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년새 10억→800억 껑충…110억 투자받은 '마케팅 기술'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2.08.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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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정용은 스토어링크 대표 인터뷰

정용은 스토어링크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정용은 스토어링크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가 급격히 커지면서 중소상공인(SME)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에서 제품·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플랫폼을 통해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이뤄진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74.1%는 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라고 답했다. '창업과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경우도 70.1%에 달했다.

플랫폼에 대한 소상공인의 의존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중기부는 "플랫폼이 초기 창업자의 주요 판로확보 수단이자 영업 유지를 위한 필수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플랫폼 생태계의 성장 속도와 비교해 이를 활용하기 위한 소상공인의 디지털 기술 이해도는 아직 높지 않다는 점이다. 줄어든 매출을 회복하고 경영 환경을 개선해보려 해도 기술기반이 부족하다 보니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소상공인 마케팅 돕고 광고사기 막는다



"네이버·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은 마케팅을 하더라도 정확한 성과를 알기가 어렵다. 실제 매출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측정하는 기술이 없어 포털이나 SNS 중심의 기존 마케팅 방식에는 한계가 많다."

빅데이터 마케팅 솔루션을 운영하는 스토어링크의 정용은 대표는 "대기업들은 광고 사기를 거의 당하지 않지만 SME의 경우 정확한 광고 성과를 측정하기가 어려워 이커머스 분야에서 광고 사기에 가장 취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토어링크는 광고 노출 수와 선택(클릭) 횟수 등 광고 효과를 조작하는 광고 사기 업체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찾아내는 검색 플랫폼 '애드링크'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디지털 광고 사기를 막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 대표는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규모가 7조7000억원에 육박하면서 광고 데이터를 조작하는 사기도 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한 애드링크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광고 사기 방지 과제 1위에 선정된 아이템"이라고 했다.


"소비자 구매패턴 분석, 이커머스 특화된 솔루션 제공"



스토어링크의 주력 솔루션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이 많이 소개되도록 돕는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이다.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평균 200만개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마케팅 예측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내 검색량, 순위 변화, 구매율, 브랜드 관여도, 광고대비매출액(ROAS) 등 다양한 지표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을 제공해 이커머스 비즈니스의 전 과정에서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데이터에 기반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정 대표는 "다른 애드테크 기업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구글, 네이버 등 외부 마케팅 채널을 통해 제품을 알리고 효율을 높이는 접근법이라면 스토어링크는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보완점을 찾아내며 이커머스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했다.


연매출 10억원이 2년 뒤 800억원으로 껑충



정용은 스토어링크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정용은 스토어링크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스토어링크는 오픈마켓, 자사몰, 폐쇄몰, 크라우드펀딩 등 실제 쇼핑이 이뤄진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매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통합 분석한다. 특히 KBP(Keyword-based prediction) 모델에 기반한 예측 데이터를 결합해 빅데이터를 고도화한다.

정 대표는 "오픈마켓에는 이미 수천만명의 회원들이 있는데 이를 활용하지 않고 외부 마케팅 채널을 따로 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외부 광고 채널에 노출시켜 구매를 일으키는 것은 그냥 광고를 통한 구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매 패턴을 분석하면 광고를 통한 구매 외에도 다양한 패턴들이 확인된다"며 "가령 검색 후 구매하는 경우 브랜드나 제품명을 인식한 상태에서 구매하는 패턴이 있고, 수분크림처럼 필요한 제품을 추천받아 그 정보를 토대로 구매하는 패턴이 있다"고 했다.

이어 "할인행사나 기획전을 통해서도 많은 구매가 발생한다"며 "어떤 기업을 분석해보면 광고를 통한 매출은 많이 나오는데 기획전을 통한 판매는 전무한 경우가 있다. 이 기업은 기획전만 운영해줘도 크게 매출이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마케팅 제품을 카테고리별로 구분하지 않고 키워드별로 나눈다"며 "뷰티라는 카테고리 안에서도 고관여(많이 따져보고 구매하는 제품)와 중관여, 저관여 키워드의 제품이 있다. 저관여 키워드의 제품들이 마케팅 효과가 훨씬 빨리 나온다"고 설명했다.

스토어링크 솔루션은 현재 10만여곳의 셀러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이 소상공인"이라며 "연매출 10억원이었던 곳이 이커머스 마케팅을 통해 2년여 만에 500억원, 800억원으로 껑충 뛴 사례들이 많다"고 밝혔다.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시장 진출



스토어링크는 '브랜드 애그리게이터(Aggregator)'로 사업모델을 확장 중이다.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는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유망 브랜드를 인수한 뒤 직접 성장시켜 수익을 높이는 비즈니스다.

정 대표는 "데이터 분석 능력이 스토어링크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내부 빅데이터를 통해 인수 대상 브랜드의 매출 성장 가능성, 제품의 수명주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가능하고 소구점(제품의 특장점)을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력·자금 등이 부족한 브랜드를 적극 발굴·인수할 것"이라며 "고도화된 이커머스 분야 데이터 분석 역량과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를 통해 차별화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토어링크는 현재까지 누적 1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등 신사업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인재들을 지속 채용하고, 궁극적으로는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이 이커머스를 분석하거나 마케팅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이들의 매출과 성과를 개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제품의 가성비로 이어질 수 있고, 소비자에게는 만족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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