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서일석 모인 대표 "韓日송금 시장점유율, 시중은행보다 높아…아시아 페이팔 되겠다"
'약 10만7000원'. 이달 기준 시중은행에서 500만원을 미국 계좌로 보낼 때 발생하는 비용이다. 이를 50분의 1로 줄여 2000원에 가능하게 한 핀테크 기업이 있다. 유학생 사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스타트업 모인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서일석 모인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은행 간 해외송금은 구조적으로 중간에 거쳐야 할 과정이 많아 곳곳에서 비용이 발생한다"며 "모인은 이런 유통과정을 줄여 수수료를 낮췄다"고 말했다.
은행 간 해외송금은 스위프트(SWIFT)라는 국제 금융 통신망에서 '송금은행-중개은행-수취은행'의 3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송금은행, 중개은행이 각각 수수료를 가져가고 스위프트 망도 사용료를 가져간다. 예를 들어 500만원을 해외에 보내면 송금수수료(송금은행) 1만5000원, 중개수수료(중개은행) 3만5000원, 전신료(스위프트) 8000원이 발생한다. 반면 모인은 48개국 해외송금에 중개은행과 스위프트를 거치지 않아 송금수수료 2000원만 내면 송금이 가능하다.
영미권에서는 일찍부터 모인 같은 핀테크 기업의 해외송금을 허용했다. 우리나라에서 핀테크 기업의 해외송금이 허용된 것은 2017년. 정부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에 따라 요건을 충족한 민간 기업에도 해외송금업 라이선스를 발급했고 모인 등 해외송금 전문 핀테크 기업이 탄생했다.
이들의 경쟁력은 송금 알고리즘이다. 서 대표는 "중간과정 생략으로 비용을 줄이고 속도를 높인다는 개념은 같지만 업체마다 알고리즘은 다 다르다"고 말했다. 모인의 알고리즘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2019년 KPMG인터내셔널과 H2벤처스는 '올해의 글로벌 핀테크 100대 기업'에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함께 모인을 선정했다.
유학시절 경험한 불편이 창업으로…규제에 기술 막히기도 사용자들도 매 분기 42%씩 늘어나는 추세다. 이달까지 누적 이용자 수는 12만명에 달한다. 특히 한-일 간 송금시장에서는 시중은행을 포함해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도 관심을 끌면서 모인은 캠스톤파트너스, 스트롱벤처스 등 벤처캐피탈과 인지소프트 등 인공지능(AI) 전문기업으로부터 누적 85억원의 투자(프리시리즈B 단계)를 유치했다. KB금융지주도 KB이노베이션허브를 통해 모인과 협업하며 멘토링, 투자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모인의 창업은 서 대표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삼성전자 연구개발직과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을 거친 후 창업을 고민하던 서 대표는 우연히 유학 중인 지인들의 고충을 듣게 됐다. 해외송금이 수수료가 비싸고 느리다는 내용이었다. 서 대표는 "10여년 카이스트 졸업 후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며 "10년이면 ICT기술은 수십번도 혁신을 했을텐데 자본·인재가 넘치는 금융시장에 아직까지 변화가 없었다는 걸 듣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창업이 시작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당초 모인은 송금 알고리즘으로 금융전용 암호화폐를 활용하려 했다. 이를 위해 미국 등 해외의 스타트업들과도 기술을 협의했다. 그러나 그 사이 암호화폐 투기열풍이 불면서 암호화폐 활용이 금지됐고 2019년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허용이 논의됐으나 이마저도 2년6개월째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 사이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기업만 암호화폐를 통한 송금서비스를 진행하게 됐다.
서 대표는 "금융권 전용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비용은 더 줄고 안전성은 더욱 강력해진다. 일반 개인이 투기수단으로 쓸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라며 "어쩔 수 없이 현재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언젠간 규제가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2B영역 강화…아시아의 페이팔 되겠다"
모인은 앞으로 법인용 송금시스템 등 B2B(기업간거래)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법인의 송금수요는 개인보다 더 많은데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트래킹해주는 툴은 아직 부족하다"며 "기업들의 대금 미지급이나 환손실 리스크 등을 관리하는 기업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기업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법인송금 부분은 혁신의 공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 일본,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핵심기술인 송금 알고리즘이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사용될 수 있는 만큼 해외진출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서 대표는 "아시아의 핀테크·금융서비스는 아직 유럽이나 미국만큼 발전하지 못했다"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가속화해 '아시아의 페이팔' 같은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미디어 액셀러레이팅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서일석 모인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은행 간 해외송금은 구조적으로 중간에 거쳐야 할 과정이 많아 곳곳에서 비용이 발생한다"며 "모인은 이런 유통과정을 줄여 수수료를 낮췄다"고 말했다.
은행 간 해외송금은 스위프트(SWIFT)라는 국제 금융 통신망에서 '송금은행-중개은행-수취은행'의 3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송금은행, 중개은행이 각각 수수료를 가져가고 스위프트 망도 사용료를 가져간다. 예를 들어 500만원을 해외에 보내면 송금수수료(송금은행) 1만5000원, 중개수수료(중개은행) 3만5000원, 전신료(스위프트) 8000원이 발생한다. 반면 모인은 48개국 해외송금에 중개은행과 스위프트를 거치지 않아 송금수수료 2000원만 내면 송금이 가능하다.
영미권에서는 일찍부터 모인 같은 핀테크 기업의 해외송금을 허용했다. 우리나라에서 핀테크 기업의 해외송금이 허용된 것은 2017년. 정부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에 따라 요건을 충족한 민간 기업에도 해외송금업 라이선스를 발급했고 모인 등 해외송금 전문 핀테크 기업이 탄생했다.
이들의 경쟁력은 송금 알고리즘이다. 서 대표는 "중간과정 생략으로 비용을 줄이고 속도를 높인다는 개념은 같지만 업체마다 알고리즘은 다 다르다"고 말했다. 모인의 알고리즘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2019년 KPMG인터내셔널과 H2벤처스는 '올해의 글로벌 핀테크 100대 기업'에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함께 모인을 선정했다.
유학시절 경험한 불편이 창업으로…규제에 기술 막히기도 사용자들도 매 분기 42%씩 늘어나는 추세다. 이달까지 누적 이용자 수는 12만명에 달한다. 특히 한-일 간 송금시장에서는 시중은행을 포함해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도 관심을 끌면서 모인은 캠스톤파트너스, 스트롱벤처스 등 벤처캐피탈과 인지소프트 등 인공지능(AI) 전문기업으로부터 누적 85억원의 투자(프리시리즈B 단계)를 유치했다. KB금융지주도 KB이노베이션허브를 통해 모인과 협업하며 멘토링, 투자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모인의 창업은 서 대표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삼성전자 연구개발직과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을 거친 후 창업을 고민하던 서 대표는 우연히 유학 중인 지인들의 고충을 듣게 됐다. 해외송금이 수수료가 비싸고 느리다는 내용이었다. 서 대표는 "10여년 카이스트 졸업 후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며 "10년이면 ICT기술은 수십번도 혁신을 했을텐데 자본·인재가 넘치는 금융시장에 아직까지 변화가 없었다는 걸 듣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창업이 시작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당초 모인은 송금 알고리즘으로 금융전용 암호화폐를 활용하려 했다. 이를 위해 미국 등 해외의 스타트업들과도 기술을 협의했다. 그러나 그 사이 암호화폐 투기열풍이 불면서 암호화폐 활용이 금지됐고 2019년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허용이 논의됐으나 이마저도 2년6개월째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 사이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기업만 암호화폐를 통한 송금서비스를 진행하게 됐다.
서 대표는 "금융권 전용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비용은 더 줄고 안전성은 더욱 강력해진다. 일반 개인이 투기수단으로 쓸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라며 "어쩔 수 없이 현재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언젠간 규제가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2B영역 강화…아시아의 페이팔 되겠다"
모인은 앞으로 법인용 송금시스템 등 B2B(기업간거래)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법인의 송금수요는 개인보다 더 많은데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트래킹해주는 툴은 아직 부족하다"며 "기업들의 대금 미지급이나 환손실 리스크 등을 관리하는 기업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기업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법인송금 부분은 혁신의 공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 일본,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핵심기술인 송금 알고리즘이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사용될 수 있는 만큼 해외진출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서 대표는 "아시아의 핀테크·금융서비스는 아직 유럽이나 미국만큼 발전하지 못했다"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가속화해 '아시아의 페이팔' 같은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모인
- 사업분야금융∙투자
- 활용기술기타
- 업력***
- 투자단계***
- 대표상품***
[머니투데이 미디어 액셀러레이팅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모인' 기업 주요 기사
- 기사 이미지 모인, 금융위-리투아니아 중앙은행 협의 참여 "스타트업 중 유일"
- 기사 이미지 모인·신라면세점 "인터넷 면세 쇼핑하고 25만포인트 받자"
- 기사 이미지 해외송금 솔루션 모인, 영국 와이즈와 협력..."비용·속도 개선"
- 기자 사진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다른 기사 보기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