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내가 못 걷는대요"…하반신 마비 여성의 기적, 박수 쏟아졌다

김성휘 기자 기사 입력 2025.01.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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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팩토리 in CES 2025]
휴먼인모션, 혁신상 받고 로봇 시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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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에서 휴먼인모션로보틱스의 재활 보행로봇 '엑소모션'을 시연하는 모습/사진=김성휘(라스베이거스)
CES 2025에서 휴먼인모션로보틱스의 재활 보행로봇 '엑소모션'을 시연하는 모습/사진=김성휘(라스베이거스)
"보세요. 이렇게 좌우로도 움직이죠?"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한 여성이 웃으면서 말했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클로이 앵거스씨(사진)다. 그는 하체에 로봇다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하반신 마비로 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그가 벌떡 일어선 건 외골격형(exoskeleton) 로봇 '엑소모션' 덕이다. 이 로봇을 만든 휴먼인모션로보틱스(HMR)가 CES 2025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 스타트업은 한국계 로봇공학자인 에드워드 박 교수가 2016년 동료 교수와 캐나다 밴쿠버에서 공동설립했다. 장애를 겪거나 재활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로봇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 가능성을 알아본 국내 상장사 베노티앤알 (1,808원 ▼64 -3.42%)이 2023년 시리즈A 투자를 통해 휴먼인모션로보틱스를 품었다.

양사는 휴먼인모션로보틱스아시아를 별도로 설립, 엑소모션 플랫폼의 인허가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엑소모션은 지난해 캐나다에서 사용 승인을 얻었으며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CES 2025에서 휴먼인모션로보틱스의 재활 보행로봇 '엑소모션'을 시연한 클로이 앵거스씨가 관람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사진=김성휘(라스베이거스)
CES 2025에서 휴먼인모션로보틱스의 재활 보행로봇 '엑소모션'을 시연한 클로이 앵거스씨가 관람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사진=김성휘(라스베이거스)

조준영 휴먼인모션로보틱스아시아 공동대표는 CES 2025 현장에서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고령화로 하체 장애인구가 늘어나는데, 하체가 나빠지면 신체 다른 부분의 건강도 떨어진다"며 엑소로봇의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 대표는 "올해 CES를 계기로 엑소모션을 시장에 많이 알릴 것"이라며 "현재 제품은 병원 내부용이며 내년 아웃도어(옥외) 보행도 가능한 퍼스널(P) 모델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CES 전시장엔 아이(I) 모델, 알(R) 모델을 등장시켰다. 조 대표가 언급한 P 모델은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 주변 보행자나 장애물을 인식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균형 잡는 셀프밸런싱 기술…외부 보행 가능한 신모델 개발


앵거스씨는 선천성 장애인이 아니다. 2015년 척추뼈 종양으로 하반신 마비가 됐다. 포기하지 않고 백방으로 수소문하다가 마침 자신이 사는 캐나다에 의료 로봇기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휴먼인모션로보틱스다. 그는 이후 직접 엑소모션을 사용하며 개선점을 회사측에 알리는 등 홍보모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앵거스씨는 이날 'I 모델'을 시연했다. 휠체어에 앉아있던 그가 두 팔만 써서 엑소모션에 앉고, 몸을 고정시킨 후 엑소모션을 작동시켰다. 앵거스씨는 "의사들은 내가 다시는 걸을 수 없을 거라고 했지만 보세요, 일어설 수 있죠"라 말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를 지켜보던 참관객들은 앵거스씨가 일어서는 모습에 박수를 치기도 했다.

엑소모션은 몸을 시계추처럼 좌우로 움직여도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셀프 밸런싱'이 가능하다. 사람으로 치면 허리, 무릎 등의 관절부분을 정교하게 움직이는 '액추에이터' 기술력 덕분이다. 셀프 밸런싱이 얼마나 잘 되는지는 이 분야의 기술력을 평가하는 척도 중 하나다.
CES 2025에서 휴먼인모션로보틱스의 재활 보행로봇 '엑소모션'이 미국매체 USA투데이가 뽑은 CES 최고 제품 50선에 들었다./사진=김성휘(라스베이거스)
CES 2025에서 휴먼인모션로보틱스의 재활 보행로봇 '엑소모션'이 미국매체 USA투데이가 뽑은 CES 최고 제품 50선에 들었다./사진=김성휘(라스베이거스)

휴먼인모션로보틱스는 올해 CES 로보틱스 분야 혁신상을 받은 데 이어 미국매체 USA투데이가 뽑은 CES 최고 제품 50선에 들었다.

조 대표는 CES 참가 성과에 대해 "의사 등 병원 의료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로봇 관련 엔지니어들도 찾아와 관심을 보였다"며 "올해 의료 분야에 특화된 다양한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제품과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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