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정택수 넷스파 대표 "폐어망에서 순도 99.6% 나일론 뽑아낸다"
"태평양 쓰레기섬(GPGP)의 46%는 폐어망이다. 플라스틱 빨대를 못 쓰게 하는 것은 아마존 벌목을 막기 위해 이쑤시개를 쓰지 않는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3월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의 한 대목이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조명한 다큐멘터리로 구체적 수치가 과장됐다는 논란도 제기됐지만 폐어망의 문제점을 화두로 제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미국 등 32개국에서는 넷플릭스 인기순위 톱10에 진입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한 스타트업이 이 같은 폐어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양쓰레기 자원화 소셜벤처 넷스파의 이야기다.
━ 어망에서 순도 '99.6%' 나일론 추출…대기업도 러브콜━
정택수 넷스파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어망은 나일론과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이 결합 돼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 폐어망은 바다에 무단으로 버려지거나 소각·매립장으로 직행한다. 일부 글로벌 업체들이 개발도상국의 저임금을 활용해 수작업으로 나일론을 분류해 내지만 아직까지 대량 분류·공급이 가능한 기업은 많지 않다.
넷스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설비를 개발했다. 어망의 연결부를 절단시킨 뒤 소재별 특성 차이를 이용해 나일론과 PP, PE를 분류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 대표는 "간단해 보이지만 섬유 형태로 돼 있어 엉킴, 열 발생 등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관련 장치와 설비를 개발하는 데만 2년여가 걸렸다. 이렇게 추출하는 나일론의 순도는 99.6%에 달한다.
넷스파가 분리해낸 고순도 나일론은 섬유제조사인 효성티앤씨에 공급된다. 나일론의 품질, 순도가 높은 데다 한 번에 공급되는 물량도 많아 섬유 제조사의 수요에도 들어 맞았다. 효성티앤씨는 넷스파의 나일론으로 '마이판 리젠오션'이라는 재생 원사를 만들고 아웃도어·패션 브랜드에 납품한다. 넷스파는 올해 파일럿 테스트로 8톤의 나일론을 공급했고, 내년 중순부터는 월 240톤의 나일론을 공급할 예정이다.
━"친환경 패션브랜드 꿈꾸다 소재로 눈돌려…현장 돌며 어망 받아왔다"━ 정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송동학 이사가 처음부터 폐어망 자원화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동창인 두 청년은 당초 재생섬유를 활용한 패션의류 사업을 준비했었다. 그러나 패션의 앞 단계에서 자원을 재활용하는 게 더 의미가 있겠다 싶어 창업아이템을 바꿨다.
소재나 섬유는 시장규모도 더 컸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경쟁자도 없었다. 송 이사는 "폐어망은 PP, PE를 분류해내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대부분이 나일론 그 자체인데, 아직 여기에 눈길을 주는 기업이 많지 않았다"며 "이 시장에 먼저 뛰어들면 최소한 아시아권의 시장까지 선점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분류설비 개발이 완료된 후에는 어망 수급방안을 들고 수거업체와 어촌을 누볐다. 정 대표는 "폐어망을 못 받을까 봐 걱정도 했는데 막상 흔쾌히 폐어망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각·매립하기에 양이 많아 골치 아팠던 폐어망을 가져간다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것. 정 대표는 "아들뻘 되는 청년들이 찾아오니 어망·나일론 취급 시 주의점이나 특성을 조언해주는 분들도 있었다"고 했다.
━"내년부터 월240톤 나일론 만들 것…2024년엔 동남아로 나간다"━ 넷스파는 2024년에는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넷스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폐기되는 폐어망은 120만톤으로 그중 50만톤은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다. 넷스파 입장에서는 자원의 보고인 셈이다.
넷스파는 사업범위를 폐어망과 나일론으로 한정하지 않고 다른 폐기물과 소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재생소재 특화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온갖 폐기물에서 고품질의 원료를 만들어내는 재생소재에 특화된 기업이 되고 싶다"며 "전 지구적인 폐기물의 순환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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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의 한 대목이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조명한 다큐멘터리로 구체적 수치가 과장됐다는 논란도 제기됐지만 폐어망의 문제점을 화두로 제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미국 등 32개국에서는 넷플릭스 인기순위 톱10에 진입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한 스타트업이 이 같은 폐어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양쓰레기 자원화 소셜벤처 넷스파의 이야기다.
━ 어망에서 순도 '99.6%' 나일론 추출…대기업도 러브콜━
정택수 넷스파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어망은 나일론과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이 결합 돼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 폐어망은 바다에 무단으로 버려지거나 소각·매립장으로 직행한다. 일부 글로벌 업체들이 개발도상국의 저임금을 활용해 수작업으로 나일론을 분류해 내지만 아직까지 대량 분류·공급이 가능한 기업은 많지 않다.
넷스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설비를 개발했다. 어망의 연결부를 절단시킨 뒤 소재별 특성 차이를 이용해 나일론과 PP, PE를 분류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 대표는 "간단해 보이지만 섬유 형태로 돼 있어 엉킴, 열 발생 등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관련 장치와 설비를 개발하는 데만 2년여가 걸렸다. 이렇게 추출하는 나일론의 순도는 99.6%에 달한다.
넷스파가 분리해낸 고순도 나일론은 섬유제조사인 효성티앤씨에 공급된다. 나일론의 품질, 순도가 높은 데다 한 번에 공급되는 물량도 많아 섬유 제조사의 수요에도 들어 맞았다. 효성티앤씨는 넷스파의 나일론으로 '마이판 리젠오션'이라는 재생 원사를 만들고 아웃도어·패션 브랜드에 납품한다. 넷스파는 올해 파일럿 테스트로 8톤의 나일론을 공급했고, 내년 중순부터는 월 240톤의 나일론을 공급할 예정이다.
━"친환경 패션브랜드 꿈꾸다 소재로 눈돌려…현장 돌며 어망 받아왔다"━ 정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송동학 이사가 처음부터 폐어망 자원화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동창인 두 청년은 당초 재생섬유를 활용한 패션의류 사업을 준비했었다. 그러나 패션의 앞 단계에서 자원을 재활용하는 게 더 의미가 있겠다 싶어 창업아이템을 바꿨다.
소재나 섬유는 시장규모도 더 컸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경쟁자도 없었다. 송 이사는 "폐어망은 PP, PE를 분류해내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대부분이 나일론 그 자체인데, 아직 여기에 눈길을 주는 기업이 많지 않았다"며 "이 시장에 먼저 뛰어들면 최소한 아시아권의 시장까지 선점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분류설비 개발이 완료된 후에는 어망 수급방안을 들고 수거업체와 어촌을 누볐다. 정 대표는 "폐어망을 못 받을까 봐 걱정도 했는데 막상 흔쾌히 폐어망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각·매립하기에 양이 많아 골치 아팠던 폐어망을 가져간다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것. 정 대표는 "아들뻘 되는 청년들이 찾아오니 어망·나일론 취급 시 주의점이나 특성을 조언해주는 분들도 있었다"고 했다.
━"내년부터 월240톤 나일론 만들 것…2024년엔 동남아로 나간다"━ 넷스파는 2024년에는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넷스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폐기되는 폐어망은 120만톤으로 그중 50만톤은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다. 넷스파 입장에서는 자원의 보고인 셈이다.
넷스파는 사업범위를 폐어망과 나일론으로 한정하지 않고 다른 폐기물과 소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재생소재 특화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온갖 폐기물에서 고품질의 원료를 만들어내는 재생소재에 특화된 기업이 되고 싶다"며 "전 지구적인 폐기물의 순환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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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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