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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이 '인사통'에 CVC를 맡긴 이유..."혁신도 아웃소싱 시대"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2.08.1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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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人사이드]롯데그룹 '인사통'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
스타트업 인사관리 조언부터 그룹 내 오픈이노베이션 추진
"롯데그룹 역량 총동원 K-스타트업 글로벌 스케일업 지원"

전명인 롯데벤처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전명인 롯데벤처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똑같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기업가치는 크게 차이난다. 역량 있는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10배, 100배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롯데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사령탑을 맡고 있는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는 지난해 5월 '롯데엑셀러레이터'에서 롯데벤처스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가장 큰 변화로 스케일업 기능 강화를 꼽았다.

액셀러레이터(AC, 창업기획자)로서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역량 있는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베트남 진출 롯데 계열사가 지원사격…"일대일 멘토링"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센터 /사진=김태현 기자 /사진=김태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센터 /사진=김태현 기자 /사진=김태현
전 대표는 여러 스케일업 프로그램 중에서도 해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강조했다. 우선 겨냥한 곳은 베트남이다. 지난해 8월 국내 스타트업의 베트남 진출을 돕기 위해 현지에 '롯데벤처스 베트남'을 설립했다. 베트남 정부가 승인한 최초의 외국계 벤처투자법인이다.

베트남 전역에 촘촘하게 퍼져있는 롯데GRS, 롯데쇼핑, 롯데컬처웍스 등 19개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든든한 아군 역할을 한다. 오는 9월부터는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롯데센터 한 층을 스타트업을 위한 보육시설로 사용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현재 롯데에는 최소 5년 이상 베트남 현지에서 근무한 능력있는 주재원들이 많다"며 "이들이 직접 일대일 멘토로서 베트남 진출 전략을 조언하고, 진출 이후에는 현지 법인장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도 지원한다. 지난해 하반기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VC) 프라이머-사제 파트너스와 협업을 맺고 미국 진출 또는 미국에서 창업한 한국인 스타트업을 선발해 육성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 대표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국계 VC들과 '몰로코'와 '센드버드' 등 한국인이 창업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조력을 받아 국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 '인사통'…그룹 내 네트워킹 및 협업 기회 창출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대부분 창업자 혹은 금융인 출신 대표인 VC 업계에서 전 대표의 경력은 독특하다. 그는 고려대 철학과, 고려대 대학원 인사조직 석사, 경희대 대학원 인사조직 박사로 졸업했다.

이후 1992년 롯데쇼핑 정책본부 인사팀으로 입사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롯데인재개발원 인재경영연구소장, 2016년부터 2018년 롯데인재개발원 부원장을 맡았다. 2000년 8월 롯데벤처스 대표를 맡기 직전까지 롯데인재개발원 원장을 역임했다. 롯데그룹 내 대표적인 '인사통'이다.

그의 이 같은 차별화된 이력은 롯데벤처스가 롯데그룹의 CVC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롯데그룹의 수많은 계열사가 인재개발원을 거치는 만큼 계열사에 대한 전 대표의 이해와 네트워크는 다양한 협업 기회를 창출한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겪는 인재관리 문제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전 대표는 "조직 생활 경험이 없는 스타트업 대표들은 회사가 크면 클수록 가장 힘들어 하는 문제가 '사람 문제'"라며 "단순히 금전적인 부분으로 인력을 관리하는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어떻게 제시하고, 인재를 관리해야 하는지 알려주고자 노력한다"고 했다.


줄어드는 노동인구 대체할 기술에 집중 투자


전명인 롯데벤처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전명인 롯데벤처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롯데벤처스는 사명 변경 이후 투자규모를 크게 늘렸다. 2020년 250억원이었던 투자액은 2021년 570억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그리고 지난 5월까지 이미 390억원을 투자했다.

전 대표는 "가능성을 가진 후기 스타트업들이 투자요청을 쉽게 하지 않는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름을 바꿨다"며 "이후 전체 투자 사이즈가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투자 단위별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벤처스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약 2571억원이다.

주요 투자 대상으로는 줄어드는 노동 인구를 대체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꼽았다. 전 대표는 "2020년 들어 노동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이를 대체할 기술로 물리적인 부분에서는 로봇,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롯데벤처스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서빙 로봇 개발사 '베어로보틱스'와 실외 배송로봇 '뉴빌리티', 드론 관제 솔루션 '파블로항공' 등에 투자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전 대표는 "대기업 내부에서는 자체 동력을 갖고, 스타트업의 혁신을 이길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통해 혁신을 아웃소싱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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