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투자 4년만에 100배 성장…초기 로드맵이 중요"

김유경 기자 기사 입력 2023.02.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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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人사이드]이기칠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 대표 인터뷰

이기칠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 대표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이기칠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 대표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창업 전에 만나서 로드맵을 같이 그렸던 회사가 시드 투자한지 4년여 만에 100배 성장했습니다. 투자액이요? 비밀입니다."

이기칠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 대표(54)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최근 3년간 투자한 기업 3곳 중 2곳이 설립 6개월 이내의 초기 기업으로 로드맵을 함께 그린 후 투자하는 걸 선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성남산업진흥원 바이오산업부에서 주로 바이오 스타트업 투자·육성을 맡았던 이기칠 대표는 직접 투자에 나서기 위해 2017년 12월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투자한 곳은 31개사다. 바이오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 후 회수하는데는 통상 7~10년 정도가 걸리지만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는 이미 엑시트(회수)한 곳도 나왔다.

종이로 30분 내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구현한 'LOP(종이기반 분자진단)' 방식의 신속 분자진단기기 개발업체인 에이아이더뉴트리진 (4,000원 ▼200 -4.76%)으로 지난해 11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이 대표는 "2018년 2억원 규모로 에이아이더뉴트리진에 시드 투자한 후 이듬해 4억원 규모로 프리시리즈A 투자를 했다"며 "지분 일부를 두차례에 걸쳐 매각해 원금의 300% 이상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투자한 원금 이상을 회수하고도 여전히 지분이 남아 있는 셈이다.


"멀미나게 성장"… 창업전 성장로드맵 함께 그렸더니 4년여만에 100배 성장


이기칠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 대표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이기칠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 대표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이 대표가 "멀미나게 성장했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투자한지 4년여만에 100배 성장한 곳도 있다. 누적 48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후 현재 코스닥 상장을 준비중인 에스톤사이언스다.

이 대표는 2018년 8월 예비창업자였던 애스톤사이언스의 정헌 대표를 처음 만났다. 신약 개발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때 이 대표가 제안한 게 신약후보물질을 인수해 임상시험, 상용화 등 개발에만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사업모델이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는 바이오 테크기업의 50%가 NRDO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며 "팀마다 잘하는 분야가 있으니 분업화해 빠르게 성과를 내는 비즈니스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치료용 항암 백신 전문기업 애스톤사이언스는 실제 NRDO 모델을 기반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현재 임상 2상에 들어간 물질만 3개다. 이 대표는 애스톤사이언스가 설립된 2018년 11월 시드 투자했다.
이같이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는 설립초기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로드맵을 같이 그린 후 초기투자 및 후속투자로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액셀러레이터는 예비창업자들이 설립부터 시행착오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성장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라며 "성장 로드맵은 그 길을 안가보면 그리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특히 처음부터 회수방법(IPO) 등 투자에 맞게 그리지 않으면 시드투자조차 받기 어렵다"고 했다.

바이오 기업은 시드 투자라도 3억~5억원으로 단위가 크다보니 시드단계부터 투자자들이 복수로 참여하는데 요즘처럼 투자 빙하기엔 이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성남산업진흥원에서부터 지금까지 20년간 100개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고 육성했으며, 이중 15개사가 상장했다고 밝혔다.


'치매' 해결사 레디큐어·키베이직에도 투자


한국바이오투자파트너스는 최근 인공지능(AI) 등 융합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바이오에 AI 기술이 접목되면 폭발력이 클 수 있다"며 "기존 신약 개발사에서 의료기기 헬스케어, AI로 투자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동 경희대병원의 방사선 종양학과 정원규 교수가 설립한 레디큐어가 대표적이다. 레디큐어는 AI 기반 치매전용 저선량 방사선 치료 시스템 및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대표는 "레디큐어는 원래 치매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하는 사업모델이었으나 시제품, 인허가, 마케팅 등에 대해 로드맵을 다시 그린 후 투자했다"며 "이제 치매 조기진단자를 대상으로 치료하는 솔루션을 개발한다"고 말했다.

그간 투자한 회사중에 재미있는 아이템도 소개했다. 버려지는 굴·조개 껍질에서 고순도 칼슘을 뽑아내는 피엠아이바이오텍과 반려견 치매 진단솔루션을 개발중인 키베이직 등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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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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