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온라인 쇼핑한다…이미지 읽는 착한 스타트업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2.08.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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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박지혁 와들 대표 "기술 통해 소외 없는 디지털 세상 만든다"

박지혁 와들 대표 /사진=와들 제공
박지혁 와들 대표 /사진=와들 제공

한국시각장애인협회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10명 중 2명만 온라인쇼핑을 한다. 대부분 인터넷쇼핑 플랫폼이 '시각' 정보를 기반으로 상품을 소개해서다. 박지혁 와들 대표는 시각장애인들이 온라인쇼핑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고 행복한 쇼핑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AI(인공지능) 기반 배리어프리(Barrier-Free) 쇼핑플랫폼 '소리마켓'을 개발했다. 박 대표는 "회사 인턴생활 중 만난 시각장애인 동료가 밥을 먹거나 화장실을 가는 등 반복적인 일상에는 문제가 없었던 반면 스마트폰의 단순한 기능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디지털 격차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지에 표시된 텍스트 추출해 음성으로 제공



시각장애인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스크린리더'를 통해 각종 디지털 기능을 활용한다. 아이폰에는 '보이스오버'(VoiceOver), 안드로이드에는 '톡백'(TalkBack)이라는 스크린리더 기능이 기본탑재됐다. 문제는 스크린리더가 텍스트 형태의 정보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지로 꾸민 정보는 읽어내지 못한다. 국내 온라인쇼핑몰들이 상품의 상세정보를 대부분 이미지 형태로 게시해 시각장애인은 접근하기 어렵다.

소리마켓은 이미지에 표시된 텍스트를 추출, 음성으로 제공하는 ITS(Image to speech) 기술이다. OCR(광학문자인식) 기능을 통해 상품 이미지 내 상세정보를 음성으로 안내해 시각장애인 스스로 상품검색부터 결제까지 할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이커머스 넘어 금융상품·O2O 등 영역 확장



박 대표는 단순히 이미지 내의 텍스트를 추출해 전달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가'에 집중했다. 그는 "불필요한 내용을 필터링하고 텍스트가 제목·소제목·본문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분류하는 기술도 소리마켓에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텍스트의 의미 단위를 분석해 블록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요도를 판별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 엔진기술을 적용해 시각장애인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온라인쇼핑을 보다 손쉽게 하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리마켓은 지난해 7월 출시돼 현재 2000여명의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특히 SK텔레콤의 오픈마켓 자회사 11번가가 지난해 5월 와들에 1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소리마켓을 통해 11번가의 모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연동했다.

와들은 올해부터 국내 주요 e커머스 플랫폼, 금융상품, O2O(온&오프 연계) 분야 기업들과 제휴해 ITS기술을 보급하고 시각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을 한층 높인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처음으로 두 아들의 선물을 직접 골라줄 수 있었고 소리마켓 덕분에 삶이 180도 달라졌다고 얘기하신 사용자를 만난 뒤 와들이 걸어가는 길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장노년층으로 편의성 확대, 글로벌 진출도 추진





박 대표는 앞으로 발달장애인과 1000만명의 장년·노년층 사용자로 편의성을 확대해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행복한 쇼핑경험을 준다는 계획이다. 유럽·미국·일본 등 글로벌 진출전략도 준비 중이다.

와들은 현재 KB금융 (97,300원 ▲1,700 +1.78%)그룹의 'KB스타터스' 사업에 선정돼 활동한다. ITS기술을 쇼핑뿐만 아니라 금융·증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만큼 서비스 확장을 위한 여러 방안을 KB 측과 함께 모색한다.

회사명 '와들'(waddle)은 펭귄의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를 뜻한다. 얼음 위를 불안하게 걸으면서도 넘어지지 않고 긴 거리를 이동하는 모습에서 착안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목표를 향해 끈기 있게 걸으며 과감히 도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가장 직관적인 음성을 기반으로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음성 인터페이스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며 "기술을 통해 어떠한 소외도 없이 모두가 누리는 편리한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와들이 바라보는 미래"라고 강조했다.

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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