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이윤석 두잇 대표 "가격과 수량의 '트레이드 오프' 해결"
최근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외식 물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배달료까지 크게 올라 '식사'를 둘러싼 경제적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배달 플랫폼의 배달료는 3km 미만 배달 기준 3000원이 가장 많았다. 배달 거리가 3~4km로 늘면 최대 배달료는 5000~6000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눈·비가 오거나 배달 수요가 폭증하는 시간대에는 1만원이 넘는 배달료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성인 18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이 적정 배달료로 꼽은 평균 금액은 1617.7원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이 급격하게 오른 배달료에 큰 부담을 느끼는 가운데 '배달료 0원'을 서비스 모델로 하는 배달음식 플랫폼 스타트업이 있어 주목된다. 최근 해시드, 비디씨엑셀러레이터 등으로부터 26억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한 '두잇(doeat)'이다.
내 근처 이웃들과 함께 소비하는 하이퍼로컬 서비스
두잇은 카이스트(KAIST)를 졸업한 뒤 쿠팡과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서 프로덕트 오너(PO)를 지낸 이윤석 대표와 IT 기업 출신 개발자들이 지난 4월 공동 창업했다.
두잇은 이용자 근처 이웃들의 배달음식 수요를 실시간 파악하고 묶음 배달을 통해 동선을 최적화함으로써 '배달료 0원'을 실현했다. 팀 배달 주문이 성사되면 해당 매장에 주문이 전달되고, 조리가 완료되면 전담 라이더가 일괄 픽업해 각각의 집 앞으로 배달한다.
기존 배달 플랫폼 라이더들이 건별로 수익을 얻는 구조인 반면 두잇은 라이더들에게 '시급제'를 적용했다. 건별 구조에서는 시간당 1만원~1만5000원을 벌었다면 두잇에서는 2만원 정도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설명이다.
이윤석 대표는 "라이더들이 원하는 것은 시간당 수익을 최대화하는 것"이라며 "다른 플랫폼의 단건 배달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두잇은 출발지와 도착지가 거의 고정돼 있어 1개 배달할 시간에 3개도 가능해 시급으로 해도 수익성이 더 좋다"고 했다.
햄버거 단 1개도 집앞으로 배달
두잇은 특정 금액 이상 주문해야 배달되는 '최소 주문금액'이 없다는 점도 강점이다. 8000원짜리 햄버거를 배달료 없이 집 앞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팀 배달에 참여할 만한 게 없으면 직접 개설도 가능하다.
팀 배달이 최종 매칭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같은 메뉴를 주문하려는 이용자가 최소 3명은 모여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타이머처럼 '주문마감 시간'이 각 메뉴별로 표시돼 마감이 임박한 팀 배달 건은 매칭이 잘 이뤄진다.
한 이용자는 "뭘 먹을지 고민될 때 두잇을 켜서 곧 마감되는 팀 배달 위주로 메뉴를 고른다"며 "메뉴 고민도 해결되고 팀 배달도 성사되고 배달비까지 없으니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두잇 서비스는 서울 관악구 일부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번 투자금을 통해 관악구 전체 지역으로 확대하고 추후 관악구와 비슷한 구조의 2개구, 관악구와 다른 구조의 2개구 등 서울 내 4개의 구에서 사업모델을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입점 매장을 확대하기 위해 다른 배달음식 플랫폼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율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잇이 서비스의 지속성과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입점 매장과 이용자를 빠르게 늘리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여전히 편리한 배달음식, 망가진 가격의 축 개선"
배달업계는 최근 배달음식 수요가 줄어든 것이 계절적 비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과 초여름은 항상 주문량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영향도 일부 있으나 이를 배달업계의 위기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얘기다.
이윤석 대표도 "배달 플랫폼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배달료가 비싸진 상황에서 마침 외부활동도 풀렸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사람들은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머스는 선택과 가격, 경험 등 3가지 측면이 가장 중요하다. 배달음식 시장의 경우 경험의 축은 굉장히 좋아졌는데 가격의 축이 망가졌다"며 "두잇은 가격의 축을 극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만든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가격과 수량의 딜레마 해결, 더 나은 소비 경험 창출"
이 대표는 배달음식 시장에서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가격과 수량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든 '트레이드 오프(Trade-off)'를 혁신한다는 의지다. 트레이드 오프는 두 개의 목표 중 하나를 달성하려면 다른 하나의 목표 달성이 저해 받는 상태를 일컫는다.
그는 "예를 들어 샴푸를 산다고 했을 때 당장 2개만 필요한데 4개 이상을 구매해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커머스 역사상 풀지 못한 문제"라며 "쉬운 해결법은 근처 이웃과 함께 소비하고 N분의 1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처 여러 이웃들과 매일 함께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 가격과 수량의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고 우선 배달음식으로 검증하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이 훨씬 더 나은 소비를 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잇은 이용자 밀도가 증가하면 배송효율이 올라가 수익성이 기하급수적으로 개선되는 모델"이라며 "커피 한 잔도 배달비 없이 문 앞으로 받아서 먹을 수 있는, 뭐든 싼 가격에 필요한 만큼 받아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배달 플랫폼의 배달료는 3km 미만 배달 기준 3000원이 가장 많았다. 배달 거리가 3~4km로 늘면 최대 배달료는 5000~6000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눈·비가 오거나 배달 수요가 폭증하는 시간대에는 1만원이 넘는 배달료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성인 18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이 적정 배달료로 꼽은 평균 금액은 1617.7원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이 급격하게 오른 배달료에 큰 부담을 느끼는 가운데 '배달료 0원'을 서비스 모델로 하는 배달음식 플랫폼 스타트업이 있어 주목된다. 최근 해시드, 비디씨엑셀러레이터 등으로부터 26억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한 '두잇(doeat)'이다.
내 근처 이웃들과 함께 소비하는 하이퍼로컬 서비스
두잇은 카이스트(KAIST)를 졸업한 뒤 쿠팡과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서 프로덕트 오너(PO)를 지낸 이윤석 대표와 IT 기업 출신 개발자들이 지난 4월 공동 창업했다.
두잇은 이용자 근처 이웃들의 배달음식 수요를 실시간 파악하고 묶음 배달을 통해 동선을 최적화함으로써 '배달료 0원'을 실현했다. 팀 배달 주문이 성사되면 해당 매장에 주문이 전달되고, 조리가 완료되면 전담 라이더가 일괄 픽업해 각각의 집 앞으로 배달한다.
기존 배달 플랫폼 라이더들이 건별로 수익을 얻는 구조인 반면 두잇은 라이더들에게 '시급제'를 적용했다. 건별 구조에서는 시간당 1만원~1만5000원을 벌었다면 두잇에서는 2만원 정도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설명이다.
이윤석 대표는 "라이더들이 원하는 것은 시간당 수익을 최대화하는 것"이라며 "다른 플랫폼의 단건 배달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두잇은 출발지와 도착지가 거의 고정돼 있어 1개 배달할 시간에 3개도 가능해 시급으로 해도 수익성이 더 좋다"고 했다.
햄버거 단 1개도 집앞으로 배달
두잇은 특정 금액 이상 주문해야 배달되는 '최소 주문금액'이 없다는 점도 강점이다. 8000원짜리 햄버거를 배달료 없이 집 앞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팀 배달에 참여할 만한 게 없으면 직접 개설도 가능하다.
팀 배달이 최종 매칭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같은 메뉴를 주문하려는 이용자가 최소 3명은 모여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타이머처럼 '주문마감 시간'이 각 메뉴별로 표시돼 마감이 임박한 팀 배달 건은 매칭이 잘 이뤄진다.
한 이용자는 "뭘 먹을지 고민될 때 두잇을 켜서 곧 마감되는 팀 배달 위주로 메뉴를 고른다"며 "메뉴 고민도 해결되고 팀 배달도 성사되고 배달비까지 없으니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두잇 서비스는 서울 관악구 일부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번 투자금을 통해 관악구 전체 지역으로 확대하고 추후 관악구와 비슷한 구조의 2개구, 관악구와 다른 구조의 2개구 등 서울 내 4개의 구에서 사업모델을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입점 매장을 확대하기 위해 다른 배달음식 플랫폼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율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잇이 서비스의 지속성과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입점 매장과 이용자를 빠르게 늘리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여전히 편리한 배달음식, 망가진 가격의 축 개선"
배달업계는 최근 배달음식 수요가 줄어든 것이 계절적 비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과 초여름은 항상 주문량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영향도 일부 있으나 이를 배달업계의 위기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얘기다.
이윤석 대표도 "배달 플랫폼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배달료가 비싸진 상황에서 마침 외부활동도 풀렸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사람들은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머스는 선택과 가격, 경험 등 3가지 측면이 가장 중요하다. 배달음식 시장의 경우 경험의 축은 굉장히 좋아졌는데 가격의 축이 망가졌다"며 "두잇은 가격의 축을 극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만든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가격과 수량의 딜레마 해결, 더 나은 소비 경험 창출"
이 대표는 배달음식 시장에서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가격과 수량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든 '트레이드 오프(Trade-off)'를 혁신한다는 의지다. 트레이드 오프는 두 개의 목표 중 하나를 달성하려면 다른 하나의 목표 달성이 저해 받는 상태를 일컫는다.
그는 "예를 들어 샴푸를 산다고 했을 때 당장 2개만 필요한데 4개 이상을 구매해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커머스 역사상 풀지 못한 문제"라며 "쉬운 해결법은 근처 이웃과 함께 소비하고 N분의 1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처 여러 이웃들과 매일 함께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 가격과 수량의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고 우선 배달음식으로 검증하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이 훨씬 더 나은 소비를 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잇은 이용자 밀도가 증가하면 배송효율이 올라가 수익성이 기하급수적으로 개선되는 모델"이라며 "커피 한 잔도 배달비 없이 문 앞으로 받아서 먹을 수 있는, 뭐든 싼 가격에 필요한 만큼 받아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두잇' 기업 주요 기사
- 기자 사진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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