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5개 vs 한국 2개…줄줄이 쏟아지던 'K-유니콘', 날개 꺾인 이유

송지유 기자,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5.03.23 07:0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MT리포트-'K-유니콘'의 위기]①

[편집자주] 기업가치 10억달러(한국에선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의 시대가 저무는 걸까. 2020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유니콘의 씨가 마르고 있다. 기존 유니콘의 경우 경기에 민감한 플랫폼 업체들이 많다보니 다양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양적·질적 성장에서 경고등이 들어온 한국 유니콘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신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최근 2년 연속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마이크로소프트 이미지 생성AI '디자이너'
국내 신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최근 2년 연속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마이크로소프트 이미지 생성AI '디자이너'
국내 신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최근 2년 연속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전례 없는 초저금리 돈잔치에 줄줄이 쏟아졌던 스타트업 성공신화가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계 벤처투자가 AI(인공지능) 등 딥테크에 집중되면서 내수 위주 플랫폼 스타트업 비중이 높은 한국이 유독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23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중소벤처기업부·한국벤처투자·벤처투자업계 등 자료를 종합해 국내외 유니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에선 리벨리온·에이블리코퍼레이션 등 2개의 신규 유니콘이 나왔다. 마지막 달인 12월 극적으로 두 기업이 등장하면서 신규 유니콘 명맥을 겨우 이었다.

국내 신규 유니콘 기업 수는 2020년 3개에서 2021년 8개, 2022년 9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4개로 감소했다. 지난해엔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더 줄었다. 이는 코로나 직전인 2018~2019년(매년 3개)보다도 적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년 유니콘 통계를 발표하던 중소벤처기업부도 2023년부터는 관련 집계를 내놓지 않고 있다.

신규 유니콘 감소세는 전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이 특히 부진하다. 지난해 미국에선 50여개, 중국에선 10여개 신규 유니콘이 나왔다. 인도에서도 유니콘 5개가 배출됐다. 최근 5년 누적 기준으로도 한국 유니콘 증가세는 글로벌 평균에 훨씬 못 미친다. 2020년 13개였던 국내 유니콘 수는 2024년 25개로 1.9배 증가한데 비해 같은 기간 전 세계 유니콘 수는 369개에서 1257개로 3.4배 늘었다.

국내 신규 유니콘 수 추이/그래픽=이지혜
국내 신규 유니콘 수 추이/그래픽=이지혜
신규 유니콘 기업 수 감소만 문제가 아니다. 한국 스타트업 중 상당수는 경기에 민감하고 사업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내수 기업이다. 기존 유니콘 기업만 봐도 온라인상거래·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등 비율이 70%에 달한다. AI 딥테크 기업은 리벨리온(AI 반도체 제조)이 유일하다. 그나마 메가존클라우드(클라우드 관리)·아이지에이웍스(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기술 업체로 분류된다. 전체 유니콘의 80% 이상이 AI·로봇·금융·의료 등 B2B(기업 간 거래) 기반 기술기업으로 구성돼 있는 미국과는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

국내 유니콘의 온라인상거래 등 플랫폼 편중 현상은 기업가치 동반 하락을 야기하기도 한다. 내수가 얼어붙으면 플랫폼 기반 유니콘의 실적이 악화하고 이는 투자유치 당시 산정됐던 기업가치 하락, IPO(기업공개) 불발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빚은 티몬·위메프, 같은해 4월 폐업한 옐로모바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업체 3곳은 유니콘 명단에 오른 지 8~9년 만에 결국 '유니콥스'(죽은 유니콘)가 됐다.

전문가들도 국내 유니콘의 양과 질이 모두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AI 스타트업이 글로벌 100대 유니콘의 21%를 차지하며 산업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 분야에서 완전히 소외돼 있다"며 "글로벌 벤처투자가 줄어든 데다 AI로 자금쏠림 현상까지 심화하고 있어 내수 플랫폼 중심의 한국 유니콘의 상황이 반전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유니콘' 기업 주요 기사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