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청소부' 부지런히 일한다…연휴, 푹 자야 하는 이유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5.01.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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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곰국] 덴마크 코펜하겐대 병진신의학센터, '뇌 청소부' 핵심 호르몬 규명…수면제 복용 시엔 효과 적어

[편집자주] 곰국과 논문의 공통점은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내놓는 결과라는 점입니다. 누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포장한 게 '3분 요리'라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한 게 '3분 곰국(거꾸로 읽어보세요)'입니다.
사람의 수면 상태가 얕은 상태(렘 수면)을 넘어 깊은 상태(비 렘면수로 접어들면, 뇌와 척수를 잇는 부위인 뇌간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된다.  노르에피네프린은 혈관을 수축시켜 주변 체액을 자극한다. 이렇게 움직이는 체액에 실려 노폐물이 빠져나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의 수면 상태가 얕은 상태(렘 수면)을 넘어 깊은 상태(비 렘면수로 접어들면, 뇌와 척수를 잇는 부위인 뇌간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된다. 노르에피네프린은 혈관을 수축시켜 주변 체액을 자극한다. 이렇게 움직이는 체액에 실려 노폐물이 빠져나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잠을 깊게 자면 뇌 청소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이 배출돼 뇌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연구팀은 지난 2012년 처음으로 뇌 노폐물을 제거해 '맑은 정신'을 만드는 시스템인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의 존재를 알린 데 이어 이번엔 사람이 깊은 잠을 잘 때 방출돼 뇌 청소를 돕는 핵심 호르몬을 찾아냈다.

마이켄 네더가드 덴마크 코펜하겐대 병진신경의학센터 박사(미국 로체스터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숙면을 통해 정신이 실제 맑아지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국제 학술지 '셀 프레스'에 지난 8일 발표했다.

네더가드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여년 전 '뇌 청소부' 글림프 시스템의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뇌척수액은 뇌세포 사이 공간으로 들어가 그곳에 쌓여있던 노폐물을 쓸어내 뇌 밖으로 빠져나간다. 쓸려 나온 노폐물은 목에서 림프액과 합쳐져 이동하다 간에 이르러 분해된다. 이 과정이 연구팀이 2012년 밝혀낸 글림프 시스템이다.

글림프 시스템은 특히 사람이 깊은 잠을 잘 때 활성화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그 이유까지 확인됐다. 연구팀은 생쥐가 잠을 잘 때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호르몬과 혈관에 일어나는 변화가 척수액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지 비교했다.

깨어있는 생쥐와 깊게 잠든 생쥐의 '노르에피네프린' 호르몬 방출 차이를 나타낸 그림 /사진=셀 프레스
깨어있는 생쥐와 깊게 잠든 생쥐의 '노르에피네프린' 호르몬 방출 차이를 나타낸 그림 /사진=셀 프레스

그 결과, 핵심은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에 있었다.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되면 혈류량이 늘고 대사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물체의 수면 상태가 얕은 상태(렘 수면)를 넘어 깊은 상태(비 렘면수로 접어들면, 뇌와 척수를 잇는 부위인 뇌간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된다. 뇌간은 약 50초에 한 번씩 노르에피네프린을 방출하고, 방출된 노르에피네프린이 혈관을 수축시키면서 뇌척수액도 자극받고 움직인다. 노폐물은 이동하는 뇌척수액에 실려 뇌를 빠져나간다.

네더가드 교수는 "잠이 든다는 건 뇌 속 식기세척기를 가동하는 것이고, 설거지가 완료되면 깨끗한 뇌로 깨어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특이한 것은 수면제인 '졸피뎀'을 투여한 경우 잠을 깊이 자더라도 노르에피네프린의 효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졸피뎀을 투여한 생쥐의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량이 자연적으로 잠든 쥐의 2분의 1 수준임을 확인했다. 졸피뎀을 투여했을 때 쥐는 더 빠르게 잠들었지만, 뇌척수액의 동력은 30% 이상 떨어졌다.

연구팀은 "수면제는 수면 중 글림프 시스템이 수행하는 노폐물 청소를 방해할 수 있다"면서 "수면제를 통한 수면이 '건강한 수면'이 아닐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하며, 정확한 정보에 따라 (복용)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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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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