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서재호 엔티 대표
"비건 시장하면 대부분 쌈 채소나 샐러드를 많이 떠올리는데 우리나라 비건 식품의 원조는 단연 나물입니다. 네이버 키워드 월평균 검색량만 보더라도 두릅, 명이나물, 엄나무순 검색량이 각각 25만건, 19만건, 15만건으로 작년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어요."
신선 나물 구독서비스 '나물투데이'를 운영 중인 에그테크(농업기술) 스타트업 엔티(NT)의 서재호(32) 대표의 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나물시장 규모는 약 2조원대로 올라섰다.
서 대표는 나물 유통·판매뿐 아니라 나물 재배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SK임업으로부터 축구장 4개 반 정도 규모의 토지를 무상으로 받았다. 이곳에 나물 생산을 위한 공유농장을 짓고 향후엔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으로 잡초와 나물을 구분하는 기술 등을 도입해 국내 첫 '임야 나물 재배 전용 스마트팜'을 짓겠다는 목표다.
◇취급 나물만 100종…이유식·다이어트식 큐레이션 판매도=나물로 치면 2대째 가업이다. 서 대표의 모친은 재래시장에서 30년간 채소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학창시절 시간날 때마다 어머니 장사를 도왔던 경험을 통해 자연스레 나물 생산·유통업 길로 들어서게 됐다.
"나물 좋은 건 다 아는 데 데치고 손질하는 데만 30분 이상 걸리니 밥상에 올리기가 쉽지 않죠. 하지만 아이를 위한 청결 식품이고 요즘 웰빙 등의 시대적 유행에 부합하니까 제철나물 먹고 싶어하는 분들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그래서 구독서비스를 해보자고 생각했던 거죠."
나물투데이는 일주일에 1번, 2주에 1번, 한 달에 1번 등 소비자 요청에 따라 제주도, 울릉도 등 전국 각지 농가에서 얻은 제철·희귀나물 100종을 반조리(전처리) 후 소비자 식탁까지 배송하는 유통 플랫폼이다. 모든 나물은 당일 입고·처리·배송을 원칙으로 해 소비자에게 신선한 제품을 제공한다. 또 현재 백화점 30곳, 마트 7곳, 헬로네이처, 쿠팡 등으로도 유통하고 있다.
"명절 차례 세트에 봄·여름·가을·겨울 나물세트, 이유식, 유아식, 다이어트식에다 새 조리법을 더한 밀키트 등으로 나눠보면 파는 상품 종류만 300개 정도 될 겁니다."
매달 인기 나물 순위를 매길 수 있을 정도로 소비자 기호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오독오독한 식감으로 절임요리가 가능한 '궁채'가 요즘 잘 나가고 그전엔 몸속 나트륨 배출을 돕고 칼륨이 많은 고구마순이 인기 많았어요. 눈개승마 등의 특이나물에 도전하는 분들도 있고요. 제주도에서는 '몸'이라고 불리는 '모자반' 등 해초나물도 제법 잘 팔립니다."
◇쑥쑥 크는 나물 시장…'공유농장 플랫폼' 본격화=나물이라고 얕잡아봐선 안 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엽채류(배추, 시금치 등과 같이 잎을 이용 목적으로 하는 채소) 시장 규모가 4조원인데 이 가운데 절반은 나물 시장이 차지한다. 더 눈에 띄는 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농산품 반조리 시장 성장으로 데친나물이 1조원 시장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엔티의 매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2018년 매출액 10억6000만원에서 2019년 18억원, 2020년 28억원, 2021년 34억원으로 3년새 3배 가까이 늘었다.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매출액은 36억원으로, 하빈기 4개월 매출을 합치면 55억원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엔티는 올해 휴임야를 활용한 '나물 공유농장 플랫폼'을 본격 구축할 계획이다. 지자체와 공공기관, 기업 등이 놀고 있는 임야를 제공하고 귀농인과 소작농이 이 땅에서 나물을 키워 엔티가 판매·유통을 맡는 모델이다. 이미 SK임업이 충청북도 충주에 약 1만 평(33000㎡)의 토지를 무상 제공한 상태다. 서 대표에 따르면 나물과 같은 임산물은 처음 생산 환경을 조성하면 최소 10년 간 일정한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다. 초기 투자비용에 비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면 침체된 임산물 산업도 자연스레 커질 것이란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산나물 소비는 매년 느는데 생산량은 반대로 계속 줄고 있죠. 저희가 AI(인공지능)와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첨단기술을 개발해 나물과 잡초를 분별하는 기기를 만들고, 토양·작물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재배법을 귀농인, 소작농인들에게 알려드릴 거예요. 아울러 플랫폼 데이터를 기반으로 종근, 종자 연구도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해외진출도 시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전통나물은 해외에선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해외 현지화를 이뤄내면 비건 시장의 한축으로 제대로 자리 잡게 될 겁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신선 나물 구독서비스 '나물투데이'를 운영 중인 에그테크(농업기술) 스타트업 엔티(NT)의 서재호(32) 대표의 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나물시장 규모는 약 2조원대로 올라섰다.
서 대표는 나물 유통·판매뿐 아니라 나물 재배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SK임업으로부터 축구장 4개 반 정도 규모의 토지를 무상으로 받았다. 이곳에 나물 생산을 위한 공유농장을 짓고 향후엔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으로 잡초와 나물을 구분하는 기술 등을 도입해 국내 첫 '임야 나물 재배 전용 스마트팜'을 짓겠다는 목표다.
◇취급 나물만 100종…이유식·다이어트식 큐레이션 판매도=나물로 치면 2대째 가업이다. 서 대표의 모친은 재래시장에서 30년간 채소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학창시절 시간날 때마다 어머니 장사를 도왔던 경험을 통해 자연스레 나물 생산·유통업 길로 들어서게 됐다.
"나물 좋은 건 다 아는 데 데치고 손질하는 데만 30분 이상 걸리니 밥상에 올리기가 쉽지 않죠. 하지만 아이를 위한 청결 식품이고 요즘 웰빙 등의 시대적 유행에 부합하니까 제철나물 먹고 싶어하는 분들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그래서 구독서비스를 해보자고 생각했던 거죠."
나물투데이는 일주일에 1번, 2주에 1번, 한 달에 1번 등 소비자 요청에 따라 제주도, 울릉도 등 전국 각지 농가에서 얻은 제철·희귀나물 100종을 반조리(전처리) 후 소비자 식탁까지 배송하는 유통 플랫폼이다. 모든 나물은 당일 입고·처리·배송을 원칙으로 해 소비자에게 신선한 제품을 제공한다. 또 현재 백화점 30곳, 마트 7곳, 헬로네이처, 쿠팡 등으로도 유통하고 있다.
"명절 차례 세트에 봄·여름·가을·겨울 나물세트, 이유식, 유아식, 다이어트식에다 새 조리법을 더한 밀키트 등으로 나눠보면 파는 상품 종류만 300개 정도 될 겁니다."
매달 인기 나물 순위를 매길 수 있을 정도로 소비자 기호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오독오독한 식감으로 절임요리가 가능한 '궁채'가 요즘 잘 나가고 그전엔 몸속 나트륨 배출을 돕고 칼륨이 많은 고구마순이 인기 많았어요. 눈개승마 등의 특이나물에 도전하는 분들도 있고요. 제주도에서는 '몸'이라고 불리는 '모자반' 등 해초나물도 제법 잘 팔립니다."
◇쑥쑥 크는 나물 시장…'공유농장 플랫폼' 본격화=나물이라고 얕잡아봐선 안 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엽채류(배추, 시금치 등과 같이 잎을 이용 목적으로 하는 채소) 시장 규모가 4조원인데 이 가운데 절반은 나물 시장이 차지한다. 더 눈에 띄는 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농산품 반조리 시장 성장으로 데친나물이 1조원 시장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엔티의 매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2018년 매출액 10억6000만원에서 2019년 18억원, 2020년 28억원, 2021년 34억원으로 3년새 3배 가까이 늘었다.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매출액은 36억원으로, 하빈기 4개월 매출을 합치면 55억원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엔티는 올해 휴임야를 활용한 '나물 공유농장 플랫폼'을 본격 구축할 계획이다. 지자체와 공공기관, 기업 등이 놀고 있는 임야를 제공하고 귀농인과 소작농이 이 땅에서 나물을 키워 엔티가 판매·유통을 맡는 모델이다. 이미 SK임업이 충청북도 충주에 약 1만 평(33000㎡)의 토지를 무상 제공한 상태다. 서 대표에 따르면 나물과 같은 임산물은 처음 생산 환경을 조성하면 최소 10년 간 일정한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다. 초기 투자비용에 비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면 침체된 임산물 산업도 자연스레 커질 것이란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산나물 소비는 매년 느는데 생산량은 반대로 계속 줄고 있죠. 저희가 AI(인공지능)와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첨단기술을 개발해 나물과 잡초를 분별하는 기기를 만들고, 토양·작물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재배법을 귀농인, 소작농인들에게 알려드릴 거예요. 아울러 플랫폼 데이터를 기반으로 종근, 종자 연구도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해외진출도 시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전통나물은 해외에선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해외 현지화를 이뤄내면 비건 시장의 한축으로 제대로 자리 잡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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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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