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0일 문 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기업지원 제2센터 가보니
지난 2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 정문을 지나 10분여간 들어가자 네모반듯한 직사각형 건물이 마치 두 개의 박스를 엇갈리듯 쌓아 놓은 듯한 형상으로 세워져 있었다. 수십개의 창이 군대가 도열하 듯 일정 간격으로 정확하게 배치돼 있었고, 건물 외벽엔 눈금자를 대고 선을 그은 듯한 흔적들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여러 면에서 이 건물은 최근 컨테이너를 개량해 지은 건물과 비슷해 보였다.
이곳은 이날 문을 연 '스마트건설기업지원센터 2센터'다. 제1센터 개소 이후 4년여 만에 신축된 벤처·스타트업 인큐베이팅센터로 국내에서 건설산업 분야에 특화한 보육센터로는 유일하다. 2센터의 특징은 설계와 시공단계에서 '박스유닛형 모듈러' 등 첨단 스마트건설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모듈러 방식은 표준화된 공간을 모듈 형태로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설치하는 공법이다. 80%의 공사를 공장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건설 현장의 폐기물, 먼지 등 환경 문제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체계적인 공정화로 공사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20~30%대의 시공비 절감 등 장점이 많다.
지상 3층에 연면적 1817㎡, 건축면적 786.81㎡ 규모의 2센터는 이 시공법을 활용해 약 1년(2021년 6월~2022년 5월)만에 준공됐다. 건설연 관계자는 이 기술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 "미래 스마트건설 분야 주역들을 적극 양성하겠다는 상징성을 불어넣고 향후 청사진까지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2센터는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사실 삼성물산이 이 정도 규모의 공사는 잘 안 맡는데, 적자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추진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모듈러 건축시스템을 주요 전략사업 중 하나로 설정하고 있는 데다 이재용 부회장도 큰 관심을 갖고 있어 2센터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C랩 등을 통해 청년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에 투자해온 이 부회장이 건설업계 대표 K-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중도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2센터에는 최대 57개 기업이 입주 가능하다. 건설연은 지난 5월부터 입주기업 모집에 본격 들어가 이미 몇몇 기업이 새둥지를 텄다. 연말까지 건설 스타트업 50개사가 입주할 예정이다. 2센터 1~3층은 사무실과 대회의실 등이 나란히 배치된 간단한 구조였다. 복도를 지나던 중 2개의 모니터가 달린 독특한 모양의 의자에 앉아 있는 연구원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건설연, 이엠코리아 등과 함께 세계 최초로 '터널굴착기 TBM(Tunnel Boring Machine) 커터헤드(cutterhead) 설계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핵심기술인 'TBM 장비 운전·제어 시스템'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한 스타트업 두나정보기술의 연구원이었다. 그는 "TBM 설계자동화 솔루션과 시뮬레이터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2센터의 주요 미션은 건설에 ICT(정보통신기술), 빅데이터, BIM(건설정보모델링·3차원 설계), 드론(무인기), 로봇 등 첨단기술을 융·복합해 스마트 건설의 토대를 마련할 벤처·스타트업, 연구소기업 등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융·복합 건설기술 공동R&D(연구·개발) 및 이전·상용화 △기술 검증 및 실증 △관련 창업 지원 △국내외 동향 및 시장정보 분석 등을 지원한다.
건설연 건설산업진흥본부 진경호 연구위원은 "1·2센터는 건설산업에 특화된 5세대 창업지원(산업특화형)을 한다"면서 "창업 기업의 아이디어 구현, 시제품 제작은 물론, 건설연 연구원들이 입주사와 일대일로 매칭돼 기술검증(PoC)과 실증 지원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존 입주사인 모콘에스티는 자체 개발한 모듈형 욕실·벽체시스템을 제2센터에 적용했다. 건설연 측은 "2센터 설계에 기존 입주 기업들의 기술도 활용했다"고 밝혔다.
2센터에는 투자전문기관도 상주한다.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앤아처 황찬규 본부장은 "아기 유니콘이나 IPO를 앞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등을 폭넓게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를 위한 사업계획 컨설팅, 투자유치 설명회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8년에 지어진 스마트건설기업지원센터 1센터는 출범 4년이 채 안 됐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건설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센터 입주기업 36개사의 전체 고용인원은 280명으로 전년 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연간 투자유치액은 약 58억 8000만원, 기술개발 공동연구를 통한 사업적용은 351건, 현장적용은 334건에 달한다.
김 원장은 "다른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다르게 저희 기관 경영 목표 중 하나가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이상 비상장기업)까지 성장시키고, 나아가 기업공개(IPO)와 상장까지 이루는 것"이라며 "건설기술 분야 딥테크 기업을 육성해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체질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이곳은 이날 문을 연 '스마트건설기업지원센터 2센터'다. 제1센터 개소 이후 4년여 만에 신축된 벤처·스타트업 인큐베이팅센터로 국내에서 건설산업 분야에 특화한 보육센터로는 유일하다. 2센터의 특징은 설계와 시공단계에서 '박스유닛형 모듈러' 등 첨단 스마트건설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모듈러 방식은 표준화된 공간을 모듈 형태로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설치하는 공법이다. 80%의 공사를 공장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건설 현장의 폐기물, 먼지 등 환경 문제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체계적인 공정화로 공사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20~30%대의 시공비 절감 등 장점이 많다.
지상 3층에 연면적 1817㎡, 건축면적 786.81㎡ 규모의 2센터는 이 시공법을 활용해 약 1년(2021년 6월~2022년 5월)만에 준공됐다. 건설연 관계자는 이 기술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 "미래 스마트건설 분야 주역들을 적극 양성하겠다는 상징성을 불어넣고 향후 청사진까지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2센터는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사실 삼성물산이 이 정도 규모의 공사는 잘 안 맡는데, 적자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추진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모듈러 건축시스템을 주요 전략사업 중 하나로 설정하고 있는 데다 이재용 부회장도 큰 관심을 갖고 있어 2센터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C랩 등을 통해 청년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에 투자해온 이 부회장이 건설업계 대표 K-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중도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2센터에는 최대 57개 기업이 입주 가능하다. 건설연은 지난 5월부터 입주기업 모집에 본격 들어가 이미 몇몇 기업이 새둥지를 텄다. 연말까지 건설 스타트업 50개사가 입주할 예정이다. 2센터 1~3층은 사무실과 대회의실 등이 나란히 배치된 간단한 구조였다. 복도를 지나던 중 2개의 모니터가 달린 독특한 모양의 의자에 앉아 있는 연구원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건설연, 이엠코리아 등과 함께 세계 최초로 '터널굴착기 TBM(Tunnel Boring Machine) 커터헤드(cutterhead) 설계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핵심기술인 'TBM 장비 운전·제어 시스템'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한 스타트업 두나정보기술의 연구원이었다. 그는 "TBM 설계자동화 솔루션과 시뮬레이터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2센터의 주요 미션은 건설에 ICT(정보통신기술), 빅데이터, BIM(건설정보모델링·3차원 설계), 드론(무인기), 로봇 등 첨단기술을 융·복합해 스마트 건설의 토대를 마련할 벤처·스타트업, 연구소기업 등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융·복합 건설기술 공동R&D(연구·개발) 및 이전·상용화 △기술 검증 및 실증 △관련 창업 지원 △국내외 동향 및 시장정보 분석 등을 지원한다.
건설연 건설산업진흥본부 진경호 연구위원은 "1·2센터는 건설산업에 특화된 5세대 창업지원(산업특화형)을 한다"면서 "창업 기업의 아이디어 구현, 시제품 제작은 물론, 건설연 연구원들이 입주사와 일대일로 매칭돼 기술검증(PoC)과 실증 지원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존 입주사인 모콘에스티는 자체 개발한 모듈형 욕실·벽체시스템을 제2센터에 적용했다. 건설연 측은 "2센터 설계에 기존 입주 기업들의 기술도 활용했다"고 밝혔다.
2센터에는 투자전문기관도 상주한다.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앤아처 황찬규 본부장은 "아기 유니콘이나 IPO를 앞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등을 폭넓게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를 위한 사업계획 컨설팅, 투자유치 설명회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8년에 지어진 스마트건설기업지원센터 1센터는 출범 4년이 채 안 됐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건설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센터 입주기업 36개사의 전체 고용인원은 280명으로 전년 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연간 투자유치액은 약 58억 8000만원, 기술개발 공동연구를 통한 사업적용은 351건, 현장적용은 334건에 달한다.
김 원장은 "다른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다르게 저희 기관 경영 목표 중 하나가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이상 비상장기업)까지 성장시키고, 나아가 기업공개(IPO)와 상장까지 이루는 것"이라며 "건설기술 분야 딥테크 기업을 육성해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체질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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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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