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화성에 성조기"…트럼프의 꿈? 머스크의 야심

변휘 기자 기사 입력 2025.0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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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일 "화성에 별과 줄무늬 심겠다"…이튿날 우주항공주 '급등'
내년말 무인착륙 테스트, 2028년 유인우주선 착륙…머스크의 시간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취임 하루를 앞두고 워싱턴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MAGA 대선 승리 축하 집회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환영하고 있다. 2025.01.20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취임 하루를 앞두고 워싱턴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MAGA 대선 승리 축하 집회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환영하고 있다. 2025.01.20 /로이터=뉴스1
트럼프 행정부가 화성을 정조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 연설에서 "미국 우주비행사를 보내 화성에 별과 줄무늬를 심겠다"고 말했다. 1기 집권 땐 다시 한번 달을 목적지 삼았는데, 2기 정부에선 목적지를 더 멀리 잡았다. 정치적 후원자 일론 머스크가 사실상 트럼프의 화성 공략 행보에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화성 개척 발언으로 미국 증시에서는 몇몇 우주기업 주가가 폭등했다. 발사 서비스 제공기업 '로켓랩USA'는 23일 종가 31.57달러로 트럼프 취임 전인 17일 대비 31.5% 상승했다. 또 우주부품 공급업체 '레드와이어'는 23일 22.05달러로 마감해 같은 기간 49.5% 올랐고, 위성 이미지·데이터사 '플래닛랩스'는 24.1%(4.74달러), 우주탐사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은 19.8%(22.17달러) 상승했다.

트럼프의 화성 언급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0월 9일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미국은 우주에서 세계를 이끌며, 내 임기가 끝나기 전 화성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임기 끝(2029년 1월 20일)까지 미국 우주비행사가 화성에 발자국을 남기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화성 개척을 위한 시험 발사체를 보내겠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우주개발의 구체적 청사진은 트럼프의 후원자인 머스크가 보다 뚜렷하게 언급해 왔다. 그는 지난해 9월 "스페이스X는 2026년 5척의 무인 우주선을 발사해 화성의 대기권 진입 및 지표면 도착 능력을 테스트하겠다"고 말했다.

지구와 화성은 약 26개월을 주기로 가장 가까워지며, 이때 거리는 약 5400만㎞다. 이 시기에 우주선을 발사해야 연료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다음 최접근 시기는 2026년 말이다. 이때 우주선을 발사해 화성 착륙을 테스트하고, 다음번 최접근 시점인 2028년에 유인 우주선을 화성에 착륙시키겠다는 게 머스크의 시간표다. 이 모든 과정이 순조롭다면 트럼프 임기 내 화성에 성조기를 꽂을 수 있다.

이는 트럼프 1기를 거쳐 바이든 정부까지 미국의 최우선 목표였던 '아르테미스 계획'의 변화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올해 달 유인 탐사를 성공시키고 향후 우주정거장 건설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트럼프 집권기였던 2017년 재탄생했다. 다만 기술적 한계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보도에서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는 아르테미스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 근거로 NASA(미 항공우주국) 수장을 맡은 재러드 아이작먼을 주목했다. 그는 머스크의 최측근 인사로, 과거 스페이스X 로켓을 타고 두 차례 우주비행을 한 바 있다. 또 정부 우주 프로그램에 막대한 예산이 쓰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는 우주 상업화 및 효율화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아르테미스 계획에 대한 예산 투입에 제동이 걸 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머스크는 X에 "아르테미스는 결과가 아니라 일자리를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스페이스X는 아르테미스 계획에 사용될 달 착륙선 용도로 '스타십'을 개발 중이나, 목적지를 화성으로 바꾼다 해도 손해는 아니란 분석이 나온다. NYT는 "아르테미스 계획이 취소되고, NASA가 화성을 목표로 돈을 낸다 해도 머스크에게는 합리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주 정책 리더십 변화도 감지된다. 로이터는 이날 현지 소식통을 인용, "스페이스X 로비스트들이 찍어내려 하는 백악관 국가우주위원회를 2기 트럼프 행정부가 폐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우주 정책의 거버넌스는 'NASA→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국가우주위원회→대통령'으로 이어지는데, 2단계를 제거해 정책 결정 체계를 단순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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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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