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김덕수 스페이스맵 대표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에는 1만개가 넘는 우주 물체가 총알의 10배 속도인 초속 7㎞ 속도로 맴돌고 있다. 스치기만 해도 인공위성의 수명은 끝난다. 각국 우주기관은 수많은 우주 물체를 피해 안전한 궤도에 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위성 궤도를 예측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워낙 빠르게 이동하는데다 궤도를 결정하는 변수들도 많다. 수많은 수학자와 슈퍼 컴퓨터가 매달려 계산을 해도 우주 물체와의 충돌은 피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다목적 실용 위성 역시 1년에 평균 50회 충돌 위험에 노출된다. 1회 충돌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액은 약 5억달러(약 5347억원)로 추정된다.
美 공군, 연구개발 지원…"위성 충돌문제 해결" 김덕수 스페이스맵 대표가 위성 궤도예측 분야에 뛰어든 건 2015년이다. 김 대표의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이하 보로노이) 관련 발표를 접한 미국 공군의 연락을 받은 게 계기가 됐다.
당시 김 대표는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한국연구재단(NRF)의 창의연구단 및 국가지정연구실 '보로노이 연구단'을 이끌며 글로벌 학계에서 보로노이 권위자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김 대표는 "일본 도쿄지부의 미 공군(AFRL) 과학자에게서 상의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는 연락을 받아 만나게 됐다"며 "이 때 우주에서 위성들이 부딪혀 큰 사고가 난다는 걸 처음 알았다. 미 공군은 '당신의 연구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연구 지원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6년 미 공군으로부터 3년짜리 연구 과제를 받아 완료했고, 2019년 9월 미국 커트랜드 공군기지에 있는 '우주이동체 참모본부(Space Vehicles Directorate)'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듬해 미 공군으로부터 창업을 제안 받아 2021년 스페이스맵을 설립했다.
미 공군이 관심을 보인 건 보로노이를 이용한 위성 궤도 예측이다. 보로노이란 평면상 여러 점 사이에 수직이등분선을 그어 이어 붙인 도형이다. 하나의 특정점을 중심으로 봤을 때 보로노이로 알 수 있는 건 주변에 얼마나 많은 점들이 인접해 있는지다. 도형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인접한 점이 많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삼각형은 3개, 사각형은 4개, 오각형은 5개다.
조금만 응용하면 각 점 사이의 빈 공간 크기도 확인할 수 있다. 보로노이 도형의 각 꼭지점을 중심으로 가장 인접한 점까지의 원을 그리면 된다. 원지름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빈 공간도 크다.
김 대표는 "각 점을 위성이라고 했을 때 안전한 위성 궤도는 원지름이 큰 꼭지점을 이어붙인 선"이라며 "원지름이 크다는 건 빈 공간이 크다는거고 이는 곧 충돌 위험도 적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위성 궤도 예측 1초만에…40년 패러다임 바꾼다 스페이스맵의 목표는 위성 궤도 플랫폼이다. 구글 같이 포털에서 검색만 하면 언제든 안전한 위성 궤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위성들이 퍼져있는 우주 공간에 3차원 보로노이를 만들어야 한다. 김 대표는 "수많은 위성 관측 데이터를 집어넣어야 하다보니 맨처음 보로노이를 그릴 땐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번 보로노이가 완성되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원하는 조건만 넣으면 실시간으로 위성 궤도를 예측할 수 있다. 시공간의 제약에서도 자유롭다. 김 대표는 "40여년 간 위성 궤도 예측에 사용했던 3필터 알고리즘(이하 3필터)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구글의 검색 엔진이 전 세계의 정보를 모아 전 처리를 통해 인덱스 파일을 만들어 저장해 두는 것과 같다"며 "인덱스 파일만 있으면 실시간으로 위성 궤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84년 등장한 3필터는 사실상 위성 궤도를 예측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겨졌다. 국내외 우주기관에서 40년 넘게 국제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다. 3필터의 위성 궤도 예측 방식은 보로노이와는 개념부터 다르다. 인접한 점들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보로노이와 달리 3필터는 각 점 간의 일대일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여러 위성을 고려해야 하는 궤도를 예측할 땐 계산이 많아진다.
예를 들어 '내일 24시 동안 가장 가까운 두 위성을 찾으시오'라는 과제를 받았다고 하자. 3필터는 24시간을 여러 개의 작은 시간으로 쪼갠 후 각 시각 조각에서 일일이 가까운 위성을 확인해야 한다. 즉, 시간과 공간을 분리해 문제를 푼다. 그러나 보로노이는 시간과 공간이 통합된 문제를 푼다. 전체 공간에서 가장 작은 원만 찾으면 자연스레 가까운 두 위성을 찾을 수 있다.
국내외 우주기업들이 주목하는 스페이스맵 스페이스맵은 위성의 충돌위험예측 및 회피궤도최적화기술을 다양한 사업에 적용시키기 위해서 여러 국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우주상황인식(SSA) 기업들과 실질적인 협업을 협의 중이다.
2018년 설립된 인도 스타트업 디간타라는 우주상황인식(SSA) 분야 선두주자다. 지난 1월 스페이스X를 통해 두번째 위성을 쏘아올렸고, 2023년 2대, 2024년 8대 등 총 40대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룩셈부르트의 노스스타도 올해 3대의 위성을 올릴 계획이다.
스페이스맵은 이 분야의 주요 기업들과 수집한 데이터를 가공하고 공급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스페이스맵의 라이브러리를 라이센싱하는 것을 매우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우주쓰레기 기업과의 협업도 논의 중이다. 우주쓰레기를 포획하기 위해서는 통신간섭예측 및 회피기술이 필요하다. 스페이스맵이 보유한 기술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기반기술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그러나 위성 궤도를 예측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워낙 빠르게 이동하는데다 궤도를 결정하는 변수들도 많다. 수많은 수학자와 슈퍼 컴퓨터가 매달려 계산을 해도 우주 물체와의 충돌은 피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다목적 실용 위성 역시 1년에 평균 50회 충돌 위험에 노출된다. 1회 충돌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액은 약 5억달러(약 5347억원)로 추정된다.
美 공군, 연구개발 지원…"위성 충돌문제 해결" 김덕수 스페이스맵 대표가 위성 궤도예측 분야에 뛰어든 건 2015년이다. 김 대표의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이하 보로노이) 관련 발표를 접한 미국 공군의 연락을 받은 게 계기가 됐다.
당시 김 대표는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한국연구재단(NRF)의 창의연구단 및 국가지정연구실 '보로노이 연구단'을 이끌며 글로벌 학계에서 보로노이 권위자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김 대표는 "일본 도쿄지부의 미 공군(AFRL) 과학자에게서 상의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는 연락을 받아 만나게 됐다"며 "이 때 우주에서 위성들이 부딪혀 큰 사고가 난다는 걸 처음 알았다. 미 공군은 '당신의 연구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연구 지원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6년 미 공군으로부터 3년짜리 연구 과제를 받아 완료했고, 2019년 9월 미국 커트랜드 공군기지에 있는 '우주이동체 참모본부(Space Vehicles Directorate)'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듬해 미 공군으로부터 창업을 제안 받아 2021년 스페이스맵을 설립했다.
미 공군이 관심을 보인 건 보로노이를 이용한 위성 궤도 예측이다. 보로노이란 평면상 여러 점 사이에 수직이등분선을 그어 이어 붙인 도형이다. 하나의 특정점을 중심으로 봤을 때 보로노이로 알 수 있는 건 주변에 얼마나 많은 점들이 인접해 있는지다. 도형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인접한 점이 많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삼각형은 3개, 사각형은 4개, 오각형은 5개다.
조금만 응용하면 각 점 사이의 빈 공간 크기도 확인할 수 있다. 보로노이 도형의 각 꼭지점을 중심으로 가장 인접한 점까지의 원을 그리면 된다. 원지름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빈 공간도 크다.
김 대표는 "각 점을 위성이라고 했을 때 안전한 위성 궤도는 원지름이 큰 꼭지점을 이어붙인 선"이라며 "원지름이 크다는 건 빈 공간이 크다는거고 이는 곧 충돌 위험도 적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위성 궤도 예측 1초만에…40년 패러다임 바꾼다 스페이스맵의 목표는 위성 궤도 플랫폼이다. 구글 같이 포털에서 검색만 하면 언제든 안전한 위성 궤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위성들이 퍼져있는 우주 공간에 3차원 보로노이를 만들어야 한다. 김 대표는 "수많은 위성 관측 데이터를 집어넣어야 하다보니 맨처음 보로노이를 그릴 땐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번 보로노이가 완성되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원하는 조건만 넣으면 실시간으로 위성 궤도를 예측할 수 있다. 시공간의 제약에서도 자유롭다. 김 대표는 "40여년 간 위성 궤도 예측에 사용했던 3필터 알고리즘(이하 3필터)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구글의 검색 엔진이 전 세계의 정보를 모아 전 처리를 통해 인덱스 파일을 만들어 저장해 두는 것과 같다"며 "인덱스 파일만 있으면 실시간으로 위성 궤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84년 등장한 3필터는 사실상 위성 궤도를 예측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겨졌다. 국내외 우주기관에서 40년 넘게 국제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다. 3필터의 위성 궤도 예측 방식은 보로노이와는 개념부터 다르다. 인접한 점들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보로노이와 달리 3필터는 각 점 간의 일대일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여러 위성을 고려해야 하는 궤도를 예측할 땐 계산이 많아진다.
예를 들어 '내일 24시 동안 가장 가까운 두 위성을 찾으시오'라는 과제를 받았다고 하자. 3필터는 24시간을 여러 개의 작은 시간으로 쪼갠 후 각 시각 조각에서 일일이 가까운 위성을 확인해야 한다. 즉, 시간과 공간을 분리해 문제를 푼다. 그러나 보로노이는 시간과 공간이 통합된 문제를 푼다. 전체 공간에서 가장 작은 원만 찾으면 자연스레 가까운 두 위성을 찾을 수 있다.
국내외 우주기업들이 주목하는 스페이스맵 스페이스맵은 위성의 충돌위험예측 및 회피궤도최적화기술을 다양한 사업에 적용시키기 위해서 여러 국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우주상황인식(SSA) 기업들과 실질적인 협업을 협의 중이다.
2018년 설립된 인도 스타트업 디간타라는 우주상황인식(SSA) 분야 선두주자다. 지난 1월 스페이스X를 통해 두번째 위성을 쏘아올렸고, 2023년 2대, 2024년 8대 등 총 40대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룩셈부르트의 노스스타도 올해 3대의 위성을 올릴 계획이다.
스페이스맵은 이 분야의 주요 기업들과 수집한 데이터를 가공하고 공급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스페이스맵의 라이브러리를 라이센싱하는 것을 매우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우주쓰레기 기업과의 협업도 논의 중이다. 우주쓰레기를 포획하기 위해서는 통신간섭예측 및 회피기술이 필요하다. 스페이스맵이 보유한 기술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기반기술이다.
스페이스맵
- 사업분야항공∙우주∙국방
- 활용기술기타
- 업력***
- 투자단계***
- 대표상품***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스페이스맵' 기업 주요 기사
관련기사
- 우주시대 열어젖힌 '누리호'…넥스트 K-로켓, 스타트업이 쏜다
- 위성 스타트업 컨텍, 프랑스 우주 전시회 참석…"해외진출 속도"
- 제주혁신센터, 우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14배 수익 거뒀다
- '불붙은 스타워즈' 우주 5대 강국 이끌 K스페이스 스타트업 어디?
- 기자 사진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다른 기사 보기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