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대전의 화룡점정 'AI은행원', 승자는 누구?

김유경 기자 기사 입력 2022.09.0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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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용호상박] KB금융과 손잡은 '딥브레인AI' VS 신한금융과 함께한 '마인즈랩'

[편집자주] '디지털 용호상박'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분야별 라이벌 스타트업들의 경쟁력과 잠재력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사활을 걸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들과 손잡고 AI(인공지능) 은행원을 개발하는 딥테크 스타트업들간 기술 및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고객 접점이 많은 금융권을 선점하면 다른 영역으로의 시장 확대는 물론 향후 메타버스 시장까지 넘볼 수 있어서다.


KB금융 AI체험존에서 첫선 vs 신한금융 실제 영업점에 첫 도입



국내에서 AI은행원을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지난해 3월 여의도 KB국민은행 본관 AI체험존에 김현욱 전 아나운서를 모델로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AI은행원을 처음 선보였다. 이 AI은행원은 KB금융의 창업보육기관인 KB이노베이션허브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KB스타터스'에 선정된 딥브레인AI가 개발했다.

AI은행원을 영업점에 가장 먼저 투입한 것은 신한은행이다. 지난해 9월 옛 평촌남 지점과 대구 다사지점에 무인점포인 '디지털라운지'를 열고 AI은행원을 배치했다. '디지털라운지'는 실시간 화상통화로 직원과 금융상담이 가능한 '디지털 데스크'와 고객 스스로 계좌신규, 카드발급 등 업무를 할 수 있는 '스마트 키오스크'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구성된 무인형 점포다. 여기서 고객을 맞이하는 AI은행원은 실제 신한은행 영업점 직원들을 모델로 마인즈랩 (17,490원 ▲560 +3.31%)이 개발했다.

KB국민은행의 AI은행원이 체험존을 벗어난 건 올해 들어서다. AI은행원의 응답 속도와 성능을 개선하고 콘텐츠를 확대했으며 모델도 윤수빈·이정섭 아나운서로 교체해 이달초 여의도 영업부와 여의도 인사이트점, 돈암동지점에 키오스크형으로 선보였다.


KB, 아나운서 모델·안내 위주 VS 신한, 사내모델·창구업무지원



KB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에 설치된 AI은행원을 여성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사진제공=딥브레인AI
KB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에 설치된 AI은행원을 여성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사진제공=딥브레인AI
양사의 AI은행원을 가장 쉽게 비교할 수 있는 건 얼굴과 표정, 동작이다. 국내 AI휴먼 구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단순히 사진 몇장을 입력해서 눈만 꿈벅꿈벅하는 수준이 아니다. 특히 KB금융의 AI은행원을 개발한 딥브레인AI는 AI 영상·음성합성 분야에서 국내외 출원·등록한 지적재산권이 총 94건에 달할 정도로 관련 기술에서 앞서 있다. 국내는 물론 중국 방송국에도 AI 아나운서들을 수출했을 정도다.

딥브레인AI 관계자는 "고화질은 물론 입모양과 음성을 일치시키는 립싱크 기술과 동작을 끊김없이 연결하는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마치 영화나 드라마의 컷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듯 구동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9일 KB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에서 만난 윤수빈 AI은행원은 마네킹처럼 서있는 게 아니라 정지상태에서도 자연스럽게 계속 몸을 움직이고 말할 때 이가 보이며 손동작을 하는 등 섬세함이 돋보였다. 사람이 다가오면 인사하고 대화가 오갈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대출 상담하러 왔어요"라고 하면 AI은행원 옆 대화형 창에 그대로 텍스트가 보이고 "대출 한도 및 금리 산출은 창구에서 도와 드리겠습니다. 대출 상담시 필요한 서류가 궁금하시다면 '대출 서류 안내'라고 말씀해주세요"라고 답해주는 식이다.

다만 은행 내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소음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AI은행원은 마주 보고 섰을 때 고객을 인식하고 마이크 버튼을 눌렀을 때 음성을 인식하도록 설정했다.

신한은행 디지털데스크를 남성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 디지털데스크를 남성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남성과 여성 AI은행원을 개발했다. 여성 AI은행원은 지난 11일 기준 125곳에 설치된 디지털 데스크(화상 상담 창구)에서, 남성 AI은행원은 서소문, 한양대, 여의도 중앙, 부산서면 등 4개 지점에 설치된 AI컨시어지(키오스크)에서 고객을 맞이한다. 남성 AI은행원은 고객의 얼굴을 인식해야 나타난다. 자연스러운 대화보다는 단순 업무형 대화에 가깝다.

AI은행원의 역할(기능) 측면에서는 현재 신한은행이 앞서 있다. 남성 AI은행원(AI컨시어지)은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하고 기존 순번발행기 역할을 수행한다. 지점 내 장소 안내도 한다. 여성 AI은행원(디지털데스크)은 실제 창구 업무를 지원하거나 직접 수행한다. 또한 신분증 확인, 바이오 정보 등록 등 화상상담사의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

KB국민은행의 AI은행원은 현재 키오스크에만 적용, 아직 금융업무는 못하고 다양한 정보제공 역할을 하고 있다. 지능형 자동화 기기(STM)·현금자동인출기(ATM) 사용법과 적금 등 금융상품 소개, 대출 등에 필요한 필요서류 등을 안내한다. 이를 위해 AI은행원은 800여 개의 금융 용어와 1300여 개의 시나리오를 학습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AI은행원은 걸음마 수준으로 소음, 인터넷 환경 등의 다양한 환경에 맞춰 보완할 게 아직 많다"면서 "하지만 모바일로 들어오면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특히 자연스러운 대화형 AI은행원은 고령층이 디지털화된 금융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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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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