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심장병에서 시작된 수질정화 스타트업 '서프클리너' 세계 최대 정유사 엑슨모빌도 고객사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2100년 세계 인구 중 최대 55억 명이 오염된 물에 노출될 것이란 연구결과가 지난해 7월 학술잡지 '네이처 워터'에 게재됐다. 수질오염 연구 권위자인 에드워드 존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다. 연구팀은 세계기상기구(IPCC)가 가정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3개를 이용, 2005년부터 2100년까지 20년 단위로 수질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남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등 신흥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수질이 크게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나리오가 빗나가려면 산업 오폐수를 대규모로 꾸준히 제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수질정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있다. 크리스티나 룬드벡 CEO가 이끄는 스웨덴 스타트업 서프클리너다.
서프클리너의 핵심은 룬드벡 CEO의 부친이 발명한 자동펌프 기술. 룬드벡 CEO의 부친인 스티그 룬드벡은 심장병으로 부친을 잃고 심장 전문 의사의 길을 걸었다. 끊임없이 혈액을 받아내고 뿜어내는 심장 메커니즘을 연구, 인공심장을 개발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그러나 그가 주장한 심장 메커니즘은 당시 의학계 주류 의견과 맞지 않았다.
몇 년 후 스웨덴의 한 환경단체가 스티그 룬드벡이 인공심장에 넣을 목적으로 발명한 펌프에 관심을 보였다. 이 단체는 "그 펌프로 기름과 물을 분리할 수 없겠느냐"는 질문을 보냈고, 룬드벡은 이에 착안해 수질 정화 펌프 개발을 시작했다.
룬드벡이 발명한 펌프는 물 위에 띄워놓으면 자동으로 물과 물 위에 뜬 오염물을 분리해낸다. 먼저 펌프 아래 장치된 프로펠러가 회전하면서 물을 탱크 안으로 빨아들인다. 탱크 안에 물과 오염물이 일정 높이 이상으로 유입되면 센서가 작동, 프로펠러가 반대로 돌면서 물을 위로 밀어낸다. 탱크 안 물 위에 뜬 오염물들이 물과 함께 위로 밀려나고, 상부에 연결된 흡착관이 오염물을 빨아들인다. 오염물 흡착이 끝나면 처음 단계로 돌아가 프로펠러가 돌면서 다시 물을 빨아들이고,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이는 기존 방식보다 효율적이다. 기존엔 거대한 진공흡입관으로 수면에 뜬 오염물을 빨아들이거나 물줄기를 뿌려 오염물을 걷어내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기존 진공관 방식은 오염물과 분리돼야 할 물까지 대량으로 빨아들여 효율이 좋지 않았다. 물줄기를 뿌리는 방식은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데 근로환경이 좋지 않아 일손이 없다고 한다.
반면 서프클리너는 프로펠러와 센서를 구동할 배터리만 공급하면 되기 때문에 탄소배출량이 매우 적다. 룬드벡 CEO는 2022년 출연한 팟캐스트 '워터밸류' 인터뷰에서 서프클리너 정화기기는 전구를 켜는 데 필요한 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흡착관을 통해 모은 기름은 바로 산업용으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순도가 높아 경제적이기도 하다. 같은 방식으로 '슬러지'로 불리는 하수 찌꺼기를 물에서 분리, 바이오가스 에너지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서프클리너는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 엑슨모빌과 유럽 에너지 대기업 에퀴노르 등을 고객으로 뒀다.
스웨덴 섬 출신인 룬드벡 CEO는 어린 시절부터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워터밸류 인터뷰에서 "해변에 쓰레기가 정말 많이 밀려들어왔다. 거의 다 플라스틱 쓰레기였다"며 "그 광경이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경 문제를 공부할수록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좌절했다"며 "공학 공부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아 이쪽 공부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후 의료기기 마케팅 분야에서 종사했지만 환경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2016년부터 마케팅을 관두고 부친 사업을 도왔다. 이듬해 2017년 부친이 세상을 떠난 뒤로는 룬드벡 CEO가 서프클리너를 이끌고 있다.
서프클리너의 목표는 해변으로 떠밀려오는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처리할 수 있는 정화기기를 만드는 것. 지난해 브라질 화산섬 해변에서 플라스틱 퇴적암이 발견될 정도로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은 심각한 문제다. 룬드벡 CEO는 "기업에 (환경 보호) 책임을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책임을 이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경보호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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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나리오가 빗나가려면 산업 오폐수를 대규모로 꾸준히 제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수질정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있다. 크리스티나 룬드벡 CEO가 이끄는 스웨덴 스타트업 서프클리너다.
서프클리너의 핵심은 룬드벡 CEO의 부친이 발명한 자동펌프 기술. 룬드벡 CEO의 부친인 스티그 룬드벡은 심장병으로 부친을 잃고 심장 전문 의사의 길을 걸었다. 끊임없이 혈액을 받아내고 뿜어내는 심장 메커니즘을 연구, 인공심장을 개발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그러나 그가 주장한 심장 메커니즘은 당시 의학계 주류 의견과 맞지 않았다.
몇 년 후 스웨덴의 한 환경단체가 스티그 룬드벡이 인공심장에 넣을 목적으로 발명한 펌프에 관심을 보였다. 이 단체는 "그 펌프로 기름과 물을 분리할 수 없겠느냐"는 질문을 보냈고, 룬드벡은 이에 착안해 수질 정화 펌프 개발을 시작했다.
룬드벡이 발명한 펌프는 물 위에 띄워놓으면 자동으로 물과 물 위에 뜬 오염물을 분리해낸다. 먼저 펌프 아래 장치된 프로펠러가 회전하면서 물을 탱크 안으로 빨아들인다. 탱크 안에 물과 오염물이 일정 높이 이상으로 유입되면 센서가 작동, 프로펠러가 반대로 돌면서 물을 위로 밀어낸다. 탱크 안 물 위에 뜬 오염물들이 물과 함께 위로 밀려나고, 상부에 연결된 흡착관이 오염물을 빨아들인다. 오염물 흡착이 끝나면 처음 단계로 돌아가 프로펠러가 돌면서 다시 물을 빨아들이고,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이는 기존 방식보다 효율적이다. 기존엔 거대한 진공흡입관으로 수면에 뜬 오염물을 빨아들이거나 물줄기를 뿌려 오염물을 걷어내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기존 진공관 방식은 오염물과 분리돼야 할 물까지 대량으로 빨아들여 효율이 좋지 않았다. 물줄기를 뿌리는 방식은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데 근로환경이 좋지 않아 일손이 없다고 한다.
반면 서프클리너는 프로펠러와 센서를 구동할 배터리만 공급하면 되기 때문에 탄소배출량이 매우 적다. 룬드벡 CEO는 2022년 출연한 팟캐스트 '워터밸류' 인터뷰에서 서프클리너 정화기기는 전구를 켜는 데 필요한 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흡착관을 통해 모은 기름은 바로 산업용으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순도가 높아 경제적이기도 하다. 같은 방식으로 '슬러지'로 불리는 하수 찌꺼기를 물에서 분리, 바이오가스 에너지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서프클리너는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 엑슨모빌과 유럽 에너지 대기업 에퀴노르 등을 고객으로 뒀다.
스웨덴 섬 출신인 룬드벡 CEO는 어린 시절부터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워터밸류 인터뷰에서 "해변에 쓰레기가 정말 많이 밀려들어왔다. 거의 다 플라스틱 쓰레기였다"며 "그 광경이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경 문제를 공부할수록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좌절했다"며 "공학 공부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아 이쪽 공부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후 의료기기 마케팅 분야에서 종사했지만 환경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2016년부터 마케팅을 관두고 부친 사업을 도왔다. 이듬해 2017년 부친이 세상을 떠난 뒤로는 룬드벡 CEO가 서프클리너를 이끌고 있다.
서프클리너의 목표는 해변으로 떠밀려오는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처리할 수 있는 정화기기를 만드는 것. 지난해 브라질 화산섬 해변에서 플라스틱 퇴적암이 발견될 정도로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은 심각한 문제다. 룬드벡 CEO는 "기업에 (환경 보호) 책임을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책임을 이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경보호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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