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부터 완제품까지 논스톱"…기술사업화 패러다임 바꿀 '이곳'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5.03.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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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화학소재부품 상생기술협력센터 7일 개관
"수요연계형 기술 상용화의 패러다임 바꿀 것"

대전 유성구 화학연 본원 부지 내에 개관한 화학소재부품 상생기술협력센터 전경 /사진=한국화학연구원
대전 유성구 화학연 본원 부지 내에 개관한 화학소재부품 상생기술협력센터 전경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원천기술 개발-기술이전-최종 수요처 공급' 전 단계를 한 공간에서 종합 관리하는 기술 상용화 센터가 문을 열었다. 국내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최초다.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은 7일 대전 유성구 본원 내에 '화학소재부품 상생기술협력센터'를 개관했다고 밝혔다. 연면적 5401㎡,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상생형 연구 공간, 분리형 사무공간, 스케일업 연구실 등이 들어선다.

상생기술협력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화학연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공급기업과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 대기업 등 수요기업이 손을 잡고 한 공간에 입주한다는 데 있다. 입주 공고부터 공급·수요기업이 사전 매칭된 상태로 입주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미 화학연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3개 기업이 센터 입주를 확정한 상태다. 방수 및 누수기술 관련 신소재 제조기업 '리뉴시스템', 잉크젯 프린팅 설비제조기업 '고산테크', 축전식 탈염 기술 기반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 '시온텍'이다. 모두 화학연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공동연구를 진행하거나 이전을 추진 중인 기업이다.

상생기술협력센터 2층 상생형 연구공간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상생기술협력센터 2층 상생형 연구공간 /사진=한국화학연구원

먼저 리뉴시스템은 조정모 화학연 책임연구원 연구팀의 원천기술을 2022년 이전받았다. 자연분해가 되지 않는 각종 플라스틱 폐기물을 합성 이전의 원료 상태로 100%에 가깝게 되돌려 재활용하는 공정을 개발 중이다. 완성된 공정은 효성티앤씨 (242,000원 ▲12,500 +5.45%)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종용 리뉴시스템 대표는 "생산자가 제품을 스스로 회수해 일정 비율 이상 재활용하게끔 하는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이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데, 이같은 규제가 제품 수출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 세계 여러 기업이 고품질 재활용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뉴시스템이 화학연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순도 높은 재활용 공정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세계적인 기업들로부터 공정 요청이 들어오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리뉴시스템은 센터 입주 이후 3종 이상 소재가 혼방된 섬유 폐기물에서 고품질 고분자 소재만 회수하는 선별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물질이 99% 이상 제거된 고품질 폴리에스터를 회수하는 게 목표다. 조 책임연구원은 "재활용 수출 규제가 본격화될수록 자국이 보유한 핵심 기술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한국만의 고품질 폐플라스틱 활용 기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상생기술협력센터 개관식 전체 참석자가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상생기술협력센터 개관식 전체 참석자가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잉크젯 프린팅 설비 제조기업 고산테크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에서 화학연과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태양전지는 태양의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에서 지난해 5월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한 전남중 화학연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고산테크와 함께 '차량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과 '건물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공동연구에 참여한다. 개발을 마치면 완성품 형태의 태양전지를 국내 대기업에 공급하게 된다.

축전식 탈염 기술 기반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 시온텍은 이진희 화학연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양극성막 정전용량 탈염 기술'을 연구한다. 전기 현상을 이용해 물속의 불필요한 이온 물질을 물에서 분리하는 기술을 축전식 탈염 기술이라고 한다. 시온텍과 연구팀은 기존 공정보다 독성을 줄이고 생산원가도 낮춘 탈염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센터 입주 기업은 최대 3년간 센터에 머무르며 완성형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연구에 매진한다. 화학연은 4월 2차 센터 입주 공고를 내고 올 8월부터 센터에 입주할 공급·수요기업 3곳을 추가 모집할 계획이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화학소재부품 상생기술협력센터는 단순 기술 이전을 뛰어넘어 수요연계형 기술 상용화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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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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