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업계, 벤처펀드 결성 난항...모태펀드 GP 자격 반납하기도

김태현 기자,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2.10.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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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벤처캐피탈(VC)업계가 벤처펀드 결성에 애를 먹고 있다. 민간 출자자(LP)들이 VC 옥석 가리기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트렉레코드(투자회수 실적)가 떨어지는 중소형 VC들은 펀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민간 부문 출자액은 5조4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정책금융 출자액이 0.3% 증가하는데 그친 걸 감안하면 높은 성장세다. 금융기관(산업은행 제외)과 법인의 출자액이 크게 늘었다.

민간부문 출자액이 크게 늘었음에도 VC 업계에는 찬바람이 분다. 특히 모태펀드와 성장금융 등 정책금융 출자자를 앵커 LP로 벤처펀드 결성에 나선 중소형 VC들은 여전히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중소형 VC 관계자는 "매칭 LP를 구하지 못해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운용사들이 여전히 많다"며 "올해 모태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VC들만 하더라도 1차 결성 시한이 3개월 내 마감하지 못하고, 3개월 더 연장하는 VC들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과 법인이 벤처펀드 주요 출자자로 성장하긴 했지만, 대부분 트렉레코드가 탄탄한 대형 VC 혹은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출자에 집중하고 있다. VC 업계 내 온도차가 그만큼 커진 셈이다.

모태펀드 위탁운용사(GP) 자격을 반납하는 사례도 나온다. 지난 6일 한국벤처투자(KVIC)는 모태펀드 10월 수시 출자사업 계획을 공고했다. 모태펀드가 △그린뉴딜 △비대면 분야에 각각 200억원씩 출자해 총 1167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만드는 사업이다.

10월 수시 출자가 나온 이유는 올해 1차 출자사업 그린뉴딜과 비대면 분야에서 GP로 선정된 운용사 2곳이 GP 자격을 반납했기 때문이다. GP 자격을 반납하면 연장된 결성 시한일 및 선정이 취소된 날로부터 1년간 출자사업 참여가 제한된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그린뉴딜 분야 운용사였던 A사는 결성 시한 내 매칭 LP를 찾지 못해 GP 자격을 반납했고, 비대면 분야 운용사였던 B사는 회사 내부 사정으로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VC 업계는 내년 벤처펀드 결성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펀드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출자가 크게 감소한데다 글로벌 긴축과 지정학적 리스크 강화로 투자심리마저 악화하면서 대형 VC로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중기부에 따르면 1~3분기 벤처펀드 정책금융 출자액은 1조5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결성 벤처펀드 개수도 268개(2021년 1~3분기)에서 278개로 10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기부 관계자는 "성장금융은 2.1% 늘어나긴 했지만, 정책금융 출자는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벤처펀드 결성에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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