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상위' 논문 대부분 국제공동연구…연구 주도력 여전히 약해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4.06.2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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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 데이터 인사이트 37호
'연구 주도권과 질적 수준 측면에서 바라보는 한국과 주요국의 국제 공동연구 분석 보고서'

한국 논문의 질적 수준에 따른 연구 유형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질적 수준 최상위(TOP 1%) 논문에서 국제 공동연구의 비중이 73.65%인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질적 수준이 낮아질수록 국제 공동연구의 비중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논문의 질적 수준에 따른 연구 유형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질적 수준 최상위(TOP 1%) 논문에서 국제 공동연구의 비중이 73.65%인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질적 수준이 낮아질수록 국제 공동연구의 비중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년간 한국에서 발표한 연구 논문 중 '최상위 레벨'은 대부분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한국의 국제 공동연구 비율은 여전히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글로벌 연구환경에서 주요 협력 파트너로 고려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25일 '데이터 인사이트(DATA INSIGHT) 37호'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연구 유형별 질적 수준과 국제 공동연구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이처럼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20년간 출판된 전 세계 논문 약 3269만건을 기반으로 △연구 질적 수준 △연구 주도권 △연구 유형 관점에서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15개국을 대상으로 국제 공동연구 현황을 분석, 글로벌 과학기술 환경에서 한국의 상대적 위치를 진단했다.


한국-미국-일본-중국의 질적 수준 구간별 논문 비중 및 변화율 /사진=KISTI  데이터 인사이트 37호
한국-미국-일본-중국의 질적 수준 구간별 논문 비중 및 변화율 /사진=KISTI 데이터 인사이트 37호


주요 15개 국가 중 한국의 지난 20년간 연평균 논문 수(7.21%) 및 피인용 수 증가율(5.44%)은 3위를 기록했다. 두 분야 모두 중국이 각각 증가율 15.37%, 7.12%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연구팀은 한국 논문의 양적 증가에 비해 질적 향상이 따라가지 못하는 '불균형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봤다. 논문의 질로 평가할 때 상위 25% 이내에 속하는 연구와 하위 75% 미만인 연구의 비중이 함께 증가했지만 중간 수준의 연구 비중은 하락해 연구 수준이 양극화됐다고 밝혔다. 논문의 질적 수준은 각 논문이 해당 연구 분야에서 인용된 정도를 따지는 피인용 수로 매겼다.


한국-미국-일본-중국의 단독연구 및 국내, 국제 공동연구 비중 /사진=KISTI  데이터 인사이트 37호
한국-미국-일본-중국의 단독연구 및 국내, 국제 공동연구 비중 /사진=KISTI 데이터 인사이트 37호


지난 20년간 한국, 미국, 일본은 자국 내 위치한 1개 연구기관이 단독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단독 연구'가 국제 공동연구로 대체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 기관끼리의 공동연구 비중이 늘어 기술 자립·내재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 논문의 질적 수준에 따른 연구 유형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질적 수준 최상위(TOP 1%) 논문에서 국제 공동연구의 비중이 73.65%인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질적 수준이 낮아질수록 국제 공동연구의 비중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한국과 G7 국가의 국제 공동연구 비중(2022년) /사진=KISTI  데이터 인사이트 37호
한국과 G7 국가의 국제 공동연구 비중(2022년) /사진=KISTI 데이터 인사이트 37호


그런데도 한국의 국제 공동연구 비중은 G7 국가(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에 비해 여전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 공동연구는 서로 다른 국가에 위치한 2개 이상의 연구 기관이 함께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년간 한국과 G7 국가의 평균 국제 공동연구 비율 격차는 약 2배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한국이 연구를 주도하는 국제 공동연구의 주요 상대는 미국이었지만, 점차 중국과의 협력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국가에서 주도하는 국제 공동연구에서 한국과의 협력 비중이 높은 국가는 일본, 미국, 대만, 중국 순이었다. 나머지 국가에선 한국과의 협력 비중이 1~2% 수준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글로벌 연구환경에서 한국이 주요한 협력 파트너로 고려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2003년~2018년 연구유형에 따른 국제 공동연구의 질적 수준 비교 /사진=KISTI  데이터 인사이트 37호
2003년~2018년 연구유형에 따른 국제 공동연구의 질적 수준 비교 /사진=KISTI 데이터 인사이트 37호

또 한국이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를 질적 수준으로 따졌을 때 상위권 논문으로 갈수록 한국의 주도 비율이 낮아졌다. 최상위 5% 그룹에서 최상위 1% 그룹으로 갈수록 한국이 주도하는 비율이 급격히 낮아졌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최상위 연구에서 여전히 한국의 연구주도 역량이 낮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철 KISTI 글로벌 R&D 분석센터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지난 20년간 과학기술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과학기술 선도국가와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최상위 연구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전략적인 관점에서 국제 공동연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구 보고서 전문은 KISTI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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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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