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도형 핀헤이븐 대표
최근 국내 금융업계 최대 화두는 토큰증권(ST·Security Token)이다. 금융당국이 내년 중순까지 ST 관련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ST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증권사와 스타트업들은 ST 사업을 위한 밑작업 준비에 한창이다.
금융 선진국 캐나다에서 일찌감치 토큰증권거래소의 문을 연 한인 스타트업이 있다. 핀헤이븐이다. 메릴린치 출신 김도형 대표가 2017년 캐나다 벤쿠버에 설립한 핀헤이븐은 캐나다 최초 토큰증권거래소다. 김 대표에게 핀헤이븐의 목표와 국내 ST 시장의 미래를 물어봤다.
캐나다서 선보인 토큰증권거래소…자본 발행·거래 비용↓ 김 대표가 ST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을 느낀 건 뉴욕 메릴린치 글로벌 본사에서 고객사의 자금조달과 거래를 담당하면서다. 김 대표는 "고객사의 자금조달과 거래 이면에 발생하는 비효율성과 비용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블록체인 기술에서 해법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캐나다 벤쿠버에 핀헤이븐을 설립한 이유에 대해 "미국과 국경을 마주한 국가로 영미권 국가들과 비슷한 금융 규제의 틀을 갖고 있는데다 원활한 협력이 가능해 향후 확장 가능성이 크다"며 "자본시장 규모 역시 한국의 3배로 작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핀헤이븐의 목표는 모든 자본시장의 인프라를 블록체인 상에 구축하는 것이다. 증권을 발행할 때 필요한 인증 및 거래 절차를 블록체인이라는 분산원장 기술로 간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분산원장이란 거래 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특정 기관의 중앙화된 서버가 아닌 분산화된 네트워크에서 참여자들이 공동으로 기록 및 관리하는 기술이다. 기존과 달리 중앙관리자 혹은 중앙 데이터 저장소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발행 및 거래 절차를 이전보다 크게 줄일 수 있다.
핀헤이븐의 주요 서비스는 크게 △핀헤이븐 인베스트먼트 플랫폼 △핀헤이븐 프라이빗 마켓 △핀월렛 등이다. 인베스트먼트 플랫폼은 ST의 발행, 거래, 청산에 필요한 기술적 기반이 되는 분산원장 플랫폼이다. 프라이빗 마켓은 인베스트먼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토큰증권거래소다. 월렛은 '월렛(Wallet, 지갑)'이라는 이름처럼 ST를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는 일종의 계좌 서비스다.
인베스트먼트 플랫폼의 경우 각 증권사의 요구에 맞춰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된다. 핀헤이븐은 증권사에게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프라이빗 마켓 같은 경우 거래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를 주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프라이빗 마켓은 캐나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2021년부터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별도의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없이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핀헤이븐 현재 한국형 토큰증권거래소 구축을 위해 국내 주요 금융사와 합작법인 설립 등을 논의 중이다.
국내 ST 시장 성장하려면…"자산 가치평가 유연해져야" 프라이빗 마켓에서는 현재 9건의 프로젝트가 ST로 거래되고 있으며 총 발행 규모는 2억달러(약 2692억원) 수준이다. ST에 담긴 프로젝트의 종류는 다양하다. 김 대표는 "프로젝트에 기반이 되는 자산을 기준으로 봤을 때 부동산부터 영화 혹은 드라마 같은 엔터테인먼트, 전통 산업 쪽에서는 자동차 부품까지 다양하다"며 "프로젝트 결과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프라이빗 마켓의 특징은 ST에 대한 상세한 정보다. ST에 대한 △피치덱(Pitch Deck: 투자자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요약 자료) △재무정보 △위험성 △분기별 관리실적 △투자계약조건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문서를 작성할 때 필요한 가이드라인도 핀헤이븐이 제공한다.
이렇듯 핀헤이븐이 ST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챙기는 이유는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위해서다.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한 만큼 정확한 정보가 서로 공유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ST에 대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은 핀헤이븐의 핵심 기능 중 하나"라며 "인공지능(AI)와 알고리즘으로 1차적으로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이후 직원들이 살펴보기 때문에 예상보다 컴플라이언스 확인에 소요되는 시간은 길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이 가능했던 건 캐나다 증권관리위원회(CSA)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CSA에서 5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우리가 만들어 놓은 컴플라이언스 질문을 하나하나 다 검토해줬다"며 "이를 통해 시장에서도 납득할 만한 기준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국내 ST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산 가치산정에 대해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유동성이 많은 자산의 경우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주식 가격을 정하듯 공식을 넣어 가치를 정형화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유동성이 적은 자산의 경우 이같은 공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전문가의 의견이 보다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금융 선진국 캐나다에서 일찌감치 토큰증권거래소의 문을 연 한인 스타트업이 있다. 핀헤이븐이다. 메릴린치 출신 김도형 대표가 2017년 캐나다 벤쿠버에 설립한 핀헤이븐은 캐나다 최초 토큰증권거래소다. 김 대표에게 핀헤이븐의 목표와 국내 ST 시장의 미래를 물어봤다.
캐나다서 선보인 토큰증권거래소…자본 발행·거래 비용↓ 김 대표가 ST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을 느낀 건 뉴욕 메릴린치 글로벌 본사에서 고객사의 자금조달과 거래를 담당하면서다. 김 대표는 "고객사의 자금조달과 거래 이면에 발생하는 비효율성과 비용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블록체인 기술에서 해법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캐나다 벤쿠버에 핀헤이븐을 설립한 이유에 대해 "미국과 국경을 마주한 국가로 영미권 국가들과 비슷한 금융 규제의 틀을 갖고 있는데다 원활한 협력이 가능해 향후 확장 가능성이 크다"며 "자본시장 규모 역시 한국의 3배로 작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핀헤이븐의 목표는 모든 자본시장의 인프라를 블록체인 상에 구축하는 것이다. 증권을 발행할 때 필요한 인증 및 거래 절차를 블록체인이라는 분산원장 기술로 간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분산원장이란 거래 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특정 기관의 중앙화된 서버가 아닌 분산화된 네트워크에서 참여자들이 공동으로 기록 및 관리하는 기술이다. 기존과 달리 중앙관리자 혹은 중앙 데이터 저장소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발행 및 거래 절차를 이전보다 크게 줄일 수 있다.
핀헤이븐의 주요 서비스는 크게 △핀헤이븐 인베스트먼트 플랫폼 △핀헤이븐 프라이빗 마켓 △핀월렛 등이다. 인베스트먼트 플랫폼은 ST의 발행, 거래, 청산에 필요한 기술적 기반이 되는 분산원장 플랫폼이다. 프라이빗 마켓은 인베스트먼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토큰증권거래소다. 월렛은 '월렛(Wallet, 지갑)'이라는 이름처럼 ST를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는 일종의 계좌 서비스다.
인베스트먼트 플랫폼의 경우 각 증권사의 요구에 맞춰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된다. 핀헤이븐은 증권사에게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프라이빗 마켓 같은 경우 거래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를 주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프라이빗 마켓은 캐나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2021년부터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별도의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없이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핀헤이븐 현재 한국형 토큰증권거래소 구축을 위해 국내 주요 금융사와 합작법인 설립 등을 논의 중이다.
국내 ST 시장 성장하려면…"자산 가치평가 유연해져야" 프라이빗 마켓에서는 현재 9건의 프로젝트가 ST로 거래되고 있으며 총 발행 규모는 2억달러(약 2692억원) 수준이다. ST에 담긴 프로젝트의 종류는 다양하다. 김 대표는 "프로젝트에 기반이 되는 자산을 기준으로 봤을 때 부동산부터 영화 혹은 드라마 같은 엔터테인먼트, 전통 산업 쪽에서는 자동차 부품까지 다양하다"며 "프로젝트 결과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프라이빗 마켓의 특징은 ST에 대한 상세한 정보다. ST에 대한 △피치덱(Pitch Deck: 투자자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요약 자료) △재무정보 △위험성 △분기별 관리실적 △투자계약조건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문서를 작성할 때 필요한 가이드라인도 핀헤이븐이 제공한다.
이렇듯 핀헤이븐이 ST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챙기는 이유는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위해서다.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한 만큼 정확한 정보가 서로 공유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ST에 대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은 핀헤이븐의 핵심 기능 중 하나"라며 "인공지능(AI)와 알고리즘으로 1차적으로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이후 직원들이 살펴보기 때문에 예상보다 컴플라이언스 확인에 소요되는 시간은 길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이 가능했던 건 캐나다 증권관리위원회(CSA)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CSA에서 5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우리가 만들어 놓은 컴플라이언스 질문을 하나하나 다 검토해줬다"며 "이를 통해 시장에서도 납득할 만한 기준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국내 ST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산 가치산정에 대해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유동성이 많은 자산의 경우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주식 가격을 정하듯 공식을 넣어 가치를 정형화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유동성이 적은 자산의 경우 이같은 공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전문가의 의견이 보다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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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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