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최고혁신상' 받은 한국 스타트업 5곳 제품·서비스 특장점 보니
올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3'에선 우리나라 기업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특히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20개사 중 9개사가 우리나라 기업이었고 이중 5개사가 벤처·스타트업이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이끌었다.
이들 기업은 낡고 오래된 제품·서비스를 디지털화하거나 기존에 추상적으로 제시됐던 미래 첨단기술을 더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평단과 참관객의 호평을 이끌었다. 첨단 IT 대기업들의 아성을 넘어 시장 판을 뒤흔들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한 K스타트업 5곳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점자책의 진화…사진·그래프·캐릭터 새길 수 있는 촉각 디스플레이 눈길 기존 점자책은 글자만 겨우 구분할 정도로 제작됐다. 책 속에 사진이나 수학책에 나오는 그래프, 만화·동화책 속 캐릭터 등은 구체적인 묘사가 어려워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번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닷의 '닷 패드'(Dot Pad)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닷패드는 시각 장애우를 위한 촉각 그래픽 장치다. 총 2400개의 핀이 도형, 기호, 표 등 PC·모바일 디스플레이에 나타난 그림과 이미지를 손가락으로 인식할 수 있게 했다.
닷 측은 "가천대학교로부터 점자책 OS(운영체제) 기술을 이전 받아 닷패드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닷에 따르면 국내에서 점자로 읽을 수 있는 책은 일반 책의 0.1% 정도다. 닷 패드 기술이 더 발전·보급되면 훨씬 많은 책들을 손쉽게 시각장애우들도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닷은 닷패드로 읽을 수 있는 점자형 콘텐츠를 한곳에 모아 내려받을 수 있는 플랫폼도 개발중이다.
닷은 이밖에 점자 스마트워치(닷 워치),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를 위한 키오스크(닷 키오스크) 등의 상품도 개발했다. 닷 관계자는 "전 세계 모든 장애인·시니어를 위한 글로벌 솔루션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비·눈 와도 거뜬…렌즈에 진동 일으켜 CCTV 이물질 제거 현재 CCTV(폐쇄형카메라)는 비나 눈 등으로 카메라 렌즈에 이물질이 끼면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처럼 와이퍼를 달아 보고, 열로 물방울을 증발시키는 기술 등을 접목해 봤지만 시야를 가리거나 세정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에 크게 각광받지는 못했다.
마이크로시스템은 유리 표면의 이물질을 스스로 세척하는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AI) CCTV로 스마트도시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AI CCTV의 핵심기술은 '드롭프리글래스'(Drop Free Glass)다. 특정 파형의 전기 신호를 가해 물방울의 표면장력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렌즈에 맺힌 물방울에 진동을 일으켜 표면에서 떨어지게 하는 방식이다. 유리 표면의 오염물질을 비교적 빠르게 제거할 수 있어 비와 눈, 태풍과 같은 기상재해 환경에서도 고화질로 실시간 영상 감시가 가능하다.
마이크로시스템은 CCTV 자가세정 구동회로·유리 등 핵심 부품 대다수를 자체 개발·생산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신기술(NET)·신제품(NEP) 인증, 국가 혁신제품 등에 선정돼 서울 삼성역 K팝 광장과 바다가 인접한 부산 강서구, 남구 지역에 설치돼 있다. 올해는 한국수자원공사, 항만공사 등 국가 관공서와 도시 공연장과 시설물 주변에 설치될 예정이다.
정상국 마이크로시스템 대표는 "국가 관공서를 비롯한 해외 기관 판매를 시작으로 관련 기술을 선박 및 자동차 자율주행 시장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반 투표시스템…선거 신뢰도↑비용↓ 지크립토는 비밀투표를 위한 블록체인 온라인 투표앱 '지케이보팅'(zKvoting)으로 사이버보안 부문 최고혁신상, 소프트웨어·모바일앱 부문 혁신상에 동시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 앱은 데이터 생산자의 정보, 즉 유권자의 신분과 투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데이터(투표 내용)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앱에서 여러 후보 중 한 명을 클릭하면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통해 투표자 신원을 완벽히 감춘 상태로 투표가 이뤄지고, 투표자는 이 앱에서 자신의 표가 개표에 반영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앱은 선거의 신뢰도를 높이고 막대한 선거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인류가 당면할 문제를 해결할 3대 기술로도 조명받았다. 지케이보팅은 블록체인 전문가인 오현옥 한양대 교수(지크립토 대표)와 시스템공학자인 김지혜 국민대 교수(최고기술이사)가 공동 개발했다.
그래핀으로 만든 라디에이터 "30% 가량 에너지 절감" 그래핀스퀘어는 '꿈의 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을 이용한 난방 가전인 '그래핀 라디에이터'로 가전제품 부분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그래핀은 흑연에서 벗겨낸 한겹의 탄소 원자막을 뜻한다. 0.2nm(나노미터, 1nm은 10억분의 1m) 두께로 매우 얇지만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다. 늘리거나 구부려도 훼손되지 않고 전기적 성질도 뛰어나다.
그래핀 스퀘어는 무엇보다 적은 에너지로 효과적으로 열을 낼 수 있다는 특징을 활용, 그래핀 라디에이터를 개발했다.
기존 라디에이터는 코일을 따라 열이 발생하지만 그래핀을 활용하면 '면' 단위에서 발열이 이뤄져 균일하게 모든 면을 가열할 수 있다고 한다. 홍병희 그래핀스퀘어 대표는 "열 전도도가 높은 그래핀으로 만들어 기존 코일 방식의 히터보다 30% 가량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투명 디스플레이에 홀로그램을 비춰 인테리어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을 이끈다.
들으면서 나만의 음원 편곡도 가능한 신개념 '메타버스 음악' 뮤직테크 스타트업 버시스는 AI로 만든 메타버스 음악앱(Meta Music System for Streaming)을 출품, 스트리밍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이 앱은 가상공간에 만들어진 뮤지션의 세계관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음악 테마를 탐험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면 AI가 자신만의 음악으로 만들어 준다. 다시 말해 가상 게임 속 캐릭터가 앉거나 일어나는 움직임, 뛰는 속도나 방향, 위치 등에 따라 배경 음악의 리듬·박자가 함께 바뀌는 데 이 방식을 이용해 사용자가 새로운 음악을 작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메타 뮤직 시스템 커뮤니티 안에서 나만의 개성을 담은 음악을 NFT도 발행할 수 있다. CES 평단은 "기성 음악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플레이가 가능하고 음악 자동 성장 알고리즘, 아티스트 비주얼 성장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면서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이성욱 버시스 대표는 "감상자가 단순한 청취자 혹은 음악 관련 상품 구매자가 아니라 크리에이터(창작자)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관객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이들 기업은 낡고 오래된 제품·서비스를 디지털화하거나 기존에 추상적으로 제시됐던 미래 첨단기술을 더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평단과 참관객의 호평을 이끌었다. 첨단 IT 대기업들의 아성을 넘어 시장 판을 뒤흔들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한 K스타트업 5곳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점자책의 진화…사진·그래프·캐릭터 새길 수 있는 촉각 디스플레이 눈길 기존 점자책은 글자만 겨우 구분할 정도로 제작됐다. 책 속에 사진이나 수학책에 나오는 그래프, 만화·동화책 속 캐릭터 등은 구체적인 묘사가 어려워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번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닷의 '닷 패드'(Dot Pad)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닷패드는 시각 장애우를 위한 촉각 그래픽 장치다. 총 2400개의 핀이 도형, 기호, 표 등 PC·모바일 디스플레이에 나타난 그림과 이미지를 손가락으로 인식할 수 있게 했다.
닷 측은 "가천대학교로부터 점자책 OS(운영체제) 기술을 이전 받아 닷패드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닷에 따르면 국내에서 점자로 읽을 수 있는 책은 일반 책의 0.1% 정도다. 닷 패드 기술이 더 발전·보급되면 훨씬 많은 책들을 손쉽게 시각장애우들도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닷은 닷패드로 읽을 수 있는 점자형 콘텐츠를 한곳에 모아 내려받을 수 있는 플랫폼도 개발중이다.
닷은 이밖에 점자 스마트워치(닷 워치),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를 위한 키오스크(닷 키오스크) 등의 상품도 개발했다. 닷 관계자는 "전 세계 모든 장애인·시니어를 위한 글로벌 솔루션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비·눈 와도 거뜬…렌즈에 진동 일으켜 CCTV 이물질 제거 현재 CCTV(폐쇄형카메라)는 비나 눈 등으로 카메라 렌즈에 이물질이 끼면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처럼 와이퍼를 달아 보고, 열로 물방울을 증발시키는 기술 등을 접목해 봤지만 시야를 가리거나 세정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에 크게 각광받지는 못했다.
마이크로시스템은 유리 표면의 이물질을 스스로 세척하는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AI) CCTV로 스마트도시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AI CCTV의 핵심기술은 '드롭프리글래스'(Drop Free Glass)다. 특정 파형의 전기 신호를 가해 물방울의 표면장력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렌즈에 맺힌 물방울에 진동을 일으켜 표면에서 떨어지게 하는 방식이다. 유리 표면의 오염물질을 비교적 빠르게 제거할 수 있어 비와 눈, 태풍과 같은 기상재해 환경에서도 고화질로 실시간 영상 감시가 가능하다.
마이크로시스템은 CCTV 자가세정 구동회로·유리 등 핵심 부품 대다수를 자체 개발·생산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신기술(NET)·신제품(NEP) 인증, 국가 혁신제품 등에 선정돼 서울 삼성역 K팝 광장과 바다가 인접한 부산 강서구, 남구 지역에 설치돼 있다. 올해는 한국수자원공사, 항만공사 등 국가 관공서와 도시 공연장과 시설물 주변에 설치될 예정이다.
정상국 마이크로시스템 대표는 "국가 관공서를 비롯한 해외 기관 판매를 시작으로 관련 기술을 선박 및 자동차 자율주행 시장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반 투표시스템…선거 신뢰도↑비용↓ 지크립토는 비밀투표를 위한 블록체인 온라인 투표앱 '지케이보팅'(zKvoting)으로 사이버보안 부문 최고혁신상, 소프트웨어·모바일앱 부문 혁신상에 동시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 앱은 데이터 생산자의 정보, 즉 유권자의 신분과 투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데이터(투표 내용)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앱에서 여러 후보 중 한 명을 클릭하면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통해 투표자 신원을 완벽히 감춘 상태로 투표가 이뤄지고, 투표자는 이 앱에서 자신의 표가 개표에 반영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앱은 선거의 신뢰도를 높이고 막대한 선거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인류가 당면할 문제를 해결할 3대 기술로도 조명받았다. 지케이보팅은 블록체인 전문가인 오현옥 한양대 교수(지크립토 대표)와 시스템공학자인 김지혜 국민대 교수(최고기술이사)가 공동 개발했다.
그래핀으로 만든 라디에이터 "30% 가량 에너지 절감" 그래핀스퀘어는 '꿈의 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을 이용한 난방 가전인 '그래핀 라디에이터'로 가전제품 부분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그래핀은 흑연에서 벗겨낸 한겹의 탄소 원자막을 뜻한다. 0.2nm(나노미터, 1nm은 10억분의 1m) 두께로 매우 얇지만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다. 늘리거나 구부려도 훼손되지 않고 전기적 성질도 뛰어나다.
그래핀 스퀘어는 무엇보다 적은 에너지로 효과적으로 열을 낼 수 있다는 특징을 활용, 그래핀 라디에이터를 개발했다.
기존 라디에이터는 코일을 따라 열이 발생하지만 그래핀을 활용하면 '면' 단위에서 발열이 이뤄져 균일하게 모든 면을 가열할 수 있다고 한다. 홍병희 그래핀스퀘어 대표는 "열 전도도가 높은 그래핀으로 만들어 기존 코일 방식의 히터보다 30% 가량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투명 디스플레이에 홀로그램을 비춰 인테리어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을 이끈다.
들으면서 나만의 음원 편곡도 가능한 신개념 '메타버스 음악' 뮤직테크 스타트업 버시스는 AI로 만든 메타버스 음악앱(Meta Music System for Streaming)을 출품, 스트리밍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이 앱은 가상공간에 만들어진 뮤지션의 세계관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음악 테마를 탐험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면 AI가 자신만의 음악으로 만들어 준다. 다시 말해 가상 게임 속 캐릭터가 앉거나 일어나는 움직임, 뛰는 속도나 방향, 위치 등에 따라 배경 음악의 리듬·박자가 함께 바뀌는 데 이 방식을 이용해 사용자가 새로운 음악을 작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메타 뮤직 시스템 커뮤니티 안에서 나만의 개성을 담은 음악을 NFT도 발행할 수 있다. CES 평단은 "기성 음악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플레이가 가능하고 음악 자동 성장 알고리즘, 아티스트 비주얼 성장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면서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이성욱 버시스 대표는 "감상자가 단순한 청취자 혹은 음악 관련 상품 구매자가 아니라 크리에이터(창작자)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관객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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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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