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엔젤투자리스트 최고위 과정 1기 모집

휘어지는 양자점 디스플레이·속도 잡는 정전기…상상이 현실이 된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4.10.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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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테크마켓'에 나올 UNIST 신기술 보니

[편집자주]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이 보유한 딥테크를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사업화 유망기술 공동 설명회가 코엑스에서 열린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오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하는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의 특별 부대행사로 '2024 테크마켓'을 개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기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 행사는 우수 R&D(연구개발) 성과를 국내 대·중견·중소기업, 벤처·스타트업에 소개·이전해 기존 제품 및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무대에 오를 신기술을 개발한 과기원 교수들에게 직접 핵심 기술력과 산업적 가치를 들어봤다.



영화속 '팔뚝 디스플레이' 현실로…'늘어나는 光반도체' 나왔다


최문기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곡면 부착 가능한 '양자점(퀀텀닷) 디스플레이' 개발

시간이 화폐가 된 미래사회 이야기를 담은 SF(공상과학)영화 '인 타임'(2011년). 모든 인간이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보디시계'에 1년의 유예시간을 제공받는다. 이 시간으로 사람들은 음식을 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집세를 낸다.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팔뚝 피부와 하나가 된 디스플레이다. 이를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최근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최문기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양자점(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을 소개한다.


양자점은 수백, 수천 개 원자로 이뤄진 나노미터(1㎚는 10억분의1m) 단위의 작은 반도체 결정체로 스스로 강한 빛을 낸다. 양자점 디스플레이는 이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를 만드는 데 쓰인다. 문제는 대면적 TV에 쓰던 이 기술을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같이 작은 디스플레이에 쓰기엔 초고해상도와 발광효율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 교수는 "도장처럼 양자점 잉크를 찍어 기판에 옮기는 건식 전사 패터닝은 초고해상도 픽셀 구현은 가능하지만 발광효율이 5%에 미치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이 문제를 스탬프(도장) 압력으로 풀었다. 그에 따르면 건식 전사 패터닝은 공정 중 스탬프로 잉크박막에 압력을 가하는데 이 압력에 의해 양자점과 함께 전류를 전달하는 나노입자가 빽빽하게 모인다. 연구진은 스탬프 압력을 높여 나노입자층과 양자점 발광층을 한번에 옮겨 입자밀도를 높이고 불순물인 내부 기공을 없애는 식으로 전류를 쉽게 흐르도록 해 발광효율을 개선했다.

최문기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UNIST
최문기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UNIST
이 같은 새 공정을 통해 만든 양자점 발광소자는 최대 23.3%의 외부양자효율(External Quantum Efficiency·EQE)을 보였다. 외부양자효율은 전류를 흘려넣어준 전자가 빛을 내는 광자로 변환되는 효율을 말한다. 23.3%는 최대 이론효율과 유사한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 방식으로 머리카락 두께의 40분의1 수준인 2.6㎛(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1m) 두께의 초박막 QLED 소자도 제작했다. 해상도는 2만526PPI(인치당 픽셀수) 수준으로 애플 '비전프로' 해상도의 6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구부려도 되는 신축성을 지녀 곡면 등에 부착할 수도 있다. 앞으로 바이오분야 기술과 융합하면 영화 '인 타임'의 카운트보디시계처럼 신체에 부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중층 건식 전사 패터닝 기술로 제작한 고해상도 다색 패턴과 대면적 패턴의 모습/사진=UNIST
이중층 건식 전사 패터닝 기술로 제작한 고해상도 다색 패턴과 대면적 패턴의 모습/사진=UNIST
최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피부처럼 늘어나는 전자타투같이 '신체 부착형 웨어러블 기기'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 수치나 혈압이 얼마인지를 피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요즘 자동차업계에서 러브콜이 많이 온다고 귀띔했다. 그에 따르면 헤드라이트 디자인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는데 양자점 디스플레이는 구부려 곡면 형태로 만들 수 있고 휘도(밝기)도 뛰어나 다양한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

그는 "학술대회에서 연구결과를 보고 해외기업들이 협력하자는 연락을 많이 해오지만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선두주자인 만큼 국내 기업들과 협업하고 싶다"며 "이번 테크마켓에서 만난 기업들과 연구결과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기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UNIST
최문기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UNIST



정전기로 교통사고 예방?...충돌 가능성 예측 '초정밀 센서' 뜬다


박영빈 UNIST 기계공학과 교수,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센서' 개발

박영빈 UNIST 기계공학과 교수/사진=unist
박영빈 UNIST 기계공학과 교수/사진=unist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에 한 번씩 겪어봤을 '정전기'. 마찰에 의해 발생하는 정전기는 전압이 수천~수만 볼트에 달하지만 방전되는 순간이 짧은데다 에너지도 작고 저장이 어려워서 과학기술계에선 그간 쓸모없는 전기로 여겨왔다. 하지만 앞으로 정전기에 대한 이런 생각이 뒤바뀌질 모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박영빈 기계공학과 교수가 개발한 신기술 때문이다.

박영빈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 센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최근 유니콘팩토리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 인체가 통증을 느끼는 구조와 기능을 구조물에 부여하고 싶다는 게 연구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교량, 건물 등 도시시설의 갈라짐 등을 모니터링하려면 IoT(사물인터넷)센서가 필요하다. 이 센서를 구동하려면 전원이 외부에서 공급돼야 하는 데 수천~수만 개의 센서에 일일이 배터리를 달긴 어렵다. 그래서 등장한 기술이 '자가발전을 통한 센서 구동법'이다. 박 교수는 "정전기는 아무리 모아도 지금 제가 차고 있는 시계 하나 완충하기 어렵지만 '탁탁' 마찰이 일어나는 순간 발생하는 소량의 전기로 데이터를 감지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내구성이 강한 섬유강화 플라스틱 기반 마찰전기 센서를 제작하고 실제로 도로에 해당 센서를 부착한 뒤 그 위를 차가 지나가는 타당성 평가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영상을 보니 타이어가 해당 센서 위로 진입할 때 측정장치 화면에 나타난 그래프 기울기가 순간 아래로 향하며 특정 수치에서 피크를 찍었고 타이어가 센서를 벗어났을 땐 그래프가 위로 향하며 피크를 찍었다.

박 교수는 "타이어가 센서를 밟고 지나갈 때 순간 전기가 발생한 것을 가지고 센싱한 것"이라며 "화면 하단 피크와 상단 피크 간 거리를 재면 현재 이 차가 어느 정도 속도로 달리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센싱의 오차율은 3%로 다른 센서(5%)들에 비해 낮다는 설명이다.
박영빈 UNIST 기계공학과 교수r가 섬유강화플라스틱 기반의 마찰전기 센서를 보여주고 있다/사진=UNIST
박영빈 UNIST 기계공학과 교수r가 섬유강화플라스틱 기반의 마찰전기 센서를 보여주고 있다/사진=UNIST
이어 "예컨대 수십 대의 차가 센서를 밟고 지나갔다고 치면 정확하게 몇 대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지나갔는지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앞차와 뒤차 간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계산해 충돌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며 "도로별 사고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봇손도 적용할 수 있는 응용분야로 꼽았다. 박 교수는 "로봇은 터치센서로 물건이 손에 닿았는지를 파악하는데 우리 기술을 터치감응센서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교량 보수·보강공사, 스마트시티 UAM(도심항공교통),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등 안정성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교수는 "이번에 선보이는 센서기술은 기초연구를 위주로 진행했으므로 앞으로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 나갈지는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며 "테크마켓에서 만난 민간 기업들이 내준 아이디어 위주로 심도 있게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실험장면/사진=UNIST
실험장면/사진=UNIST



"마찰전기센서·양자컴 디스플레이 기술 수요 높고, 확장성 크다"


AI·빅데이터 기반 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 박영빈·최문기 교수 기술 분석해보니

인공지능 기술 분석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 기술 분석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둘 다 이미 성숙한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기술이지만 시장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기술들에 비해 위험성이 낮고 기존 제품을 대체할 가능성도 높다."

이달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선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이 열린다. 이곳에서 소개될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표 기술 2건에 대해 아폴로는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는 기술이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AI(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 공공 R&D(연구·개발)성과 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를 통한 사전분석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의뢰했다. 아폴로는 기술공급자(공공연구기관), 기술수요자(기업), 기술중개기관, 예비창업자 등에 시장진출 기회와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석정보를 제공하다. 이번 조사대상 기술은 UNIST 기계공학과 박영빈 교수, 최문기 교수가 각각 선보일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센서' '양자점(quanum dot) 디스플레이'다.

수요기업 100곳 분석 결과/자료=아폴로, KISTI
수요기업 100곳 분석 결과/자료=아폴로, KISTI
먼저 박 교수의 기술로 '수요기업 100곳 분석'을 실시한 결과 주로 건설·교통분야 기업목록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실시간으로 구조물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문제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어 큰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조치를 취하거나 잔여 유효수명 기능을 통해 구조물의 예상수명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기업에서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글로벌 진출시 유망한 사업아이템 탐색서비스'에선 섬유강화 플라스틱과 연관된 아이템으로 연료용기, 가스캐비닛(가스공급 장비)을 만들거나 관련 시설관리 외주업체들의 기술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해당 기술은 에너지 구조건전성 자가진단 등 교통구조물 분야에 필요한 기능을 갖췄는데 높은 강도와 내구성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연료용기, 가스캐비닛에도 이런 추가기능을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글로벌 유망 사업아이템 탐색서비스 분석 결과를 나타낸 화면/자료=아폴로, KISTI
글로벌 유망 사업아이템 탐색서비스 분석 결과를 나타낸 화면/자료=아폴로, KISTI
아폴로가 금속구조물까지 포함한 도로구조물 연관 제품시장을 분석한 결과 국내 약 692개 기업이 올해 기준 5530억원 정도의 시장규모를 형성했으며 도로구조물 시장의 성장률은 약 9.10%에 달한다. 변정은 아폴로 분석팀장(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데이터분석본부 선임연구원)은 "해당 기술은 기존 도로구조물에 없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속도측정용 CCTV(폐쇄회로TV)와 같은 기존 제품들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장치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교수의 기술분석을 진행한 아폴로는 구글(글래스) 애플(비전프로) 메타(퀘스트3) 등 미국 빅테크(대형 IT기업)들이 잇따라 선보인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기기, 관련 콘텐츠 제작 등 핵심산업과 연계해 글로벌 무대로 확장할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나아가 이번 기술수요 상위 키워드 분석에서 '인공안구'의 핵심기능 중 하나인 비주얼프로세싱(Visual Processing)이 도출됐다. 사용자가 편안하게 시각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감각친화적인 설계가 이뤄진다면 인공안구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아폴로 분석보고서 종합본은 행사 당일 두 교수에게 전달하여 기술 이전·상용화를 위한 후속 R&D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4대 과기원 우수기술 GBW 총출동…'2024 테크마켓' 큰장 선다



한편, 2024 테크마켓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내달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하는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의 특별 부대행사로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기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우수 R&D(연구개발) 성과를 국내 대·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에 소개·이전해 기존 제품·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기존 과기원별 단독 설명회와 달리 과기원 4곳이 한데 모여 준비하는 통합형으로 치뤄지는 데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AI(인공지능) 기반 공공 R&D 기술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를 통해 선정된 기술과 궁합이 맞는 기업을 매칭, 기술이전 및 사업화 성공률을 더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아폴로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진성 수요를 파악하고, 선정된 기술에 관심을 가질만한 수요기업을 예측해 알려준다. 또 해당 기술로 개발한 제품·서비스 관련 시장 규모와 경쟁사 분석 정보도 제공한다.

행사장엔 4대 과기원 공동상담부스가 설치돼 핵심기술 8건에 대한 일대일 현장상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 12대 전략기술과 탄소 중립 관련 기술에 관심있는 기업들에 대한 R&D 사업 자문도 지원한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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