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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무실에 놓고 쓰는 '우울증 막는 기기'…"불안애착 성향 완화"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4.10.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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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디자인학과 김차중 교수팀, 감정관리기 개발
일상 감정케어 돕는 디자인, 우울증 예방 가능성 제시

디바이스의 프로토타이핑 과정: (a) 프린팅 모듈과 모바일 앱 개발, (b) 3D프린팅으로 디바이스 케이싱 제작, (c) 실험 참여자가 거주하는 집에 설치된 모습.
디바이스의 프로토타이핑 과정: (a) 프린팅 모듈과 모바일 앱 개발, (b) 3D프린팅으로 디바이스 케이싱 제작, (c) 실험 참여자가 거주하는 집에 설치된 모습.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이 불안애착 성향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감정 관리기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불안애착 성향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형성되며 성인이 되어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타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대인관계에서 자존감이 낮은 이들은 부정적 감정을 자주 느끼고 통제하기 어려워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UNIST 디자인학과 김차중 교수팀은 인구의 약 20%가 불안애착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들을 위해 일상에서 부정적 감정을 완화할 방안을 찾아 디지털제품으로 구현했다. 이는 사용자가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 이를 즉시 인식하고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불안애착 성향을 지닌 이들이 어떤 상황에서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지 조사했다. 다이어리 작성과 그룹 인터뷰를 통해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9가지 상황을 파악했다. 그중 성취 부족, 자기 비하, 미래 걱정 등 디자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세 가지를 선택했다. 이어 5명의 디자이너와 워크숍을 열어 해결책을 모색했다.

여러 아이디어 중 질문이 인쇄되고 펜으로 답변하는 기기를 최종 선정했다. 이는 미달성, 자기비하, 미래걱정 중에서 부정적 감정을 일으킨 상황을 선택하면, 상황에 따라 부정적 감정조절에 최적화된 프린트된 종이가 출력된다.

이를테면 미달성의 경우 위로의 격언을 출력한다. 자기비하의 경우 자기 칭찬 경험에 대해 손글씨로 기록하게 만든다. 미래걱정의 경우 내일이 어땠으면 하는지를 손글씨로 쓰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김차중 교수는 "이 기기는 부정적 감정을 인식하고 긍정적 사고를 유도하며 문제를 성찰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차중 교수, 강혜민 연구원/사진=UNIST
왼쪽부터 김차중 교수, 강혜민 연구원/사진=UNIST

연구팀은 이 기기를 불안애착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집에 설치해 실험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부정적 감정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전했다.참가자들은 감정을 명확히 인식하고 원인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긍정적인 생각을 채택하고 스스로 감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참가자는 "나쁜 하루였지만 좋은 순간을 떠올리며 기분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약점이 아닌 강점에 집중하게 되었다"며 긍정적인 변화를 언급했다.

김 교수는 "불안애착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부정적 감정을 스스로 완화할 수 있는 새 방법을 제시했다"며 "전문가의 심리상담을 대체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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