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대표가 나흘간 미국을 방문해 현지 사업과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미국 내 거점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고 북미 시장 현황을 확인하는 한편, AI(인공지능)·스타트업 등 LG의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위해 직접 나섰다.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최고경영자) 등 IT업계 주요 인사와도 회동했다.
테네시·실리콘밸리 찾은 구광모, LG 거점서 "차별적 고객가치 만들자"
23일 ㈜LG에 따르면 구 대표는 17일(현지시간)부터 4일간 미국 테네시 주와 실리콘밸리로 출장을 떠났다. 구 대표는 취임 이듬해인 2019년부터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 2021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북미 지역을 직접 방문해 현장 경영을 해왔다.
테네시에는 LG전자의 생활가전 생산공장과 LG에너지솔루션·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이 있으며, 실리콘밸리에도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가 있다.
구 대표는 테네시에서 시장과 고객 트렌드, 사업 전략을 집중 점검했다. 북미 가전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LG전자 테네시 공장에서 류재철 LG전자 H&A 사업본부장(사장)과 정규황 북미지역대표(부사장) 등 임원과 북미 사업을 논의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제2공장을 찾아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투자 전략을 확인했다.
구 대표는 현장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대표는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와 공급망 구축, 공정 혁신 등 근본 경쟁력을 강화해 사업 환경의 변동 속에서도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격전지인 실리콘밸리에서는 LG의 미래 사업을 살폈다. 구 대표는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며 글로벌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아 투자 및 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또 김동수 LG테크놀로지벤처스 CEO(부사장) 등 구성원과 함께 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이른바 'ABC' 분야에서 LG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을 확인했다.
구 대표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도 방문해 이석우 센터장(부사장) 등 구성원들과 함께 신사업 개발 추진 현황 등을 점검하며 헬스케어, 클린테크 분야의 사업화 추진 사례를 살폈다. 구 대표는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고, 더 많은 스타트업과 파트너들이 LG를 찾아와 새 사업 모델이 지속 발전하는 선순환을 만들자"고 말했다.
AI 스타트업도 챙겼다…'LG 사업에 큰 영향 줄 것'
구 대표는 LG 사업장 외에 AI 스타트업도 방문했다. AI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직접 찾아 반도체 설계부터 로봇 등 분야까지 AI 밸류체인 전반을 살폈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와 만나 AI 반도체와 산업 영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브렛 애드콕 피규어 AI CEO와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구 대표가 올해 미국 출장에서 AI 생태계 전반을 살핀 것은 AI가 향후 사업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구 대표의 생각이 반영됐다. LG는 AI를 미래사업으로 점찍고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이 2021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중언어가 가능하고, 언어와 이미지 양방향 생성을 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을 개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구 대표는 북미 현장 방문 중 직원들을 만나는 6번의 자리에서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리며,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져달라"며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자"고 격려했다.
- 기자 사진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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