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권기표 그린 대표 "농업현장서 느낀 한계 개선해 솔루션으로"
"스마트팜 솔루션을 공급해서 얻은 수익으로 해당 농가의 농산물을 직접 매입해 농가의 수익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매입한 농산물 판매를 통해 그린은 또다른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2016년 설립된 스마트팜 스타트업 그린의 농산물 판매매출이 지난해 10억원을 돌파했다. 스마트팜 스타트업의 새로운 도전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그린의 사업모델은 크게 2가지다. 스마트팜 솔루션 개발·구축과 이를 통해 수확한 농산물의 유통이다. 권기표 그린 대표는 "통상 스마트팜 솔루션 기업들이 농사와 관련된 시설·장비나 소프트웨어를 보급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그린은 농사 과정의 전반을 모두 책임진다"면서 "사실상 농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들을 해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독자개발 타워형 스마트팜 설비…수확 후 매입까지 책임" 권 대표가 이같은 사업모델을 구상한 것은 2014년 무역업을 접고 2016년 잎채소 농사를 시작하면서다. 그는 현장에서 구조적 문제를 체감했다. 고령화한 중소농민들은 재배하는 작물의 종류가 한정적이어서 판로를 개척하기 쉽지 않았던 것. 아무리 작물을 잘 키워도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요식업계나 식품가공업계에서는 다양한 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린은 농민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팜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농산물을 중간매입하는 판매허브를 자처했다. 스마트팜 솔루션으로 사시사철 생산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작물들을 곳곳에서 매입해 종류를 늘리니 판매는 어렵지 않았다. 일반적인 도소매 유통단계까지 생략해 가격경쟁력까지 높였다.
권 대표는 "그린 본사에서도 직접 작물을 재배하면서 부족한 공급량을 채운다"며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60여개 음식점과 식품가공업체가 그린에서 식자재를 고정매입한다"고 밝혔다.
유통허브의 역할은 그린이 개발한 스마트팜 설비공급을 토대로 이뤄진다. '타워형' 수직재배시설, 특수조명, 양액공급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대표 시설인 수직타워는 기둥 형태의 프레임에 특수양액 등을 채워 식물을 가로로 뿌리내리게 하는 시설이다. 수직재배로 농사에 필요한 지대 면적을 최소화하고 재배 시 쪼그려 앉아야 하는 불편함도 줄였다.
권 대표는 "수직재배 개념을 처음 도입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본사에서 직접 재배하면서 배수시스템, 작물이 뿌리내리는 양액의 소재 등이 실제 농업에 적합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검증하고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입소문 타고 농가·투자자 러브콜 그린의 솔루션은 지난해 완성됐지만 벌써 주문이 몰린다. 귀농을 시작해 체감한 문제점들을 해결해온 만큼 현장의 수요를 잘 파악한 솔루션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다. 현재 8개 농가에 솔루션이 설치됐고 협의를 위해 대기 중인 곳이 13건이다. 지난해 17건의 수출의뢰도 들어왔다. 권 대표는 "아직 솔루션을 대량공급할 여력이 없어 대기가 밀려있다"며 "앞으로 공급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빠르게 베팅에 참여한다. 그린은 크라우드펀딩과 코맥스벤처러스, 더인벤션랩, 하이트진로 등으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로 누적 20억원을 투자받았다. 특히 하이트진로의 경우 신한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플랫폼 '신한스퀘어브릿지서울'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에 참여해 그린을 협업 우수팀으로 선정한 후 지분투자 계약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 식자재·원재료 납품 등 사업협업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린은 해외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터 더인벤션랩의 보육을 받고 있다. 권 대표는 "중소·고령농민들의 생태계를 개선하려는 것이 목표"라며 "전세계 농업 생태계를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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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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