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 AI 스타트업 오버젯, 최초로 AI 기반 치과 진료 기술 FDA 승인…치과보험 절차까지 자동화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치과의사가 보여주는 구강 엑스레이 사진을 이해할 수 있는 환자는 거의 없다. 흰 것은 뼈, 검은 것은 배경이라는 것 말고 눈에 들어오는 게 없으니 의사 설명도 알아듣기 힘들다. 그렇다 보니 별 생각없이 의사 말을 그대로 따르거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치료, 저렴한 치료를 먼저 찾게 된다. 이런 치료는 효과를 오래 보기 어렵다. 치과 치료는 장기적인 자기관리가 중요한데, 진료실에서 자기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환자는 스스로 꾸준히 관리하기 쉽지 않기 때문.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치과 진료 기술 개발 스타트업 오버젯(Overjet)은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오버젯은 병원에서 촬영한 구강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 질환이 의심되는 부위를 환자가 알아보기 쉽게 색칠해준다. 그간 경과를 영상처럼 연속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치과의사는 오버젯을 통해 더 정밀한 검진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치주질환으로 치아 상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밀리미터 단위로 표시해준다. 이에 기반한 의사 설명을 통해 환자는 자기 상태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한 치과의사는 "오버젯은 누락하는 것 없이 꼼꼼히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오버젯 도입은 치과 산업에 촉진제를 놓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특히 소아 환자들을 대하는 의사들 반응이 뜨겁다. 한 의사는 "오버젯으로 충치 부위를 직접 보여주니 환자가 진료를 더 쉽게 받아들였고 부모 신뢰도 높아졌다"고 했다. 다른 소아 치과 병원 의사는 "오버젯은 내가 입으로 일일이 설명하던 것을 그림으로 보여준다"며 "백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이 낫다"고 했다.
오버젯은 치과보험까지 연결된다. 알고리즘을 통해 환자의 보험 청구를 자동으로 분석, 보상 여부를 결정한다. 보상 기준에 미달하는 청구는 거절하지 않고 재검토 대상으로 분류한다. 이남은 포브스 인터뷰에서 "보험사가 보험 청구를 수동으로 분석하는 데 수백만 달러(수십억원)가 든다"며 "분석 과정을 자동화하면 일관된 (보상) 기준을 세울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해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오버젯 창업자 와르다 이남은 파키스탄 출신으로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전자공학, 컴퓨터과학을 전공해 학점 5.0점 만점으로 석사를 받은 수재다. 이남은 이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창업 지원 기관 하버드 이노베이션 랩 도움을 받아 2018년 오버젯을 시작했다. 이남은 지난 7월 벤처피즈 인터뷰에서 "부정교합은 2~3밀리미터 차이로 결과가 달라진다"며 치과에서 작은 차이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사명을 오버젯(치과 용어)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원래 이남의 관심사는 태양광발전 기술 개발이었다. 그러나 에너지 개발은 기술보다 정책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헬스케어 분야로 진로를 틀었다. 당시 MIT로 돌아와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이남은 연구실에서 머신러닝을 이용한 생체 스캐닝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새로 만난 치과의사가 이전과 전혀 다른 처방을 내리는 것을 보고 왜 처방이 의사마다 다른가 라는 의문을 품게 됐다. 이후 각종 논문과 다큐멘터리를 닥치는 대로 읽고 시청하면서 치과 산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느 부분에 기술을 접목할 수 있을지 탐구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대중교통으로 20분이면 가는 거리가 귀찮아 우버를 잡아탄 날이었다. 이남은 함께 탄 손님과 대화하다 치과산업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는데, 그 손님이 하버드 치과대학 교수를 소개해줬다. "치과는 기술이 필요없는 분야"라며 이남의 제안에 심드렁했던 다른 의사와 달리, 이 교수는 이남이 필요한 진료 데이터를 공유하고 그 자리에서 투자금으로 수표까지 써줬다고 한다.
때마침 저축과 비트코인 투자로 꽤 자금을 모아둔 상황이었다. 여기에 대학원 마치고 집을 구하라고 부모가 내준 수표까지 합쳐 오버젯 창업자금으로 삼았다. 원래 이남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유형. MIT 석사 과정 중 로봇공학에 관심이 생기자 대뜸 학장을 찾아가 연구실을 열고 싶으니 공간을 내달라고 한 적도 있다. 이남은 지난 7월 벤처피즈 인터뷰에서 "연구실을 시작하려면 먼저 교수가 돼야한다는 것도 몰랐다"며 웃었다.
오버젯은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취득했다. AI 기반 치과 진료 기술로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오버젯이 최초다. 지난 3월 투자모금에서 기업가치 5억5000만 달러 평가와 함께 532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까지 모은 투자금은 총 1억33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남의 다음 목표는 환자가 진료실 의자에서 청구될 진료비와 향후 진료일정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이남은 벤처피즈 인터뷰에서 "환자들이 양질의 진료를 통해 건강에 관한 결정권을 바르게 행사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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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이용한 치과 진료 기술 개발 스타트업 오버젯(Overjet)은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오버젯은 병원에서 촬영한 구강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 질환이 의심되는 부위를 환자가 알아보기 쉽게 색칠해준다. 그간 경과를 영상처럼 연속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치과의사는 오버젯을 통해 더 정밀한 검진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치주질환으로 치아 상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밀리미터 단위로 표시해준다. 이에 기반한 의사 설명을 통해 환자는 자기 상태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한 치과의사는 "오버젯은 누락하는 것 없이 꼼꼼히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오버젯 도입은 치과 산업에 촉진제를 놓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특히 소아 환자들을 대하는 의사들 반응이 뜨겁다. 한 의사는 "오버젯으로 충치 부위를 직접 보여주니 환자가 진료를 더 쉽게 받아들였고 부모 신뢰도 높아졌다"고 했다. 다른 소아 치과 병원 의사는 "오버젯은 내가 입으로 일일이 설명하던 것을 그림으로 보여준다"며 "백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이 낫다"고 했다.
오버젯은 치과보험까지 연결된다. 알고리즘을 통해 환자의 보험 청구를 자동으로 분석, 보상 여부를 결정한다. 보상 기준에 미달하는 청구는 거절하지 않고 재검토 대상으로 분류한다. 이남은 포브스 인터뷰에서 "보험사가 보험 청구를 수동으로 분석하는 데 수백만 달러(수십억원)가 든다"며 "분석 과정을 자동화하면 일관된 (보상) 기준을 세울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해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오버젯 창업자 와르다 이남은 파키스탄 출신으로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전자공학, 컴퓨터과학을 전공해 학점 5.0점 만점으로 석사를 받은 수재다. 이남은 이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창업 지원 기관 하버드 이노베이션 랩 도움을 받아 2018년 오버젯을 시작했다. 이남은 지난 7월 벤처피즈 인터뷰에서 "부정교합은 2~3밀리미터 차이로 결과가 달라진다"며 치과에서 작은 차이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사명을 오버젯(치과 용어)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원래 이남의 관심사는 태양광발전 기술 개발이었다. 그러나 에너지 개발은 기술보다 정책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헬스케어 분야로 진로를 틀었다. 당시 MIT로 돌아와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이남은 연구실에서 머신러닝을 이용한 생체 스캐닝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새로 만난 치과의사가 이전과 전혀 다른 처방을 내리는 것을 보고 왜 처방이 의사마다 다른가 라는 의문을 품게 됐다. 이후 각종 논문과 다큐멘터리를 닥치는 대로 읽고 시청하면서 치과 산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느 부분에 기술을 접목할 수 있을지 탐구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대중교통으로 20분이면 가는 거리가 귀찮아 우버를 잡아탄 날이었다. 이남은 함께 탄 손님과 대화하다 치과산업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는데, 그 손님이 하버드 치과대학 교수를 소개해줬다. "치과는 기술이 필요없는 분야"라며 이남의 제안에 심드렁했던 다른 의사와 달리, 이 교수는 이남이 필요한 진료 데이터를 공유하고 그 자리에서 투자금으로 수표까지 써줬다고 한다.
때마침 저축과 비트코인 투자로 꽤 자금을 모아둔 상황이었다. 여기에 대학원 마치고 집을 구하라고 부모가 내준 수표까지 합쳐 오버젯 창업자금으로 삼았다. 원래 이남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유형. MIT 석사 과정 중 로봇공학에 관심이 생기자 대뜸 학장을 찾아가 연구실을 열고 싶으니 공간을 내달라고 한 적도 있다. 이남은 지난 7월 벤처피즈 인터뷰에서 "연구실을 시작하려면 먼저 교수가 돼야한다는 것도 몰랐다"며 웃었다.
오버젯은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취득했다. AI 기반 치과 진료 기술로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오버젯이 최초다. 지난 3월 투자모금에서 기업가치 5억5000만 달러 평가와 함께 532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까지 모은 투자금은 총 1억33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남의 다음 목표는 환자가 진료실 의자에서 청구될 진료비와 향후 진료일정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이남은 벤처피즈 인터뷰에서 "환자들이 양질의 진료를 통해 건강에 관한 결정권을 바르게 행사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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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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