이다. 올거나이즈는 기업 임직원 등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챗봇을 개발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NLP(자연어처리) AI 기술로 질문 이해력을 끌어올렸다. 스켈터랩스는 기업이 고객 응대 등에 사용하는 챗봇을 제공한다. 정보 제공과 함께 공감 능력을 강화한 것이 강점이다. 그밖에 스케터랩, 튜닙 등도 텍스트 분야 생성 AI를 개발하고 있다.

아티피셜소사이어티와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생성 AI를 활용해 장문의 텍스트를 만든다. 그중에서도 아티피셜소사이어티가 특화한 영역은 교육용 텍스트다. AI로 영어 교육용 지문, 질문지 등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반면 뤼튼테크놀로지스는 기업의 광고문구, 채용공고, 블로그 포스팅 등에 활용되는 비즈니스 텍스트를 주로 제공한다.

"음악부터 동영상까지…가상인간도 생성 AI로 만든다"
음악, 그래픽, 영상 등 멀티미디어 영역에도 생성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텍스트의 영역만큼 AI가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을 '생성'하기보다는 입력 데이터를 '변형'하는 수준에 가깝다. 하지만 딥러닝 기술이 고도화되면 멀티미디어 영역에서도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음악 생성 분야에서 눈에 띄는 스타트업은 포자랩스다. 포자랩스는 생성AI를 활용해 작곡, 편곡, 믹싱, 마스터링 등 음악과 관련한 생성 솔루션을 제공한다. 포자랩스 관계자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사용하는 대신 자체 개발한 생성 AI 모델을 활용한다"며 "학습을 위한 미디 음원 데이터를 직접 제작해 고품질의 음원을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는 가상인간도 생성 AI 기술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딥브레인AI, 네오사피엔스, 클레온 등이 있다. 토대가 되는 이미지·영상을 입력하면 이를 기반으로 가상인간을 생성한다. 딥러닝 AI 학습을 위한 '합성데이터'도 생성 AI로 만든다. 소량의 데이터로 유사한 데이터들을 만들어(합성해) AI에게 다시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나니아랩스는 2D·3D데이터 분야에서, 씨엔에이아이는 바이오메디컬 분야에 특화된 합성데이터를 만든다.

VC업계 "페인포인트 해결하는 생성 AI 스타트업 주목"

벤처투자업계는 앞으로 생성 AI 기술을 활용해 시장의 페인포인트(불만사항)을 해결하는 스타트업들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성 AI 기술을 산업별 수요에 맞게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홍유나 캡스톤파트너스 심사역은 "스타트업들이 어떤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하든, 직접 딥러닝 기술을 개발하든, 결과적으로 이를 어떻게 활용해 사업을 해나갈지가 중요하다"며 "결과적으로 △시장타겟팅 △프롬프트·파인튜닝 기술력 △양질의 데이터를 가진 스타트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스타트업과의 협업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종현 네이버D2SF 수석심사역은 "빅테크 기업들이 자사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생성 AI 스타트업에 주목할 것"이라며 "네이버도 투자 뿐 아니라 하이퍼클로바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관련 스타트업 발굴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만 230% 상승"…챗GPT 광풍에 전세계 개미들 돌격




챗GPT 광풍이 전세계 증시를 휩쓸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AI(인공지능)과 관련된 주식들을 마구 사들이고 있다. 관련 주가도 올 초부터 폭등했다. 증권가에선 향후 AI 시장이 확대될 건 맞지만 주가가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난테크놀로지 (20,700원 ▲1,630 +8.55%)의 주가는 지난해 말(12월29일) 보다 229.2% 올랐다. 이와 함께 오픈엣지테크놀로지 (10,160원 ▲160 +1.60%)(124.43%), 셀바스AI (11,710원 ▲230 +2.00%)(121.73%), 솔트룩스 (23,000원 ▲3,230 +16.34%)(54.58%) 등도 같은 기간 큰 폭으로 올랐다. 국내 인터넷 대형주인 네이버(NAVER (190,000원 ▲300 +0.16%)·29.58%)와 카카오 (36,050원 ▲900 +2.56%)(27.31%)도 마찬가지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AI 관련주들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올 들어 전날(9일·현지시간)까지 빅베어에이아이홀딩스(620.89%), 사운드하운드 AI(125.99%), 엔비디아(52.85%) 등이 올랐다. 중국 빅테크 기업이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 바이두 등도 같은 기간 각각 23.12%, 29.45% 상승했다.

지난해 공개된 챗GPT가 전세계적인 이목을 끌며 AI 관련주들의 상승이 시작됐다. 미국의 AI 기업인 '오픈AI'(Open AI)의 대화형 AI인 챗GPT는 출시 5일 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공개된 챗GPT는 초거대 언어모델이 적용된 GPT 3.5버전인데 오픈AI는 올해 안에 이보다 더 발전된 GPT4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른 기업들도 AI 챗봇 개발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네이버는 앞서 진행한 연갈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 상반기 중 '서치GPT'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치GPT는 네이버 검색에 활용되는 것으로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한다. 바이두와 알리바바 등도 중국판 챗GPT 개발에 나선 상태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서치GPT 관련 내용들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를 통해 네이버에 새로운 기대 요인이 장착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AI 시장 계속 커진다"…구글 AI 챗봇 망신살에 우려도 증폭

AI 관련 기업들은 매년 초 진행되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인 CES에서 관련 기술들이 부각되면 잠깐씩 주목을 받았다. 이제는 신기술이 적용된 AI 챗봇이 하나둘 씩 출시되고 있기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세계 AI 시장 규모가 2026년까지 연평균 39.7%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2021년 581억달러의 시장이 3095억달러까지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초대규모 데이터로 사전 학습된 모델인 AI 기반 모델을 바탕으로 AI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며 "향후 의료 및 생명과학 부문에서의 AI 성장세가 가장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AI 관련 기업에 대한 과한 기대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8일(현지시간) 구글이 내놓은 AI 챗봇 '바드'(Bard)가 한 질문에 대한 틀린 답변을 내놓자 실망 매물이 나오며 모기업인 알파벳의 주가가 폭락했다. 알파벳 클래스 A의 주가는 8일과 9일 각각 -7.68%, -4.39%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AI 관련 기업에 대해 투자를 할 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AI 관련 주식들의 주가가 너무 급하게 뛰었다"며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아직 이익이 창출되지 않아 투자 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루 운영비만 1억원 이상"… 챗GPT 유료화 개시, 안착할까




챗GPT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유료화 서비스 '챗GPT 플러스'에 대한 안내 팝업창이 뜬다. 사진은 챗GPT 안내화면 캡쳐
챗GPT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유료화 서비스 '챗GPT 플러스'에 대한 안내 팝업창이 뜬다. 사진은 챗GPT 안내화면 캡쳐
오픈AI사의 챗GPT가 공개버전이 나온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유료화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후 두 달만에 1억명의 사용자를 모으는 등 연일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는 만큼 유료화 서비스 출시도 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12일 오픈AI 등에 따르면 챗GPT는 지난 10일 업데이트를 통해 한국에서도 유료화 서비스 '챗GPT 플러스'를 체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챗GPT의 구독료는 월 20달러(약 2만5410원). 미국에서 이달 초 유료 서비스 모델이 공개된지 8일만에 한국에서도 유료 서비스가 개시됐다.

챗GPT는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챗GPT 플러스 구독자들은 피크타임에도 평상시와 같은 접속이 가능하고 더 빠른 응답 속도를 누릴 수 있다"며 "새로운 기능과 개선사항이 나올 때 우선적 접근권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재와 같은 무료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이용자 수요가 많지 않을 때 접속이 가능하고 △표준 응답속도만 누릴 수 있으며 △정규 모델 업데이트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로이터 등 외신들은 오픈AI가 올해 챗GPT로 2억달러(약 2541억원) 규모의 매출을 거두고 2024년에는 매출이 10억달러(약 1조270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최근 290억달러(약 36조8400억원)로 평가되며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수준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러나 기업가치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챗GPT로 인한 매출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 함께 오픈AI를 공동으로 설립한 샘 알트만 대표는 지난해 12월 "챗GPT가 앞으로도 계속 무료로 운영될 것인가"라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질문에 "우린 언젠가 그것(챗GPT)을 수익화해야 할 것"이라며 "컴퓨팅 비용은 눈물날 정도"라고 답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외신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오픈AI이 챗GPT를 단 하루 운영할 때 비용이 최소 10만달러(약 1억2705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챗GPT의 유료화가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챗GPT의 학습에 쓰인 3000억개 규모의 단어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오픈AI가 저작권법 및 개인정보 보호규정을 어겼을 것이라는 주장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오픈AI는 MS(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깃허브에 코파일럿(COPILOT)이라는 이름의 AI(인공지능) 코딩 프로그램을 제작·공급한 과정에서 저작권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당한 바 있다. 코파일럿 학습과정에서 쓰인 오픈소스 코딩 수십억줄과 관련한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게 원고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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